익숙한 형식 너머, 브랜드가 머무는 방식(4) ‘집’의 감각을 다시 불러내다 - White Is Good Shop in Weipo (2026.04)

‘집’의 감각을 다시 불러내다

White Is Good Shop in Weipo


프로젝트는 고촌락의 지붕선과 골목의 리듬을 존중하는 낮은 매스, 밤이면 은은하게 빛나는 흰 지붕, 흰색으로 가득 차 있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은 내부 공간까지 담고 있다.

d525c0aea2d0f.jpeg

Architect / designRESERVE

Chief Designer / Shuai Li, Huaer Lin

Location / 허난성, 중국

Area / 50㎡

Photograph / Huaer Lin


프로젝트를 진행한 디자인리저브(designRESERVE)는 브랜드의 출발점인 ‘집’의 감각을 다시 불러내 주거와 공공 생활이 만나는 지점을 탐색했다. 약 50㎡의 작은 매장은 현재 중국 도시·농촌 1인당 평균 주거 면적과 비슷한 크기로 설정돼 상징이자 동시에 하나의 모델 하우스로 기능한다. 내부에서는 현장 구조를 최대한 남겼다. 네 개의 기둥, 한 장의 바닥, 한 면의 천장만으로 뼈대를 드러내 공간의 기본 구조가 가진 원형성을 강조했다.

63f9312baf96a.jpeg중국 루어양(洛阳) 외곽 위포(魏坡) 마을에서 진행 중인 ‘위포·신서(魏坡·新序)’ 프로젝트는 400년 된 옛 마을을 다시 사람들이 찾는 생활 무대로 바꾸기 위한 재생 작업이다. 요원(窑院) 구조의 전통 민가는 일부를 그대로 보존해 청대 대가족의 삶을 보여주는 무대로 사용하고, 그 사이사이에 콘크리트와 목구조 회랑, 브리지, 다층 플랫폼, 전시관을 끼워 넣어 새로운 골목길과 이동 동선을 만들었다. 이렇게 과거의 집과 현재의 구조물이 겹쳐지며, 마을은 관광용 옛거리 대신 실제로 걷고 머무는 ‘살아 있는 동네’로 다시 구성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첫 입점 브랜드는 베이징에서 온 하오바이상뎬(好白商店, White Is Good Shop)이다. 하화이트(HOWHITE)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브랜드는 베이징 후퉁 문화가 활기를 띠던 시기 작은 안마당 집을 개조해 누구나 드나드는 열린 응접실 같은 공간으로 주목받았고, 성현제·국자감 인근 첫 매장에서도 고건축 풍경 속 담백한 미니멀 미학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화이트가 고른 생활용품은 일상의 세부적인 필요성은 채우고, 포장은 가벼운 흰색 계열 친환경 재료로 통일해 절제된 생활 질서를 제안해 왔다.

건물의 외부는 실루엣을 아예 새 외피로 갈아입혔다. 회색 기와를 얹은 박공지붕과 벽돌 장식이 특징인 주변 전통 가옥과 달리 하화이트의 지붕은 다른 각도로 설계했지만 높이는 기존 지붕선보다 한 단계 낮게 눌렀다. 처마 라인은 새로 조성한 상업 회랑과 나란히 맞추어 옛 민가와 새 매장이 한 동네 풍경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5b35da6a93395.jpeg3e40bf7732869.png지붕 재료는 의도적으로 ‘고풍’의 무게를 덜어냈다. 복층 폴리카보네이트를 바탕으로 그 위를 반투명 패브릭으로 감싼 이중 구조가 자연광을 부드럽게 흩어 주는데, 낮에는 천막처럼 빛을 걸러 실내에 드리우고, 밤에는 내부 조명을 받아 큰 등갓처럼 마을 한가운데를 은은하게 밝힌다. 세 면을 채운 바닥부터 천장 높이의 유리 커튼월은 실내와 골목 사이의 경계를 거의 지워 가게 안 풍경이 그대로 거리 풍경으로 이어지게 한다. 9daa749a76a7d.jpeg이름 그대로 화이트 이즈 굿 숍 내부와 외부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흰색이 기본 톤을 이룬다. 하지만 여기서의 흰색은 하나의 단색이 아니다. 디자인 리저브는 유광 도장과 무광 석고, 폴리카보네이트, 패브릭, 금속 등 서로 다른 재료 위에 흰색을 입히고, 이 표면들이 반사하고 흡수하는 빛의 농도 차이를 통해 시간대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5c2e01bbcc3cb.jpeg팝업 스토어의 구조 시스템은 짧은 운영 기간과 향후 다른 장소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디자인리저브는 하화이트를 위해 구조와 진열을 겸하는 전시 시스템을 새로 개발했다. 맞춤 제작한 30×30㎜ 알루미늄 프로파일을 뼈대로 무광 처리된 플렉시글라스(Plexiglass)를 선반과 칸막이로 사용해 쉽게 분해·이동·재설치할 수 있는 모듈을 만든 것이다. 전시는 400×400㎜ 정사각형 단위로 나눠 가장 단순한 격자 질서 안에서 다양한 상품 구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모듈들이 조합되어 2.85×2.85×2.85m 크기의 정육면체 박스를 이루고, 매장 중앙에 45도로 비틀어 배치된다. 사선 배치는 작은 평면에서도 동선을 풍부하게 만들고, 공간이 한눈에 다 드러나지 않게 해 방문자가 회전하며 살펴보도록 유도한다. 문과 창이 달린 박스는 상점 안에 또 하나의 작은 집이 들어앉은 듯한 느낌을 주고, 문과 창을 모두 열어 두면 출입하는 사람들의 실루엣과 선별된 물건이 겹쳐 하나의 ‘집 풍경’을 만들어 낸다.400ab8ce85c1e.jpeg


COPYRIGHT 2026.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인테르니앤데코 - www.internidecor.com 저작권법에 의거,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