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두 번쯤은 빠지지 않고 최근 완성된, 국내외의 다양한 주거디자인을 묶어 소개하게 된다. 아마도 의식주에 있어 생명 연장을 위한 식(食) 다음의 중요도를 차지하는 주(住)에 관한 이야기이자, 본 매체와 가장 관련 깊은 분야이기 때문일 것이다.

2009년의 문을 여는 1월호 특집 기사에서도 어김없이 이의 주제를 다루고자 한다. 특히 이번 기사에서는 단독주택, 도심의 아파트, 호텔에 이르는 해외 사례와 국내의 대표적인 아파트 인테리어, 휴양지의 고급 게스트하우스 등 국가와 지역에 구분을 두지 않고 보편적이면서도 개성을 갖춘 다양한 예시를 보여주고자 했다. 선별된 총 5가지의 Residence 프로젝트를 통해 나, 너, 우리를 위한 보금자리 코디네이션의 현 발전도에 대해 가늠해보고 2009년에 등장하는, 이를 뛰어넘는 공간디자인을 만날 채비를 한발 먼저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세 개의 매스로 풀어낸 공간 프로그램
Casa del puente
Architecture / ZD +A Desarrollo + Arquitectura(+55 91 400 400)
Location / Lomas de Chapultepec, México D.F.
Plot Area / 732.11㎡
Construction Area / 692.49㎡
Type / Single Family House
Photography / Alberto Moreno Guzman, Smartlab photo

멕시코시티의 주거지역에 자리한 이번 프로젝트의 기본 설계안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매우 단순하다. 두 개의 수직 스톤 블록과 그 위에 수평으로 위치한 오픈형 콘크리트 박스가 바로 그것으로 이 세 가지의 기본 틀은 ‘H’형의 구조를 이룬다. 이중 상부의 콘크리트 박스는 가족구성원을 위한 공공의 장소가 되는 동시에 서로 간의 이동을 위한 통로로 활용된다. 특히 이 ‘H’형의 구조는 두 개의 작은 정원을 생성하는데, 이중 첫 번째 정원은 주차용 건물에 의해 둘러싸여 있으며 또 하나는 보다 큰 대정원으로 연결된다. 또한 이 두 작은 정원 사이에는 클라이언트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룸이 위치하는데, 특히 패밀리룸의 유리창은 이를 통해 비치는 외부 정원을 하나의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하도록 해주며 역으로 패밀리룸이 보다 독립된 개체로 자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주거용 건축물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첫 번째 작은 정원 위로 펼쳐진 약 10m 가량의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를 통해서 방문객은 거실과 다이닝룸, 주방과 같은 주거 내 공공장소로 진입하게 된다. 더불어 이 거실과 다이닝룸의 한쪽에 자리한 목재 계단을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들을 위한 사적인 공간으로 유입할 수 있다.이번 건축물에 있어 가장 중점이 되는 부분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건물과 정원들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은 것이다. 또한 외부정원을 대 정원과 소 정원으로 분할해서 건물 내에 배치해 공간의 내외부가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건축가는 콘크리트 슬래브와 벽을 두 개의 블록 위에 위치시키기 위해 구조적인 부분에 보다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New Looks for Urban Archaeology
ROUGH LUXE HOTEL
Interior Design / RABIH HAGE(www.rabih-hage.com)
Location / London
Area / 205㎡
Photography / Marcus Peel

런던 북부의 King’s Cross Station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ROUGH LUXE HOTEL 은 1850년부터 이탈리아 가족들에 의해 운영되어 온 역사 깊은 작은 숙소이다. 호텔이 생긴 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 내부 인테리어에 새로운 변화를 원했던 이 이탈리안 클라이언트는 디자이너 겸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Rabin Hage와 손을 잡게 된다.이로써 완성된 ROUGH LUXE HOTEL에 들어서면 방금 리노베이션을 마친 호텔이라 할 수 없을 만큼 낡은 느낌의 마감상태에 놀라게 된다. 이는 디자이너가 공간을 철거하며 그 어떤 새로운 마감재로도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발견하고 이를 최대한 살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디자이너는 ‘애벌칠을 거쳐 벽지와 페인트를 바르고 건조시키는 이 모든 과정이 그대로 살아있는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말하며 ‘오히려 그 어떤 고급 자재를 바르는 것보다 뛰어날 수 있다’라고 평했다. 또한 이와 같은 벗겨지고 낡은 표현들은 화려하고 풍부한 느낌의 현대적인 벽지 및 가구들과 조화, 대조를 이뤄 ‘Urban Archaeology(도시적 고고학)’이라는 이곳의 컨셉트를 충분히 드러낸다.

이번 ROUGH LUXE HOTEL은 욕실이 구비된 총 9개의 객실로 구성되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세월의 매력이 가득한 조명, 도어 설비 등으로 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개성적인 친밀함과 편안함이 장점이다. 이중 욕실에는 스탠딩형 구리 욕조가 배치되어 칠이 벗겨진 주변 벽면과 멋스러운 조화를 이루며, Massimo Listri의 회화작품들이 벽면 곳곳에 적용되어 보다 풍부한 이미지를 전한다. 특히 호텔 명칭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Luxe’한 이곳만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침대를 장식하는 침장과 매트리스는 최고 품질의 것들로 구성해 고객들이 그 어떤 호텔보다 편안한 잠자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더불어 지하층에 위치한, 아침식사를 위한 다이닝룸에서는 Maaimo Listri의 ‘Cupola di San Lorenzo’라는 명칭의 회화작품으로 한쪽 벽면을 마감한 것이 눈에 띤다. 이 외에도 르네상스 풍의 돔 이미지로 천장을 장식했으며, 공간 한가운데 폐자재로 만든 하나의 커다란 식탁과 의자를 배치해 고객들이 둘러앉아 식사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호텔 뒤편의 야외 테라스는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쉴 수 있는 또 다른 휴식처로 머지않아 다양하고 흥미로운 책들을 보유한 하나의 도서관으로 발전될 계획이다.
Splendid Harmony of Characteristic Items
Jan Alt’s House
Interior Design / Jan Alt(zoeppritz Designer, www.zeoppritz.com)
Location / Germany
Area / 230㎡
Photography / Pierre Jean Verge

이번 프로젝트는 독일의 패브릭, 소품 전문 브랜드 zoeppritz 디자이너인 Jan Alt를 위한 아파트 인테리어이다. 공간 디자이너 Ushi Tamboriello와 함께 자신의 주거를 새롭게 디자인한 Jan Alt는 하나의 특별한 인테리어 컨셉트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zoeppritz의 패브릭 소품, 빈티지한 스타일의 갖가지 제품들로 완성하는 감각적인 공간 연출을 추구했다. 이에 공간은 마치 zoeppritz의 어느 쇼룸을 연상시키는 듯이 세심한 소품들의 조화가 두드러진다.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디자이너는 반드시 필요한 구조적 기둥들이 미적인 효과에 최대한 해가 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배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중 하나는 환기를 위한 시스템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더불어 바닥은 콘크리트 마감 뒤 합성수지로 처리하고 광택 표현과 함께 사각의 일정한 패턴을 정교하게 적용해 마치 커다란 바닥용 타일과 같은 느낌을 전한다.

우선 클라이언트의 식생활을 책임지는 주방과 다이닝룸부터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탈리안의 풍취가 느껴지는 이곳에서는 클라이언트이자 디자이너인 Jan Alt가 직접 고안한, 재단 외에는 특별한 마감을 거치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커다란 우드 테이블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심플하면서도 임팩트가 있는 moooi의 블랙 샹들리에, 투명한 질감과 유려한 곡선이 꽃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는 LEONARDO 화병,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1970년대 의자를 함께 두어 내추럴한 테이블과 멋스러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또한 디자이너는 스테인리스 스틸의 오븐을, 이를 위해 특별 제작한 사각 수납장과 일체화 시켜 낡은 오븐이 보다 돋보일 수 있게 했으며 바퀴까지 달아 편리성까지 향상시켰다. 이 외에도 다이닝룸 벽면 한편에 걸린 Karim Ghidinelli의 회화작품은 금속성의 물질로 새겨 넣은 영문 글자들이 하나의 커다란 지문을 형상화하며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다이닝룸 속에서 볼거리가 된다.이와 함께 Jan Alt의 편안한 휴식을 위한 침실 입구는 1970년대 활동한 아티스트가 그린 과장된 느낌의 회화작품이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의 바로 옆에 자리한 낮은 높이의 침대는 앞서 설명한 회화작품과 비슷한 톤의 zoeppritz 리넨 침장으로 심플하게 정돈되어 있다. 특히 평범한 철제 가방을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한 부분에서는 실용성을 근간으로 하는 디자이너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한쪽 벽면에 자리한 짙은 우드 톤의 가구는 클라이언트가 여행을 통해 수집한 기념품을 전시하기 위한 수납장으로 조명이 적용되어 더욱 특별하다.

이 외에도 오피스 공간에 자리한 커다란 테이블은 zoeppritz 본사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knoll의 빈티지 풍 의자와 함께 거주자의 재택근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돕는다. 특히 바닥 곳곳에 zoeppritz의 동물가죽 러그를 깔아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도시적 아파트 인테리어에 온기어린 계절감을 전하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배려가 담겨있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의 휴식처
제주 게스트 하우스
설 계 / (주)시건디자인 · 이성금, 임은진(3461-1701)
시 공 / (주)시건디자인 · 홍성호
위 치 /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면 적 / 643.5㎡
외부마감 / 석재, 인조석 몰딩, 도장, 스페니쉬기와
내부마감 / 바닥-대리석, 우드플로링, 타일
벽체-대리석, 천연페인트, 오크원목몰딩 위 밀키화이트 도장 / 화이트워싱, 벽지, 타일, 커튼(코디아키)
천장-천연페인트

서귀포에 자리한 제주 게스트 하우스는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이 특징이다. 여기에 클라이언트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밝고 간결한, 이국적인 느낌의 휴양지 같은 분위기를 원했다. 이처럼 디자이너는 건축주의 갖가지 요구사항들을 골고루 만족시키기 위해 ‘배려가 있는 공간’을 전체 디자인 컨셉트로 설정하고 정적인 미(美)가 살아있는 세련된 공간디자인을 의도했다.우선 건축적 형태는 지역적 환경에 순응하도록 1층의 단층으로 계획하고 메인 출입구를 중심으로 내부공간 양쪽을 게스트와 마스터를 위한 2개의 섹션으로 크게 구분 했다. 여기에 전체적으로 높은 천장고와 밀키화이트 도장을 통해 지중해 휴양지 풍의 편안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확보했으며 앞서 언급한 두 섹션의 동선이 만나는 곳에 Play Room, A/V Room을 바(Bar)형태로 적용해 공간의 다양성을 의도했다. 현관에 들어서면 크림색의 벽과 천장, 높이 4m 이상의 천장에 매달린 대리석 샹들리에, 브라운톤 신발 수납장이 어우러져 정갈한 이미지를 주는 가운데 방문객은 마치 어느 리조트의 호텔에 들어온 듯한 들뜬 기분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저 멀리 투명 창을 통해 비치는 돌 담벽과 수풀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와 앞으로 펼쳐질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앞서 언급한 2개의 섹션 중 게스트 공간은 모던, 유러피안, 지중해, 한실의 총 4가지 타입의 객실로 구성되며 각 테마별로 욕실, 미니바, 조명, 위생기구, 마감재 등을 차별화해 손님의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중 지중해 스타일은 손님들의 호응도가 가장 높은 타입으로 화이트워싱 세라믹 우드타일 바닥, 화이트톤 우드블라인드, 오렌지톤의 천연페인트로 칠해진 벽면 간의 대비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배가시킨다.이와 함께 클라이언트를 위한 공간인 마스터 침실과 욕실 중 침실은 부부만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호텔 스위트룸을 닮고자 했다. 내추럴한 느낌의 패널과 벽지가 따뜻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자칫 가벼운 느낌으로 흘러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일본산 흑단 가구로 무게감을 더했다. 여기에 커튼, 벽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마스크 패턴은 공간에 중후함을 더하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 더불어 리빙 룸에서는 간결하고 절제된 디자인과 크림색을 주조로 사용했으며 다크 브라운톤 가구와 바닥재, 러그, 도어핸들을 조화시켜 균형을 이룬다. 이곳 제주 게스트 하우스의 곳곳에서는 포켓도어를 활용해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고 있으며 다수의 창호와 빛을 투과시키는 소재의 커튼으로 외부 자연채광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상반된 요소들의 적절한 어울림
대치동 선경 아파트
인테리어 / 참공간디자인연구소(517-2051)
시 공 / 참공간디자인연구소
위 치 /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면 적 / 194.7㎡
마 감 / 바닥-플로링, 화이트 타일, 대리석, 한지장판
벽체-회벽, 벽지
천장-V.P도장
4인 가족을 위한 공간은 우선 월넛과 화이트 톤의 절제된 컬러 조합이 주를 이루며 곳곳에 오리엔탈 느낌의 가구와 소품들로 강약을 조절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이 오리엔탈의 요소들은 화려한 컬러와 장식의 것들이 아닌, 높이가 낮은 짙은 톤의 투박한 이미지로 보다 한국적인 젠 스타일을 표방한다. 우선 짙은 목재 바닥재로 구분되고 있는 거실은 직선을 적절히 활용해 단아한 느낌을 갖는데, 여기에는 다소 큰 부피의 크림색 소파와 짙은 톤의 낮은 식탁을 배치했으며 커튼 역시 소파와 하나의 세트를 구성하듯 튀지 않는 크림컬러로 통일시켰다.이와 함께 현관 복도의 바닥 마감은 대리석 느낌의 타일로 통일해 공간이 보다 넓어보이게 했으며 현관입구와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월넛 신발장이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신발장 도어 중앙에 조명이 적용된 장식용 선반으로 변화를 주었다. 또한 다이닝룸 입구의 장식콘솔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복도 벽면을 여백의 미가 느껴지도록 의도적으로 비운 것 역시 이번 주거공간에서 오리엔탈과 모던, 크림컬러와 월넛, 직선과 곡선 등의 상반된 요소들이 조화롭게 정리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취재 : 김주아 기자 (dote0411@empal.com)
COPYRIGHT 2009.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저작권자 - 인테르니앤데코 -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 년에 한두 번쯤은 빠지지 않고 최근 완성된, 국내외의 다양한 주거디자인을 묶어 소개하게 된다. 아마도 의식주에 있어 생명 연장을 위한 식(食) 다음의 중요도를 차지하는 주(住)에 관한 이야기이자, 본 매체와 가장 관련 깊은 분야이기 때문일 것이다.

2009년의 문을 여는 1월호 특집 기사에서도 어김없이 이의 주제를 다루고자 한다. 특히 이번 기사에서는 단독주택, 도심의 아파트, 호텔에 이르는 해외 사례와 국내의 대표적인 아파트 인테리어, 휴양지의 고급 게스트하우스 등 국가와 지역에 구분을 두지 않고 보편적이면서도 개성을 갖춘 다양한 예시를 보여주고자 했다. 선별된 총 5가지의 Residence 프로젝트를 통해 나, 너, 우리를 위한 보금자리 코디네이션의 현 발전도에 대해 가늠해보고 2009년에 등장하는, 이를 뛰어넘는 공간디자인을 만날 채비를 한발 먼저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세 개의 매스로 풀어낸 공간 프로그램Casa del puente
Architecture / ZD +A Desarrollo + Arquitectura(+55 91 400 400)
Location / Lomas de Chapultepec, México D.F.
Plot Area / 732.11㎡
Construction Area / 692.49㎡
Type / Single Family House
Photography / Alberto Moreno Guzman, Smartlab photo
멕시코시티의 주거지역에 자리한 이번 프로젝트의 기본 설계안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매우 단순하다. 두 개의 수직 스톤 블록과 그 위에 수평으로 위치한 오픈형 콘크리트 박스가 바로 그것으로 이 세 가지의 기본 틀은 ‘H’형의 구조를 이룬다. 이중 상부의 콘크리트 박스는 가족구성원을 위한 공공의 장소가 되는 동시에 서로 간의 이동을 위한 통로로 활용된다. 특히 이 ‘H’형의 구조는 두 개의 작은 정원을 생성하는데, 이중 첫 번째 정원은 주차용 건물에 의해 둘러싸여 있으며 또 하나는 보다 큰 대정원으로 연결된다. 또한 이 두 작은 정원 사이에는 클라이언트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룸이 위치하는데, 특히 패밀리룸의 유리창은 이를 통해 비치는 외부 정원을 하나의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하도록 해주며 역으로 패밀리룸이 보다 독립된 개체로 자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주거용 건축물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첫 번째 작은 정원 위로 펼쳐진 약 10m 가량의 콘크리트 다리를 건너야 한다. 이를 통해서 방문객은 거실과 다이닝룸, 주방과 같은 주거 내 공공장소로 진입하게 된다. 더불어 이 거실과 다이닝룸의 한쪽에 자리한 목재 계단을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들을 위한 사적인 공간으로 유입할 수 있다.이번 건축물에 있어 가장 중점이 되는 부분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건물과 정원들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은 것이다. 또한 외부정원을 대 정원과 소 정원으로 분할해서 건물 내에 배치해 공간의 내외부가 자연스럽게 통합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건축가는 콘크리트 슬래브와 벽을 두 개의 블록 위에 위치시키기 위해 구조적인 부분에 보다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New Looks for Urban Archaeology
ROUGH LUXE HOTEL
Interior Design / RABIH HAGE(www.rabih-hage.com)
Location / London
Area / 205㎡
Photography / Marcus Peel
런던 북부의 King’s Cross Station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ROUGH LUXE HOTEL 은 1850년부터 이탈리아 가족들에 의해 운영되어 온 역사 깊은 작은 숙소이다. 호텔이 생긴 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 내부 인테리어에 새로운 변화를 원했던 이 이탈리안 클라이언트는 디자이너 겸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Rabin Hage와 손을 잡게 된다.이로써 완성된 ROUGH LUXE HOTEL에 들어서면 방금 리노베이션을 마친 호텔이라 할 수 없을 만큼 낡은 느낌의 마감상태에 놀라게 된다. 이는 디자이너가 공간을 철거하며 그 어떤 새로운 마감재로도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발견하고 이를 최대한 살리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디자이너는 ‘애벌칠을 거쳐 벽지와 페인트를 바르고 건조시키는 이 모든 과정이 그대로 살아있는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말하며 ‘오히려 그 어떤 고급 자재를 바르는 것보다 뛰어날 수 있다’라고 평했다. 또한 이와 같은 벗겨지고 낡은 표현들은 화려하고 풍부한 느낌의 현대적인 벽지 및 가구들과 조화, 대조를 이뤄 ‘Urban Archaeology(도시적 고고학)’이라는 이곳의 컨셉트를 충분히 드러낸다.
이번 ROUGH LUXE HOTEL은 욕실이 구비된 총 9개의 객실로 구성되며 이들은 공통적으로 세월의 매력이 가득한 조명, 도어 설비 등으로 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개성적인 친밀함과 편안함이 장점이다. 이중 욕실에는 스탠딩형 구리 욕조가 배치되어 칠이 벗겨진 주변 벽면과 멋스러운 조화를 이루며, Massimo Listri의 회화작품들이 벽면 곳곳에 적용되어 보다 풍부한 이미지를 전한다. 특히 호텔 명칭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Luxe’한 이곳만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침대를 장식하는 침장과 매트리스는 최고 품질의 것들로 구성해 고객들이 그 어떤 호텔보다 편안한 잠자리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더불어 지하층에 위치한, 아침식사를 위한 다이닝룸에서는 Maaimo Listri의 ‘Cupola di San Lorenzo’라는 명칭의 회화작품으로 한쪽 벽면을 마감한 것이 눈에 띤다. 이 외에도 르네상스 풍의 돔 이미지로 천장을 장식했으며, 공간 한가운데 폐자재로 만든 하나의 커다란 식탁과 의자를 배치해 고객들이 둘러앉아 식사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호텔 뒤편의 야외 테라스는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쉴 수 있는 또 다른 휴식처로 머지않아 다양하고 흥미로운 책들을 보유한 하나의 도서관으로 발전될 계획이다.Splendid Harmony of Characteristic Items
Jan Alt’s House
Interior Design / Jan Alt(zoeppritz Designer, www.zeoppritz.com)
Location / Germany
Area / 230㎡
Photography / Pierre Jean Verge
이번 프로젝트는 독일의 패브릭, 소품 전문 브랜드 zoeppritz 디자이너인 Jan Alt를 위한 아파트 인테리어이다. 공간 디자이너 Ushi Tamboriello와 함께 자신의 주거를 새롭게 디자인한 Jan Alt는 하나의 특별한 인테리어 컨셉트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zoeppritz의 패브릭 소품, 빈티지한 스타일의 갖가지 제품들로 완성하는 감각적인 공간 연출을 추구했다. 이에 공간은 마치 zoeppritz의 어느 쇼룸을 연상시키는 듯이 세심한 소품들의 조화가 두드러진다.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디자이너는 반드시 필요한 구조적 기둥들이 미적인 효과에 최대한 해가 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배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중 하나는 환기를 위한 시스템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더불어 바닥은 콘크리트 마감 뒤 합성수지로 처리하고 광택 표현과 함께 사각의 일정한 패턴을 정교하게 적용해 마치 커다란 바닥용 타일과 같은 느낌을 전한다.
우선 클라이언트의 식생활을 책임지는 주방과 다이닝룸부터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탈리안의 풍취가 느껴지는 이곳에서는 클라이언트이자 디자이너인 Jan Alt가 직접 고안한, 재단 외에는 특별한 마감을 거치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커다란 우드 테이블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심플하면서도 임팩트가 있는 moooi의 블랙 샹들리에, 투명한 질감과 유려한 곡선이 꽃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는 LEONARDO 화병,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1970년대 의자를 함께 두어 내추럴한 테이블과 멋스러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또한 디자이너는 스테인리스 스틸의 오븐을, 이를 위해 특별 제작한 사각 수납장과 일체화 시켜 낡은 오븐이 보다 돋보일 수 있게 했으며 바퀴까지 달아 편리성까지 향상시켰다. 이 외에도 다이닝룸 벽면 한편에 걸린 Karim Ghidinelli의 회화작품은 금속성의 물질로 새겨 넣은 영문 글자들이 하나의 커다란 지문을 형상화하며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다이닝룸 속에서 볼거리가 된다.이와 함께 Jan Alt의 편안한 휴식을 위한 침실 입구는 1970년대 활동한 아티스트가 그린 과장된 느낌의 회화작품이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의 바로 옆에 자리한 낮은 높이의 침대는 앞서 설명한 회화작품과 비슷한 톤의 zoeppritz 리넨 침장으로 심플하게 정돈되어 있다. 특히 평범한 철제 가방을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한 부분에서는 실용성을 근간으로 하는 디자이너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한쪽 벽면에 자리한 짙은 우드 톤의 가구는 클라이언트가 여행을 통해 수집한 기념품을 전시하기 위한 수납장으로 조명이 적용되어 더욱 특별하다.
이 외에도 오피스 공간에 자리한 커다란 테이블은 zoeppritz 본사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knoll의 빈티지 풍 의자와 함께 거주자의 재택근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돕는다. 특히 바닥 곳곳에 zoeppritz의 동물가죽 러그를 깔아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도시적 아파트 인테리어에 온기어린 계절감을 전하는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배려가 담겨있는 유유자적(悠悠自適)의 휴식처
제주 게스트 하우스
설 계 / (주)시건디자인 · 이성금, 임은진(3461-1701)
시 공 / (주)시건디자인 · 홍성호
위 치 /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면 적 / 643.5㎡
외부마감 / 석재, 인조석 몰딩, 도장, 스페니쉬기와
내부마감 / 바닥-대리석, 우드플로링, 타일
벽체-대리석, 천연페인트, 오크원목몰딩 위 밀키화이트 도장 / 화이트워싱, 벽지, 타일, 커튼(코디아키)
천장-천연페인트
서귀포에 자리한 제주 게스트 하우스는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이 특징이다. 여기에 클라이언트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함이 느껴지는, 밝고 간결한, 이국적인 느낌의 휴양지 같은 분위기를 원했다. 이처럼 디자이너는 건축주의 갖가지 요구사항들을 골고루 만족시키기 위해 ‘배려가 있는 공간’을 전체 디자인 컨셉트로 설정하고 정적인 미(美)가 살아있는 세련된 공간디자인을 의도했다.우선 건축적 형태는 지역적 환경에 순응하도록 1층의 단층으로 계획하고 메인 출입구를 중심으로 내부공간 양쪽을 게스트와 마스터를 위한 2개의 섹션으로 크게 구분 했다. 여기에 전체적으로 높은 천장고와 밀키화이트 도장을 통해 지중해 휴양지 풍의 편안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확보했으며 앞서 언급한 두 섹션의 동선이 만나는 곳에 Play Room, A/V Room을 바(Bar)형태로 적용해 공간의 다양성을 의도했다. 현관에 들어서면 크림색의 벽과 천장, 높이 4m 이상의 천장에 매달린 대리석 샹들리에, 브라운톤 신발 수납장이 어우러져 정갈한 이미지를 주는 가운데 방문객은 마치 어느 리조트의 호텔에 들어온 듯한 들뜬 기분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저 멀리 투명 창을 통해 비치는 돌 담벽과 수풀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와 앞으로 펼쳐질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취재 : 김주아 기자 (dote0411@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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