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5 SPACE REVIEW & PREVIEW - 오감 만족! 개성있는 공간 (2015.01)

2014/15 SPACE REVIEW & PREVIEW

오감 만족! 개성있는 공간

취재 김민자




최근 출간된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5는 ‘감각의 향연’ 을 통해 불황의 시대를 맞아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손쉬운 방법으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그들의 작은 사치를 응원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주로 시각과 미각을 공략했던 기존 카테고리에서 진화해 후각, 촉각, 청각을 만족시키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을 파악한 것이다.

이러한 소비성향은 호텔, 리테일 등과 같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에서도 높은 영향력을 나타내며, 소비자들은 공간이 향유하는 특정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오감을 충족시키는 대안 공간은 적은 비용으로도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훌륭한 간이 여행지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골목마다 들어선 카페를 살펴보면, 판매하는 메뉴뿐 아니라 감각적인 요소를 결집시킨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 디자인도 고객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며, 카페가 추구하는 콘셉트 아래 작은 집기부터 공간 구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디자인을 완성해나가는 다양한 시도를 살펴볼 수 있다. 이로써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를 방문하기도 하지만 편안한 좌석과 감미로운 음악, 세련된 디자인 등 공간이 만드는 여유로운 분위기를 단순히 즐기기 위해 카페를 찾기도 한다.

지난해 소개되었던 다채로운 프로젝트에서 느껴지듯 개성있는 공간은 그 자체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혹은 개인의 취향을 최적화시켜 일관된 맥락 안에서 사람의 오감을 자극하며, 작지만 충만한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 U.Lab


아주 오래된 노포에 가면 그 집만의 주제(Concept)가 존재한다. 그 세월이 만들어낸 주제(Concept)를 단 몇 달 안에 만들어야 하는 디자이너들이 요즘 트렌드를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빵집답고, 옷집답고, 그 집다울 때 비로소 주제와 과정은 숨어서 빛을 바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올 한해 디자인 업계의 특이한 현상은 ‘미투(Me too) 현상’ 이다. 한식 뷔페가 성업을 하자 이름만 바꾸어 너도 나도 한식 뷔페를 만들었고, 벌꿀 아이스크림이 성행하자 이름만 바꾸어 다들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소비자는 그 특이한 현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보다 개성 있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담은 ‘보물찾기’ 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공간들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것인가?

우리는 누구답다, 무엇답다 등의 말을 흔하게 사용한다. 그 ‘~답다’ 라는 말은 외형뿐 아니라, 그것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부분까지 근접했을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서양 미학은 토론하고 논쟁하며, 그것을 증명하여 ‘말’ 로 풀어내는 방식이었다면, 동양 미학은 사색하며 말하지 않아도 “아~!” 라고 탄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깨우치는 순간 모든 것을 잊어버리라 했다’ 그렇다. 동양 미학은 절대적인 사색의 힘이다. 하지만 그 단계에 이르기 위해 철저하게 본인 스스로 주제(Concept)를 만들고 과정(Process)을 만든다. 언젠간 그 과정(Process)조차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질 때까지, 디자이너들은 계속해서 과정을 밟아야 한다. 디자이너는 무엇 ‘답게’ 만들고 “아!” 를 남기며 사라져야 한다.

유럽발 경기 침체는 수많은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을 아시아로 불러 들였다. 그리고 그림도 걸지 못하는 갤러리를 비롯해 주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물들을 만들었다.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한 대한민국의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은 그저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작업에 열중할 뿐이다. 그리고, 조용히 진정성에 대하여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근간에 생긴 국내 디자이너들의 공간들을 보면 고민의 흔적이 결과물에 보인다.

Nameless Design.

이름 없이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아졌다. 자신의 이름 따윈 중요치 않고 오로지 작업의 진정성을 위해 매달리는 대한민국 디자이너들! 조그만 실타래 같은 흔적들을 찾아 연결 고리를 통해 끊임없는 실험을 하고 있다. 어쩌면 올 한해의 일어난 일들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 디자인이 나아갈 길인지도 모르겠다.

“아~!” 를 남긴 채 조용히 묵묵히...

올 한해도 다들 고생 많았다.



MIRA MOON HOTEL


Architecture / AB CONCEPT, Dennis Lau, Ng Chun Man

Design / Wanders & yoo

Developer / Miramar Group

Area / 91EA

Location / 388 Jaffe Road, Wanchai, Hong Kong, China


홍콩 Causeway Bay에 자리한 MIRA MOON HOTEL은 Miramar Group의 첫 번째 부티크 호텔로서, 디자이너 Marcel Wanders와 디자인 컴퍼니 yoo가 설계를 맡아 컬러와 텍스처를 아우르는 전체적인 디자인 스타일링을 주도해 완성되었다. 특히 Jade Rabbit에 관한 오래된 신화를 모티브로 한 ‘Moon Journey’ 를 콘셉트로 삼고 Half Moon, Full Moon, MoonShine Suite 등으로 객실을 구성해 고유의 디자인을 표현했다. 내부는 강렬한 레드 컬러를 바탕으로 모란꽃, 달, 토끼 문양의 패턴 혹은 오브제를 매치하고 몰딩, 조명, 가구 등에 과장된 디자인을 가미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그려낸듯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46 Inus Pizza


디자인 / (주)프랜즈디자인·양진영, 권일권

디자인팀 / 최주영, 정세영, 박소희, 신혜정

시공 / (주)프랜즈디자인·양진영, 권일권

위치 /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728-21

면적 / 96.36㎡

마감 / 바닥-인디콘

벽체-도장, 타일, 적벽돌, OSB합판

천장-도장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의 피자를 선보이는 46 Inus Pizza는 ‘공간에 토핑을 얹다’ 라는 콘셉트 아래 도우, 토핑, 소스 등 피자에 들어가는 주재료의 비비드한 컬러와 곡선 형태를 본 따 디자인에 접목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팝아트 작가 Roy Lichtenstein의 스타일을 적용해 매장 내 한층 활발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천장에서 외관까지 이어지는 레드 컬러의 곡선은 피자를 만드는 도우의 회전을 형성화한 것으로, 너울거리는 물결이 공간 전체를 휘감아 강한 흡입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만의 확고한 아이덴티티를 통일감 있게 표현함으로써, 소비자와 손쉽게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문소아과


디자인 / 마음스튜디오·이달호, 최문호

시공 / 수디자인

위치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967

면적 / 133㎡

마감 / 바닥-타일, 우드 플로링

벽체-도장, 우드

천장-도장

사진 / 스톤 김


막연한 두려움을 전하는 병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놀이’ 의 개념을 도입한 문소아과는 마치 몸 속 탐험을 떠나듯 체험 위주의 공간을 연출했는데, 신체 일부분을 모티브로한 디자인과 체험 기구를 배치해 아이들에게 병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이끌어 낸다. 이에 대기공간에 마련된 놀이시설을 살펴보면, 위장, 소장 등 구불구불한 장기를 본 딴 미끄럼틀, 좌석, 테이블 등을 유기적으로 나열해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이 배설되고, 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톡톡 튀는 보랏빛을 B.I 컬러로 삼아 어린이의 미적 영감을 일깨우는 동시에 내분비선 기능을 안정시켜 창의성 및 감수성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Jerry House


Interior Design / ONION·Arisara Chaktranoon, Siriyot Chaiamnuay

Client / Patta Sahawat

Area / 435㎡

Location / Cha Am Beach, Thailand

Photography / Wison Tungthunya


태국 Cha Am 해변에 위치한 Jerry House는 그 이름처럼 디즈니 만화영화 ‘톰과 제리’에서 제리의 집인 치즈 조각을 콘셉트로 삼아 유머러스한 공간을 완성했다. 이에 3층 높이의 보이드 안에 5개의 층을 구성하고, 각 층마다 그물과 출입구, 사다리를 설치해 늘 톰을 피해 요리조리 활보하는 제리처럼 아이들이 그물을 넘나들며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아이의 몸집에 맞춘 작은 비밀 통로를 시작으로, 집 모양의 창문 프레임과 함께 머스터드, 바이올렛, 블루 등 다채로운 컬러로 마감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한한 경험을 선사한다.



COPYRIGHT 2015. INTERNI&Decor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s(c) - 인테르니앤데코 - www.internidecor.com 저작권법에 의거,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