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완벽한 조화 - INTERIOR RENOVATION PROJECT (2016.02)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완벽한 조화
INTERIOR RENOVATION PROJECT

취재 원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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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기존에 있던 공간을 얼마나 쓰임새있게 변화시키느냐가 아닐까. 리노베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한 4개의 상업공간을 만나보며, 오래된 익숙함과 새로운 신선함이 만나서 이루는 완벽한 조화를 느껴보자.


과거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닌, 그 일부를 디자인 요소로 살려 새로

운 용도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재생건축, 즉 리노베이션이 화두가 되고 있다.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보다 비용적인 면에서 합리적이며,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기존 건물이 갖고 있는 히스토리나 시간의 흔적은 말끔하게 치장한 새로운 재료보다 더 큰 가치로 다가온다. 또한 공간 기획자나 디자이너들은 오래된 물건이나 재료가 공간과 사람을 이어주는 하나의 매개가 된다고 말한다. 그 시대를 경험해보진 않아도 가구에서 전해지는 시대적인 아우라는 마치 그 시대를 여행하는 기분마저 들게 하기에 그 힘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기사에서 소개하는 각각의 프로젝트는 기존 건물의 모습은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전혀 다른 기능을 도입해 더 큰 효과를 누리는 레스토랑과 숍, 헤어살롱, 쇼룸 등이다. 최근에는 무언가 특별한 요소가 있어야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의 높아진 안목으로 인해 리노베이션 공간이 자연스레 마케팅 효과까지 가져오게 되어 건축 및 인테리어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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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ot Hair Salon


Interior Design / HAO Design·Ivan Chen

Location / Kaohsiung City, Taiwan

Area / 315㎡

Photography / Hey! Cheese


HAO Design의 디자이너 Ivan Chen은 사용자와 공간 간의 상호 소통을 중요시한다. 좋은 공간이라 하면 화려한 공간만이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좋다고 생각해 리노베이션 된 공간에 오래된 오브제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작업하게 된 Qpot Hair Salon 역시 손때 묻은 오래된 가구나 소품 등을 사용해 빈티지한 멋으로 공간을 풀어냈다.

총 4층 규모의 건물은 1층과 2층에 헤어살롱, 3층과 4층은 레지던스로 구성하였다. 디자인 콘셉트가 명확했던 이번 작업은 국내에서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더스트리얼 트렌드를 메인으로 하고 있다. 이에 파이프를 활용한 미러,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한 의자 등 다소 거칠어 보이는 물성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헤어살롱이 갖고 있는 기존 이미지를 완벽하게 탈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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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plit-level 방식을 적용해 1층에서 2층 사이, 2층과 3층 사이에 반층이 존재하는 독특한 구조를 보이며 어떤 공간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았다. 1.5층에 파이프를 활용한 선반을 두어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으며, 2층은 지역색이 확연히 드러나는 패턴이 강한 타일로 1층과는 반전의 묘미를 더했다. 아울러 유니크한 블루 컬러가 멋스러워 보이는 캐비닛은 레트로풍의 인상을 전하며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보여준다. 또한 고객들이 앉는 의자는 직접 디자이너가 제작한 테이블과 미러가 부착되어 있어 헤어시술시 간단한 소품을 올려두기에 편리하다.


다음으로 레지던스가 시작되는 3층은 발코니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으로 인해 1~2층보다 밝은 분위기로 연출되었다. 특히 선뜻 적용하기 어려운 아쿠아 블루 컬러의 벽면은 다이닝테이블 다리와 같은 컬러로 통일감을 줘 서로 자연스럽게 믹스 앤 매치되는 효과를 더한다. 그리고 주방과 거실의 경계는 천장과 연결되어 있는 TV가 전부인데, 적당히 시선을 차단하면서도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한편 거실 벽면에 장식된 북케이스는 드레스룸으로 향하는 문으로 활용되어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통로처럼 재미를 더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많은 색감이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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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모노톤의 감성이 전해지는 좁은 계단을 오르면 욕실과 침실이 자리한 4층이 등장한다. 보랏빛의 강렬한 색채가 천장부터 벽면까지 가득 칠해져 있는 침실은 서로 어울릴거 같지 않은 침구와 보라색 커튼 등이 오묘하게 어우러져 개성 강한 공간이 되었고, 침대 옆 테이블 위로는 서로 다른 키의 펜던트 조명이 리드미컬하게 떨어져 공간에 위트를 더한다. 이외에도 핑크색 타일이 산뜻하게 장식된 욕실 천장에는 빈티지한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프리스탠딩 욕조를 두어 스타일리시한 욕실로 완성되었다. 마지막으로 레지던스 밖으로 나가면 발코니를 만나게 되는데, 회색빛의 콘크리트 벽면으로 삭막할 수 있는 공간에 식물과 알록달록한 쿠션 그 외 디테일한 멋이 전해지는 가구 및 소품들로 채워 카페를 연상시키듯 감각적이다.






Keats Hotel


기획 및 디자인 / Keats·신성순

위치 /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 2동 61-74

사진 / 이훈


남산 소월길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Keats Hotel은 우리가 아는 호텔의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3층 규모의 주택을 리노베이션하여 새로운 상업공간으로 탈바꿈한 이곳은 1층에는 카페 & 레스토랑이 자리하며, 2층에는 맞춤양장점, 3층은 숙박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3층은 오피스와 겸하고 있어서 본격적으로 투숙객들을 받고 있지 않지만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3가지 용도가 한 건물에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색적이다. 이 공간을 디자인한 Keats의 신성순 대표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푸드 컨설턴트부터 공간 기획 및 디자인 작업을 이어오며, 국내에서도 꽤 알려져 있다. 섬세한 감성과 안목, 현 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대표는 Keats Hotel이 의식주를 모두 담고 있는 복합문화상업공간이라고 말한다. 특히 성별, 나이, 직업 등에 관계없이 물건에 깃든 사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그들의 아름다운 삶을 응원하며 공간을 기획했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공간을 채우는 가지각색의 소품과 가구 등은 모두 대표가 직접 셀렉한 것 또는 개인 소장품으로 공간 곳곳에 디테일한 멋을 살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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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자리한 카페 & 레스토랑은 산 속 오두막에 들어선 듯, 헌팅트로피와 샹들리에가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감돌게 한다. 홀에는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아치형 창문을 바라보는 일자형 테이블 그리고 룸 안쪽에는 빈티지한 벨벳 소파가 벽면으로 이어지는 별도의 공간이 자리한다. 특히 벽돌이 드러나는 위로 덤덤하게 칠한 페인트와 우드로 감싼 문틀 등은 대표의 감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뿐만 아니라 1947년에 제작된 ALTEC LANSING의 스피커와 빈티지 체어 등이 대표의 개인 소장품으로 오래된 것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정감을 전한다.


이어서 2층 맞춤양장점은 갤러리를 방불케할 정도로 많은 소품이 자리하는데, 안쪽 방에는 옷걸이와 바느질 도구 등이 세팅되어 있어 눈길이 간다. 이곳에서는 주문만 이루어지고 제작은 일본에서 한다고 하는데, 넉넉하게 마련된 상담 공간과 피팅룸, 제작실 등이 흡사 드라마 세트장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시대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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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으로 향하는 아슬아슬한 계단은 대표가 십여년 전 뉴욕 옥션에서 낙찰받은 것으로, 건축가 Le Corbusier가 세계 최초 고층복합주택 유니테하비타시온에서 1960년대에 실제 썼던 것으로 의미가 있다. 삐걱삐걱 소리를 들으며 3층으로 오르면, 다락방과 같은 아늑한 공간에 룸이 2개 마련되어 있다. 이곳은 대표가 앞으로 리폼을 테마로 한 호텔을 전개할 예정이라 미리 선을 보이는 공간으로, 좁지만 충분히 매력적으로 디자인되어 수요층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듯, Keats Hotel은 신상순 대표가 하나하나애착을 갖고 애정을 기울인 만큼 공간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어가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깊은 고찰을 통해 기획한 복합문화상업공간으로 국내에 새로운 문화를 이끄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The Village


Design / Norm Architects·Jonas Bjerre-Poulsen,

Kasper Rønn, Linda Korndal

Location / Paper Island, Copenhagen, Denmark, EU

Area / 1,000㎡

Photography / Norm Architects·Jonas Bjerre-Poul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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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간 덴마크 가구 브랜드 &tradition의 수많은 박람회 부스와 팝업스토어를 지속적으로 작업해왔던 디자인 스튜디오 Norm Architects가 이번에는 The Village라는 이름으로 &tradition의 쇼룸을 선보였다.


기존에 종이를 보관하는 창고로 쓰이던 공간에 ‘Village’ 라는 콘셉트로 12개의 미니멀한 하우스를 구성하면서 디자인은 시작되는데, 이는 디자이너가 지난 여름 시간을 보냈던 프랑스 남부의 Meailles라는 마을에서의 경험이 기반이 되었다. 이곳에서 지내면서 마을이 생겨나게 된 배경과 그리고 변해가는 과정에 대해 고찰했던 내용을 디자인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외부 침략으로부터 피해 평지에서 산으로 옮겨서 살게 된 주민들이 새롭게 마을을 형성하고, 도로와 골목, 광장, 교회라든지 주요 건물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면서 마을의 모습을 갖추는데, 이를 쇼룸에 대입해 마을을 은유적으로 묘사하면서, 서로 다른 높낮이와 창이 새로운 파사드를 형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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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1,000㎡라는 꽤 넓은 공간에서 브랜드의 전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꽤 이색적인 일이며, 새하얀 벽을 통해 제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 쇼룸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천장은 그대로 노출시켜 나무가 주는 따뜻한 색감을 적극 활용했고, 바닥은 콘트리트와 수지로 마감하여 매끄러운 표면이 주는 깔끔한 인상으로 정돈되었다. 잘 갖춰진 쇼룸에서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건물을 재생해서 사용한다는 것도 브랜드 입장에서는 가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볼륨감과 휴먼스케일에 입각한 The Village가 방문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이며, 브랜드를 통해 나를 둘러싼 공간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MAISON KITTYBUNNYPONY SEOUL


설계 / 사이건축·임태병

위치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9-29

사진 / 이훈


지난 11월 초, 국내 패브릭 브랜드 KITTYBUNNYPONY (이하 키티버니포니)에서는 플래그십 스토어 MAISON KITTYBUNNYPONY SEOUL을 오픈하였다. 오래된 주택을 리노베이션하고 새롭게 증축하여 구성한 100평 규모의 공간은 키티버니포니의 매장과 디자인 스튜디오 그리고 서점 겸 카페로 이루어져 브랜드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국내 순수 브랜드로 개성있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키티버니포니는 김진진 대표가 대구에서 자수산업을 17년 이상 이어온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패브릭 브랜드를 론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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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만나는 동시에 새로운 디자인이 탄생하는 이곳은 기존 건물과 디자인 스튜디오로 쓰이는 신축건물이 2층 연결다리를 통해 이어진다. 기존 건물은 화이트 컬러의 네모반듯한 형태라면, 새로 지어진 건물은 종석 모르타르 위에 붉은 벽돌을 쌓아 오히려 골목 끝에서 알아보기 좋게 디자인 되었다. 출입구를 지나면 주차장에서 계단을 올라 마당에 진입하고 여기서 다시 계단을 올라 매장으로 들어가도록 단차를 주었는데, 이는 현재 내가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인식할 수 있게 하려는 사이건축 임태병 소장의 아이디어이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왼편으로는 상징적 공간이라 할 수 있는 휴게공간이 자리한다.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한 커피를 여유롭게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비비드한 컬러의 소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맞은편으로는 투명 플라스틱을 소재로 한 데스크 제품이 길종상가의 제품과 함께 진열되어 패브릭 이외의 브랜드 제품을 눈여겨볼 수 있는 공간이다. 아울러 1층의 가장 넓은 공간은 브랜드의 파우치와 패브릭, 가방 등을 만나볼 수 있는 진열대와 장이있고, 전체적으로 원목의 마감재와 따뜻한 색감을 사용한 가구들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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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2층은 브랜드의 부피감이 있는 쿠션이나 침구, 커튼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주택을 개조했다는 특성상 실제 주거공간처럼 디스플레이를 하였고, 기존 벽체의 마감재를 노출시켜 방문객들로 하여금 공간이 갖고 있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도록 했다. 특히 박공형태로 구성된 공간은 벽면 선반대에 가지런히 놓인 수많은 패브릭 제품이 그 자체로 색감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내고 있으며, 더 깊숙이 들어가면 베드 위에 레이어드 된 브랜드의 침구가 포근한 이미지를 자아낸다. 매장 곳곳에는 다양한 제품을 수납할 수 있는 넉넉한 수납장이 자리하며, 세밀하게 상담할 수 있는 테이블도 함께 놓여있어 여유가 있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패브릭 제품들을 우리가 친밀하게 생각하는 집이라는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상업공간의 새로운 시도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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