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for the Modern Nobility, VVIP (2006.08)

More than Just Luxury, Reserved Space and Marketing

Only for the Modern Nobility, VVIP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요즈음, 특화된 계층을 지칭하던 VIP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하지 않으며, 이에 강조의 접두사(very)를 하나 더한 VVIP 역시 일상적인 용어가 되어 버렸다. 더불어 가격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수요 역시 함께 치솟는 현상을 일컫는, 기이한 소비 패턴 중 하나인 Veblen Effect가 종종 나타나며, 발빠른 기업들은 이에 편승하여 그들만을 위한 최고급의 공간과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 생겨나는 VVIP를 위한 공간들은, 좀 더 앞선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마감, 특화된 마케팅으로 ‘당신들만을 위한 어드벤티지’를 내세운다. 사전 예약제를 통해서만 공개되는 모델하우스나 높은 비용에 따라 극소수만에게 주어지는 기회로 은밀하게 감춰지는 이들을 살펴보는 것은, 그의 옳고 그름을 떠나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시할 것이다.


호텔식의 주거제안, 여의도 파크센터

우렁각시가 다녀간 것 처럼 매일 새것 같은 침대, 외출 후 돌아오면 말끔하게 정돈되어 있는 방과 보송보송한 욕실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호텔의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이에 고급 호텔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돌아오는 발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것은 비단 나를 기다리고 있을 무수한 일상 뿐만이 아니라, 조금 과장하자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누군가 내 생활을 케어해주는 미래적인 편안함이다.

이러한 룸서비스를 집에서도 누릴 수 있는 호텔식 주거공간이 여의도에 들어섰다. 얼마 전 발표된 한 조사결과에서 ‘서울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로 손꼽힌 여의도에 들어선 여의도 파크센터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주호(Residence + Hotel)복합’ 건물로서 호텔식의 서비스와 더불어 스파와 피트니스센터, 쇼핑 등의 호텔급 부대시설을 함께 제공받을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VVIP를 겨냥한 이번 프로젝트는, 사전 예약제를 통한 모델하우스 오픈 등의 고급화 마케팅과 더불어 예술에서 모티브를 얻은 공간 연출로 고급스럽고 개성있는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현대디자인의 메카로 통하는 뉴욕 현대 미술관(MoMA). 이의 현대적인 감각을 옮겨온 MOMA HAUS는 화이트와 레드, 블랙의 극명한 컬러 대비를 통해 모던하면서도 개성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들어오는 전면창은 공간에 확장감을 부여하며, 블랙의 소파와 레드 카펫, 개성있는 디자인의 의자가 공간에 포인트가 된다. 또한 화이트의 주방은 미니멀하면서도 모던하고, 블랙의 독특한 욕실은 젊은 감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렇듯 밝고 경쾌하며 발랄한 공간으로의 연출이 돋보이는 MOMA HAUS는 상대적으로 좁은 면적이지만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는 전면창과 컬러 대비, 미니멀한 직선을 통해 개성있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빛의 화가라고 불리우는 클로드 모네(Clande Monet). 그는 빛의 흐름을 표현한 인상파 화가이면서 자연을 아름답게 표현한 자연주의 화가이기도 하다. 이러한 그에게서 컨셉트를 얻은 MONET HAUS는 너른 풀밭을 거니는 듯한 자연스러움을 실내로 옮겨왔다. 그린의 카펫으로 들판을 연상케하는 거실과 2면이 유리로 둘러싸여 채광을 극대화한 침실은 아크릴로 구획하여 더욱 넓어 보이고, 화장실 역시 넓은 창가에 배치하여 시각적인 개방감을 고려하였다. 또한, 오랜지의 포인트 컬러와 자연석을 닮은 듯 유기적인 형태의 쿠션을 반복적으로 배치하여 발랄함을 더했으며, 메인 침실의 침대에는 헤드보드 대신 낮은 평상과 같은 공간을 두어 안정감을 준다. 한편, 한켠에 위치한 서재는 넓은 수납장과 반사도가 높은 유리 도어로 미래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며, 거대한 조명이 색다른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 다른 공간인 NOBU HAUS는, 일식 요리사인 ‘Nobu’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자칫 생소할 수도 있는 그는 남미의 취향이 결합한 일식으로 식음계 뿐 아니라 흰 가운과 화려한 실크 바지, 나이키의 운동화를 매치하는 등의 스타성도 함께 갖춘, 세계적인 요리사이다. 이와 함께 그를 닮은 NOBU HAUS 역시 동양적인 전통이 모던하고 독특하게 드러나도록 완성되었다. 다크브라운 컬러는 공간에 안정감을 부여하며 블랙이 두드러지는 침실은 모던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전한다. 또한 아크릴 벽면 넘어에 있는 서재는 넉넉한 수납공간을 가득 매운 독특한 소품들로 개성이 넘치며, 침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더욱 편리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넓은 평형인 WINSTON HAUS는 인지도 높은 뮤지션, 조지 윈스턴(George Winston)의 풍부한 감성이 녹아있는 공간이다. 가장 넓은 평형인 뮤지션의 공간은 여운을 남기는 그의 음악처럼 여백의 미를 통해 시각적 확장감을 극대화한다. 높은 건물의 상층부가 주는 장점을 최대한 반영하여 2면을 전면창으로 마감한 거실은, 주변에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이 없어 더욱 매력적이며 데커레이션 요소를 최소화하여 단순함을 통한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더불어 숨겨진 주방으로 길쭉한 평면이 주는 단점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며, 서재의 한쪽 변면을 가득 채우는 책장은 수납 공간을 극대화해준다.


왕실의 위엄을 재현한, 정동상림원

정동은 정의롭고 행복이 가득한 덕(德)의 공간이요, 긴 세월 장수하며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수(壽)의 공간이요, 상쾌한 편안함과 안락함이 담긴 영(寧)의 공간이다’는 고종 황제의 말처럼, 고대의 황실이 위치했던 정동은 현재까지도 고즈넉한 풍취를 간직하며 어딘가 고풍스러운 멋을 지닌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정동 가운데에서도 가장 엄격하게 통제되고, 은밀하게 보존되어 왔던 덕수궁의 후원터에 현대의 VVIP를 위한 주거공간이 들어선다. 고대로부터 전해져오는 고급스러움을 계승하고자 하는 컨셉트의 정동상림원은 모닝콜 및 정보 보고 서비스, 구매 대행 등의 개인 비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첨단의 시스템을 통하여 안전을 보장하고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덕수궁 방향으로 60° 틀어선 각도로 계획되었다. 또한 자연과 함께 해 온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계승하고자 전원주택보다 녹지율을 높였으며, 외부 공간은 한국의 전통적 조경 배치기법에 따라 배치하여 전통의 향기를 더했고, 각 동의 옥상에 정원을 설치하였다. 이에 더하여 최근 주상복합 건물의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라 클럽하우스를 두어 서로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인근 병원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VVIP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하고자 한 노력은 주거 공간 내부에서도 드러난다. 입주자의 취향을 고려하여 클래식과 모던, 컨템포러리의 3가지 스타일로 진행된 인테리어는 각각 (주)희훈디앤지와 (주)민설계, Jeon associates가 진행하여 서로 다른 개성이 있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특히 모던 컨셉트의 공간은 이제까지의 아파트에서 불가능했던 2.4~2.8m 높이의 천장과 전면창으로 보다 넓은 공간감을 선사하는 거실, 짙은 컬러의 가구들과 화이트의 대리석이 품격을 더한다. 또한 히노끼탕이 선택 가능한 욕실은 편안한 안정감을 더하며, 마스터 베드룸에는 포켓 발코니를 두어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한편 아름다운 곡선이 두드러지는 클래식 공간에서는 고급스러운 마감재와 고풍스러운 소품, 효율적인 공간 연출이 눈에 띈다. 특히 현관 바닥에 시공된 어두운 컬러의 대리석은 레이저 커팅을 통해 섬세함을, 욕실 전체를 마감하고 있는 화이트 대리석은 신비로운 품격을 더한다. 또한 건축의 필수적 요소인 기둥을 수납 공간으로 활용하여 효율성을 높였으며, 외부 정원을 연출하여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라이프스타일호텔로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주)호텔신라

베를린 리츠칼튼호텔에서는 단 한 커플만을 위해 수백개의 촛불을 이용한 길 연출과 교향악단 연주를 통한 환상적인 프러포즈 타임을 준비해주고, 상하이 세인트로지스호텔에서는 연미복 다림질에서부터 저녁식사 예약, 주변으로의 가이드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전 세계의 호텔가에서는 그에 머무르는 동안 고객의 모든 생활을 돕는 ‘라이프스타일호텔’로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주)호텔신라 역시 새로운 면모를 갖추고 라이프스타일호텔로 변화하였다. 계획에서부터 리뉴얼까지 2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이 소요된 것은 급격한 변화를 싫어하는 연령층의 고객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고, 외국인인 디자이너가 우리의 정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였다.

‘오직 한 고객만을 위해 품격있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리뉴얼 컨셉트는 로비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인테리어디자인에 주변의 자연환경과 생활양식을 반영하는 Peter Remedios(피터 리미디우스)는, 주변에 위치한 남산의 자연경관과 이가 주는 심리적 편안함을 반영하여 나무와 돌, 물 등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사용, 안락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천장에 길쭉하게 구획한 천창은 자연 채광을 유입함으로써 거대한 스케일의 로비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시키고, 석재와 물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는 현대적인 편안함을 부여한다.

또한 로비 한켠에 위치한 라운지 겸 바, ‘The Library’는 원형으로 둘러싼 서가에 소장 가치가 있는 책들을 구비함으로써 편안한 휴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벽난로와 다크브라운 컬러로 안정감을 더한 이 공간에서 위스키로 가득 찬 진열대를 지나면 VVIP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가죽을 엮은 벽면 너머에 위치한 5개의 공간은 소규모의 모임이나 특별한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기획되었으며, 이 곳에서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영국 전통의 싱글 몰트 위스키를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남다른 연회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야외 연회장을 구비하고 있는데, 정면에 위치한 폭포와 탁 트인 주변경관, 이국적인 야외 테이블과 새하얀 마끼는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변화는 레스토랑에서도 드러난다. 롯폰기힐즈의 레스토랑 다수를 디자인했던 ‘칸지 우에키’가 재연출한 ‘팔선’은 중국풍 다이닝 룸에서의 품위있는 식사라는 컨셉트로 식기 와 인테리어 마감재,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고급스러움을 감안하여 선택하였다. 특히 홍콩 ‘아시아 위크’지에서 백만장자들이 선호하는 레스토랑에 선정되기도 한 이 곳은, 다양한 연회를 위해 다채로운 크기의 공간을 구획하였으며, 큰 규모의 모임에 활용될 공간에는 식탁 외에 주거의 거실과 같은 대기 공간을 두어 여유로움을 더한다. 또한, 모던클래식 분위기로 정적이면서도 단아한 일본의 분위기를 살린 ‘아리아께’는 밝은 컬러의 원목과 과하지 않은 데커레이션으로 일본풍의 모던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특히 소수의 고객이 스시바에 앉아 직접 요리장과 대면하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더욱 친밀하고 특별한 느낌을 부여한다.

이에 더하여, 원목과 석재를 주재료로 디자인한 ‘겔랑 스파’는 편안한 공간 연출로 맛사지의 효과를 더하며, 석벽이 이채로운 피트니스 센터는 실내에서도 자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또한 지하 1층에 위치한 아케이드는 그간 국내에서 만날 수 없었던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극소수만을 위한 기회, 뱅앤올룹슨의 Yachts Collection

부호들이 등장하는 영화에는 관습적으로 요트가 등장한다. 날렵하고 미끈한 선체에서 여유를 즐기는 풍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이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게 하였고, 실제 가격의 높고 낮음을 떠나 요트라는 제품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렇듯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물건이라는 인식이 강한 요트를 통해, 덴마크의 오디오전문기업인 뱅앤올룹슨은 VVIP 마케팅을 진행한다.

뱅앤올룹슨은 그 브랜드 만으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명품으로 손꼽힌다. 이에 기존의 자사 고객에 한하여 요트 내에 오디오를 설치해주는 이번 행사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음악은 물론 영화까지 만족스러운 음향과 화질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요트 컬렉션은, 설치 장소의 특성에 맞춰 최고급 사양으로 구성된다. 바다에 떠있는 공간의 특성에 따라 수동으로만 가능했던 채널 변경은, 오디오와 비디오를 함께 조절 가능한 통합 리모컨, Beo3으로 대체되었다. 특히 제품들은 안전성을 위하여 거친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수 많은 경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소록 철저한 내구성 테스트를 거친 후 출시된다.

라디오와 CD플레이어, DVD플레이어를 통합한 BeoCenter2는 곤충을 미래적으로 표현한 디자인과 통합 기능으로 편리함을 더하며, 포터블 뮤직 시스템인 BeoSound1은 6.5kg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CD플레이어, FM라디오 기능, 알람 기능 등을 갖춘 고기능성 제품이다. 특히 이는 독특한 컬러와 세련된 디자인, 간편한 조작법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작은 사이즈의 BeoLab3과 독특한 디자인의 BeoLab2도 함께 구성되어 생생한 음향을 위한 공간을 선사한다.


혼을 담은 공간, 올가 벨루티의 아틀리에

신데렐라가 궁전을 떠나면서 마음과 함께 남기고 간 것과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구두’에서 주인공의 탐욕을 드러내는 소재가 되는 것. 이들은 모두 구두로 표현된다. 또한 전신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적지만 이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과 현재 상황까지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구두는 패션 소품들 가운데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10년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남성 수제화 브랜드, Berluti를 보면 이 말이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 켤레의 ‘영혼이 담긴 구두’를 완성하기 위해 250여 회에 이르는 수공 작업을 거치는 수제화, 벨루티는 단순한 구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업의 현 대표는 전 세계 구두 업계 중에서 유일한 여성 리더인 Olga Berluti(올가벨루티)이다. 광고의 아트 디렉터, 프랑스 영화상인 세자르상의 3번에 걸친 노미네이트 등 다채로운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그녀는, 섬세한 감성과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벨루티를 이끌어 왔다. 어린 시절 수녀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발에 박힌 못을 보며 남성의 발을 편하게 해 주겠다는 마음을 먹은 후, 이를 신성시하게 되었다는 그녀는 세계 최고의 가죽 구두를 만드는 장인임에도 불구하고 테니스 슈즈만을 신으며, 소의 가죽을 이용하는 데애 따른 속죄의 의미로, 자신의 아틀리에를 소를 이용한 장신구들로 가득 채웠다. 거실의 벽면은 털을 휘날리는 역동적인 소의 벽화로 마감되어 있고, 아틀리에의 중앙에 떡하니 자리잡은 것 역시 거대한 소의 동상이다.

극소수의 고객만을 위해 구두에 영혼을 부여하며 그들을 위한 정기적인 행사를 개최해 온 이 공간을 진정 고급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고객의 목재 발 본을 화려하게 장식한 ‘ex-voto’가 아닌, 그녀의 열정일 것이다.

취재 : 이성진기자 (coolmiss41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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