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 Fixed Ideas!! Medical Places (2007.07)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디자인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란 신선함과 통쾌함을 넘어 짜릿하기까지 하다. 나무의 옹이처럼 깊이 박혀 있는 고정관념의 틀을 조금만 뒤집어 생각하면 재치 있는 시각으로 무한하게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다. 기능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왠지 모를 권위와 불편함을 느꼈던 의료공간들이 이 같은 통념의 길에서 벗어나 보다 개성적이고, 보다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독창적인 디자인의 옷을 입은 공간은 울창한 나무와 작은 연못을 실내에 연출하여 편안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선사하는가 하면 공상과학영화를 보는 듯한 미래적인 이미지를 과감히 도입하는 등 그 표현방법도 다양하다. 때때로 특급호텔과 연계하여 화려한 디자인과 더불어 마케팅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도 하며 안정성보다는 색다른 도전을 감행하기도 한다.
최근 창의적인 디자인에서 덫으로 작용하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신(新)문화를 형성하는 의료공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2007년 여름, 저마다의 스토리들을 담은 신선한 의료공간을 통해 유쾌, 상쾌, 통쾌함을 동시에 느껴보자.


솜씨좋은 산부인과‘여심을 잡으면 성공 한다’라는 풍문이 의료공간에서도 비켜가지 않는 듯하다. 그렇기에 유행을 선도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관심을 쏟는 여성들이 주요 고객인 산부인과 인테리어가 점점 다양하고 풍성해지는 현상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솜씨좋은 산부인과는 최근 공간을 확장하고 특유의 특성을 반영, 여성을 위한 섹시 이미지를 연출하였다. 만개한 꽃과 자극적인 컬러에서 주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메인 컨셉트로 하여 디자인 된 공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여성의 성(姓)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사용된 꽃은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복도에 적용된 화려한 꽃 벽화는 치료 후의 풍요로워진 몸과 마음을 의미한다. 2개의 치료실에는 각각 시대를 풍미한 섹시 아이콘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는데 양귀비의 매혹적인 심상을 담은 치료실은 강렬한 레드가 시선을 압도하며 황진이의 농염한 자태가 느껴지는 반대편 치료실은 옐로를 사용하여 보다 차분하게 디자인, 한국적인 정서를 나타낸다. 한편, 치료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핑크가 주를 이루는 진료실에서는 로맨틱한 카페를 연상시키는 발랄한 소파와 디자인가구를 배치하여 편안한 분위기에서 상담이 오가도록 하였다. 더욱이 이번 의료 공간을 작업한 여성 디자이너는 진입부에 다분히 동양적인 가구를 적용하고 인조잔디로 바닥을 마감하여 자연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등 세심한 부분에서도 여성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이오스 안과의료진과 환자들은 각자의 영역을 확정짓지 않고 예상치 못한 과정에 따라 몇 분 간격으로 장소를 이동하기에 효율적인 동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디자이너는 분산된 사용자들의 복잡한 흐름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로써 카오스 이론을 적용하였다. 따라서 공간의 구조는 자유분방한 혼돈 속에서 흐름을 잡아주고 활성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더욱이 중심에 위치한 유기적인 형태의 두 상담실을 통해 연결과 관통, 정체의 행태를 모두 수용하여 전체의 질서를 형성하고 요구되는 장소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단순한 주제의 반복이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그 본질을 꿰뚫게 하는 앤디워홀의 판화 방식을 도입, ‘눈’이라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활용하여 공간에 대한 강한 여운을 남긴다. 이것은 사용자들의 움직임과 어우러져 하나의 역동적인 세계를 형성한다.


거제 미르치과병원
어느 도시이건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있기 마련이며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은 자부심과 단결심을 형성한다. 해금강과 외도의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거제에 의료 공간을 대표하는 이 같은 랜드마크가 새롭게 건축되었다. 거제 미르치과병원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대지 182평, 건축연면적 350평에 이르는 공간은 8개의 독립된 수술실 및 진료실을 갖추고 있으며 바다가 보이는 옥상 휴게실을 통해 진료의 두려움을 자연과 함께 완화시키는 공간이다.
실내는 심플하고 단아한 외관과는 다른 방향으로 현대적인 감각이 가미된, 고전적인 모드를 테마로 디자인 하였다. 이에 따라 채광 효과를 극대화 한 창과 커다란 플라워 그래픽이 가미된 유리 파티션, 네오클래식 샹들리에의 조화는 모던과 클래식의 공존을 보여준다. 디자인은 깔끔하되 지루하지 않도록 석재 타일, 현무암, 페인티드 글라스 등 다양한 소재로 표현되었으며 그레이 패널을 곳곳에 사용하여 회색빛의 외관과 통일감을 형성한다. 또한 개방적인 동선을 유도하는 대기공간에서는 우아한 라인과 부드러운 디자인을 통해 격식을 표현하고 원목 바닥재 및 친환경적인 데커레이션이 도시와 자연의 어우러짐을 의미하였다.


에이블 성형외과이유를 막론하고 자기 의지로 원해서 가는 의료공간이건만 어딘지 모르게 주눅 드는 성형외과. 디자이너는 자신감을 찾기 위해 들어서는 공간인 만큼 입구에서부터 갤러리에 온 듯한 색다른 기운으로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성형외과 디자인을 선보인다. 다양한 디자인 요소는 콤플렉스를 자부심으로 변화시키는 성형외과의 목적을 반영하여 단점이었던 공간을 보완, 새로운 장점으로 완성시켰다. 그리하여 길고 좁았던 복도 벽면을 엇각으로 처리하고 자연적 물성의 러프한 마감재를 적용하여 시각적으로 다이나믹한 재미를 더한다. 또한 기하학적인 구조물과 그래픽월, 동경 등에서는 클래식한 우아한 분위기가 형성된다.보다 다채롭고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인테리어 트렌드를 내포하는 키워드로 ‘갤러리를 닮은 병원’을 선정하고 이를 컨셉트로 디자인된 에이블 성형외과는 일반적인 개념의 병원을 넘어 친근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의료공간을 지향한다.

취재 : 정은지기자 (nayaeunjee@korea.com)


COPYRIGHT 2007.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저작권자 - 인테르니앤데코 -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