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with Nature Around You, HOUSE (2024.5)

Living with Nature Around You

HOUSE

에디터 이석현

봄이 짙어지는 계절이 왔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앙상했던 나무들은 저마다 여름을 향해 꽃을 피우며 녹음의 옷을 갈아입고 있다. 그 변화의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참으로 설렌다. 자연의 변화를 지켜보며 사람들은 안정감을 찾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채워간다. 삶을 살아가는 공간 안에서 자연과 함께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주택보다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국내 현실을 반영할 때 자연 속에서의 생활 환경이 넓어진다면 사람들의 마음도 지금보다는 더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포르투갈에서 가장 많은 교구를 지닌 도시 바르셀루스에 위치한 ‘리스코화이트’는 주택 주변으로 브라간사(Bragança) 공작의 궁전과 중세 타워가 풍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건축을 담당한 리스코 싱굴라르가 불멸의 녹색 풍경이 펼쳐져 있다고 말할 만큼 도시 곳곳에는 녹음이 어우러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캘리포니아주 라피엣에 있는 ‘해피 밸리 레지던스’는 9,307㎡ 규모의 넓은 대지 위에 지어진 주택으로 연중 내내 흐르는 개울에 접해 있어 녹음과 물이 어우러지는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조경을 보존한 해피 밸리 레지던스는 주택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풍광이 건축물과 조화되어 하나의 자연으로 재탄생했다.

수미가디자인이 진행한 전북 완주군의 산속에 있는 개인주택은 모던하지만 가볍지 않은, 깔끔하지만 자연스러운, 창문 밖 풍경이 동양화처럼 느껴지는 자연 속 주택이다. 신축 현장에서의 건설사와의 협업을 통해 높은 천장, 끊김이 없는 간접조명 등 효과적인 디자인을 연출하는 한편, 거실의 커다란 창을 통해 넓게 펼치진 전경이 내부로 유입되도록 했다.

동화 같은 해변마을 코스타 노바에 위치한 ‘코스타 노바 주택’은 지역의 특성을 살린 외관 디자인을 바탕으로 2개의 주택 건물이 독특한 주거 형태를 보여준다. 앞 건물은 코스타 노바 지역의 특색에 순응하는 외관을 갖추고 있으며, 높은 지대에 위치한 뒤쪽 건물은 목제 클래딩이 정면 외관을 덮은 모양새다.

장쑤성의 유명한 타이 호수 근처에 자리한 ‘타이 호수 빌라’의 부지는 1,000㎡가 넘는 공간을 차지하며, 이 중 600㎡가 중앙 안뜰로 계획되었다. 안뜰은 현대식 지붕이 덮인 산책로 안쪽에 배치된 수영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시각적, 공간적으로 주택 내부 공간과 연결되어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허문다.




순백의 플랫폼이 교차하는 주택

RiscoWhite

에디터 이석현

포르투갈 산티아고 순례길 길목에 위치한 바르셀루스(Barcelinhos)는 포르투갈에서 가장 많은 교구를 지닌 도시로 ‘리스코화이트(RiscoWhite)’ 주택 주변으로도 브라간사(Bragança) 공작의 궁전과 중세 타워가 풍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순백의 외관으로 다른 주택과 차별성을 갖는 리스코화이트 주택을 만나보자.

Architecture / Risco Singular

Interior Design / Risco Singular

Location / 브라가현 바르셀루스, 포르투갈

Area / 339.80㎡

Photograph / Ivo Tavares Studio


바르셀루스 카바두(Cávado) 강 남쪽 기슭에 자리한 ‘리스코화이트(RiscoWhite)’ 주택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 시대로 돌아간 도시에 서 현대 건축물을 만나는 느낌이다. 직육면체의 묵직한 덩어리들로 연결된 순백의 외관은 수평의 요소들이 나지막하면서도 안정감을 준다. 건축을 담당한 리스코 싱굴라르(Risco Singular)가 불멸의 녹색 풍경이 펼쳐져 있다고 말할 만큼 도시 곳곳에는 녹음이 어우러져 있으며, 리스코화이트 주택은 브라간사 공작의 궁전과 중세 타워를 배경으로 살포시 자리하고 있다. 

흰색의 콘크리트 줄무늬가 인상적인 리스코화이트는 두 개의 플랫폼으로 설계되었으며, 거대한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플랫폼의 높이를 서로 다르게 설정했다. 평온한 풍경에 이끌려 대문으로 진입하면 바닥에 깔린 흰색 콘크리트 블록을 따라 주택에 접근할 수 있다. 평평한 콘크리트 블록은 대형 규격으로 경사진 지형을 따라 계단식으로 시공되었다. 대문에서 바라본 리스코화이트는 주택의 이름처럼 순백의 매스가 서로 교차하면서 시선을 압도한다. 나무를 형상화한 가로등 조명과 콘크리트 구조를 떠받치고 있는 원형 기둥, 그리고 2층 테라스와 연결된 나선형 계단은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는 주변 풍경과는 차별되는 미래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주택을 위에서 바라보면 크게 3개의 영역으로 구분된다. 대문과 직선상에 놓인 주차 공간과 메인 주택, 그리고 오른쪽으로 수영장이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주차 공간과 정원은 1층의 천장이자 2층의 플랫폼을 떠받치고 있는 긴 판형이 길게 이어져 있으며, 중간에 구멍을 내어 무게감을 줄였다. 주차 공간 왼편으로 나선형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판형을 따라 2층 플랫폼으로 바로 진입할 수도 있다. 주택을 지나 수영장까지 길게 이어진 판형은 길이와 형태를 달리하며 주택 외관에 리듬감을 살린다. 무겁지만 무겁지 않은 느낌으로 변형된 판형은 주택 내부 공간의 형태를 좌우한다. 판형을 따라 주택을 지나면 수영장이 있는 테라스가 나온다. 길게 자리한 수영장 앞으로 여러 개의 썬베드를 두어 다양한 모임에서 사람들이 유흥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문에서부터 대각선으로 계단식으로 놓인 흰색의 콘크리트 바닥 블록을 따라가면 엇갈린 원형 기둥을 지나 주택의 현관에 도착한다. 마치 우주선을 받치고 있는 듯한 원형 기둥은 시각적인 재미를 주고, 잔잔하게 꾸민 정원은 과하지 않으면서 순백의 외관과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동화된다. 세로줄 무늬와 수평의 판형은 매스감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수직, 수평과 어우러지는 원형과 자연 요소는 자칫 삭막해질 수 있는 백색의 건축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2층 플랫폼 외벽으로 나 있는 세로줄 무늬는 단순히 외관 연출을 위한 요소가 아니다. 햇빛이 강한 지역의 특성상 햇빛을 차단하는 루버 역할을 하는 패널로, 때에 따라 실내에서 패널을 폴딩 형태로 접어 열 수 있다. 패널을 열면 건축가가 얘기하듯 불멸의 녹색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비교적 높은 지대에 지어진 주택인 만큼 주변보다 높이가 높아 시선의 걸림 없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현관은 2층까지 뚫린 높은 천장으로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진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 위로 모빌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매달려 있고, 주택 곳곳에도 다양한 형태의 오브제가 자리하고 있다. 오브제는 직각의 주택과 상반되는 생명체를 형상화한 유기적인 형태가 주를 이룬다. 컬러감 역시 흰색의 바탕에 어우러지도록 같은 흰색 계열이거나 어두운 색감을 섞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현관 앞으로는 벤치형의 소파를 두어 외출 준비를 돕는다. 현관과 계단실을 지나면 본격적인 실내 공간이 이어진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다인용 식탁 위로 펼쳐진 식탁 조명이다. 다양한 길이의 와이어를 늘어뜨린 펜던트는 자유분방하지만, 색감을 흰색으로 선택해 어지럽지 않도록 연출했다.

공용공간은 식당을 중앙에 두고 왼편으로는 주방이, 오른편으로는 거실이 자리한다. 식당과 거실은 마루 바닥재 위에 러그를 깔아 영역을 구분했다. 식당은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긴 식탁을 놓았고 바닥재와 어울리는 원목 무늬를 선택했다. 패브릭 식탁 의자 역시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역할을 한다.

묵직한 화이트 아일랜드가 무게감을 더하는 주방은 숨겨진 기능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아일랜드 상판은 개수대와 조리대가 개폐식으로 설계되어 사용하지 않을 때는 상판을 덮어 깔끔함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벽면의 줄무늬 패널 일부는 홈 카페를 위한 도구들이 비치되어 있다. 패널을 열어 직각으로 밀어 넣으면 홈 카페가 나타난다. 커피 머신과 토스트 기기, 다양한 컵이 패널 안에 숨겨져 있다.

거실은 전체적으로 화이트 기조를 이어가면서 무채색과 원목이 조화되어 있다. 세로줄의 TV 벽면, 둥근 기둥, 유기적인 라인의 원통 오브제까지 외부와 내부를 아우르는 통일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깨끗한 화이트를 바탕으로 검은색의 1인 소파와 그레이톤의 소파를 두어 색감의 튐 없이 차분한 거실을 완성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왼편으로 2개의 침실이 있고, 오른편에는 메인 침실이 있다. 독특하게도 메인 침실은 침실과 욕실이 개방된 형태로 설계되었다. 침실과 욕실의 경계가 허물어진 메인 침실은 사용자의 자유로운 프라이버시가 표출되는 공간이다. 침대는 하부를 띄우고 패브릭으로 마감해 부드러운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천장에서 내려온 일자형의 펜던트는 분위기를 전환한다. 사이드 테이블 대신 투명 유리로 마감된 샤워실과 화장실의 하부를 가리는 파티션 겸 테이블을 설치했다. 원목 소재의 파티션도 세로결이 돋보이는 제품을 사용해 전체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파티션 뒤쪽으로는 욕조와 샤워실, 화장실이 각각 자리한다. 침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벽면에 수납장이 설치되어 있고 수납 벽면 중간에 세면대가 설치되어 있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어두운 대리석 벽에 배관을 매립 시공했으며, 대리석 벽체는 복도에서 보일 수 있는 시선을 차단한다. 벽체 뒤로는 붙박이장이 설치되어 있다. 욕조와 세면대 수전은 1층에서도 그랬듯 화이트 컬러를 선택해 순백의 아름다움을 이어간다.

2층에 있는 또 다른 침실은 단순하게 흰색을 기본으로 무채색을 가미해 완성했다. 마루 바닥재가 안정감을 주고 무채색의 러그가 따뜻한 분위기를 더한다. 이 침실의 매력은 창에 있다. 내실 창 너머로 외벽에 사용한 루버가 방에서도 드러나며, 루버 사이로 전경이 비친다. 사용자는 필요에 따라 루버를 열 수 있어 햇빛을 가리거나, 전망을 감상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아름다운 대지에 녹아든 집

Happy Valley Residence

에디터 이석현

캘리포니아주 라피엣에 자리한 ‘해피 밸리 레지던스(Happy Valley Residence)’는 9,307㎡(2,815평) 규모의 넓은 대지 위에 지어진 1,003㎡ 규모의 주택으로 연중 내내 흐르는 개울에 접해 있어 녹음과 물이 어우러지는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Architect / Swatt Miers Architects

Location / 캘리포니아 라피엣, 미국

Area / 3,291㎡

Photograph / Russell Abraham, Marion Brenner


프로젝트를 진행한 스와트 마이어스 건축사무소(Swatt Miers Architects)의 핵심설계 전략은 주택을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조경을 보존하기 위해 기존 주택의 공간 설계를 기초로 재사용하는 것이었다. 건축사무소 측이 “작업의 결과 완공된 날부터 시대를 초월한 품격을 지닌 집이 아름다운 대지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고 설명할 만큼 주택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풍광이 건축물과 조화되어 하나의 자연으로 재탄생했다.

해피 밸리 레지던스의 건축물은 단순한 H자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실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필요 공간이 자리한 형태다. 주택으로 진입하는 입구는 북쪽에 위치하고, 남쪽으로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대형 래나이(Lanai)가 정원 쪽으로 뻗어 있다. 하와이나 스페인 주택에서 볼 수 있는 래나이는 주택 앞뜰의 정원(Patio), 테라스 등에서 자연을 감상하기 위해 주로 적용된다. 해피 밸리 레지던스 역시 넓은 정원과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주택의 길이만큼 길고 넓게 베란다를 조성하고 다양한 야외가구를 두어 자연과 동화되는 삶의 바탕을 제공하고 있다. 한쪽 베란다 끝으로는 수영장이 있는 구조물이 별도로 설계되었다. 편안한 휴식을 취하면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의 외벽은 주택과 동일하게 마감하고, 내부의 벽과 천장은 노란색으로 포인트 마감해 즐거운 활력을 준다.

H자형 건축의 중심 공간인 거실은 북쪽 입구를 통해 진입한다. 양쪽 중정으로 바로 연결되는 거실은 2층 높이까지 뚫려 있어 웅장함을 자랑한다. 2층 면까지 모두 통유리로 마감해 개방감이 극대화된 거실은 천장, 벽면, 바닥을 목재로 마감해 웅장하지만, 따뜻한 감성이 흐른다. 소파 영역과 식당 영역으로 구성된 거실의 한쪽 벽면은 거대한 벽난로 벽체를 세워 자칫 지나치게 투명해 어지러울 수 있는 분위기를 잡을 수 있는 중심 역할로 활용했다. 주방과 가족 공간은 H자의 동쪽에, 홈 오피스와 게스트 스위트는 반대편에 위치한다. 주방은 조리 영역과 식당 테이블이 함께 배치되어 있고 벽 쪽으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전체적인 분위기에 맞춰 우드 계열로 마감해 편안한 느낌을 준다. 조리 영역 벽면에는 기하학 문양의 타일로 포인트를 주어 활기찬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주방으로 들어서는 벽면 뒤쪽으로는 와인을 꽂을 수 있는 보관 랙을 오브제처럼 디자인해 시선을 잡는다. 주방과 마주하는 공간에는 가족을 위한 거실이 별도로 마련되었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이어진 통창을 통해 그림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가족 공간은 식구들이 모여 화목을 다지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주방과 패밀리룸 쪽 2층에는 어린이 방이 있고, 마스터 스위트룸은 홈 오피스와 게스트 스위트룸 위에 자리한다. 해피 밸리 레지던스의 주요 소재로는 일부 내부 벽과 천장의 사이딩, 트래버틴 벽체, 바닥재, 테라스 등에 웨스턴 레드 시더(Western Red Cedar)를 비롯한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소재를 사용했다. 창문과 문은 삼나무 사이딩과 어울리도록 스테인으로 칠한 더글러스 전나무(Douglas Fir)로 맞춤 제작되었다.




모던하지만 가볍지 않은

고요한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모던하우스

에디터 이석현

수미가디자인이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전북 완주군의 산속에 있는 개인주택이다. 노부부와 젊은 부부가 같이 생활하는 주거 공간으로 연령층에 크게 호불호가 없는 모던함을 주된 디자인으로 한다. 그러나 ‘모던’이라는 이름으로 디자인이 단순해지지 않도록 하는 게 디자이너의 몫이다. 모던하지만 가볍지 않은, 깔끔하지만 자연스러운, 창문 밖 풍경이 동양화처럼 느껴지는 자연 속 주택을 소개한다.

디자인 / 수미가디자인·성민기, 박가빈

시공 / 수미가디자인

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읍 목효로 120-194

면적 / 132.2㎡(1층), 92.6㎡(2층)

마감 / 천장-아모르코트(전체), 도장(욕실) I 벽체-아모르코트 특수 페인팅 I 바닥-타일, 마루 I 조명-다운라이트, 마그네틱 매립 조명

사진 / 하이트·민경지


주택은 신축 현장으로 건설사와의 협업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프로젝트였다. 외부 시공은 건설사에서 진행하고 내부 시공을 인테리어사에서 마감하다 보니 단열과 창호 시공, 배관 높이 등 원활한 협업을 통해야 디자이너가 원하는 마감이 결과물로 나올 수 있었다. 그 과정으로 높은 천장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에어컨 배관과 열교환기 등의 높이를 건축 초반부터 적용해 진행했다. 협업의 결과로 복도에서 이어지는 간접조명을 끊김이 없이 시공해 원하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다. 신축 주택은 시공 후 누수와 벽면 도장의 크랙이 항상 걱정되는 부분인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체 가벽 시공 시 스터디를 사용해 벽면 단열과 석고 작업을 진행했다. 천장의 간접박스도 금속으로 제작해 오래 사용해도 휘어지거나 금이 발생하는 것을 최소화했다.

중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비정형의 복도 공간과 마주한다. 복도 왼편으로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이 있고, 부채꼴 모양으로 퍼지는 오른쪽 복도 끝을 돌면 거실로 향하는 복도가 나타난다. 현관 복도부터 거실까지 이어지는 천장의 간접조명은 자연스러운 무드와 동선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복도가 끝나는 지점부터 주방, 식당, 거실이 순차적으로 펼쳐진다. 거실의 바닥과 천장은 색감이 주는 착시효과를 이용해 모두 화이트 톤으로 마감하고 세로로 길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거실은 커다란 창을 통해 넓게 펼치진 전경이 특징인 만큼 외부 환경을 내부 포인트로 이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도 나뭇결과 대리석 등 자연 소재를 적극 활용했다. TV가 걸린 아트월은 수납장으로 설계해 공간활용도를 높였으며, 주방 수납 가구와 같은 소재를 사용해 통일감을 주었다. 하단 선반은 대리석으로 배치해 측면 큰 창에 보이는 산과 푸릇한 나무와도 어우러지도록 했다.

주방은 환기 설계에 중점을 두었다. 메인 주방과 거실의 공간을 분리하지 않는 대신 보조주방에서 환기가 많이 필요한 음식을 조리할 수 있도록 공간을 분리했다. 보조주방에서는 외부로 이어지는 시스템도어를 통해 원활한 환기가 가능하다. 복도 중간에 위치한 보조주방은 복도에서 진입하거나 메인 주방 벽면의 히든 도어, 외부로 이어지는 시스템도어 총 3개의 출입구로 구성되어 있다. 히든 도어는 주방 벽면으로 느껴지도록 마감을 동일하게 적용한 폴딩 도어로 간결한 동선을 제공하고 시각적인 안정감을 준다.

공용 화장실은 건식구조로 시공되었다. 문을 여는 순간 양변기가 바로 보이지 않도록 조적 벽 내부에 위치시켰으며, 조적 벽에 매립 휴지 걸이를 놓아 활용성을 높였다. 일반적인 도기 세면대 대신 세라믹 세면대를 넓게 디자인하고 하부에 수납장을 두어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넓은 세면대에는 포인트 조명을 달아 세련미를 배가했다. 1층 안방 욕실은 청결과 위생이 필요한 욕실과 양변기를 같은 공간에 배치하지 않기 위해 화장실과 욕실을 분리했다. 안방 욕실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돌담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처럼 욕실 내부는 거친 표면의 어두운 타일로 마감했다. 타일 욕조도 돌과 같은 느낌으로 연출하고 어두운 색감의 타일을 사용한 만큼 타일 선반에도 간접조명을 배치해 전체적인 조도를 맞췄다.

계단은 서로 다른 바닥재로 시공된 1층과 2층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타일이 계단 초입까지 타고 올라오다가 자연스럽게 원목 나무 바닥으로 이어진다. 계단이라는 구조 자체가 우리의 시선에 입체적으로 느껴지기에 거주자의 시선으로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복잡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난간은 유리 소재로 사용해 간결화했다. 이에 단순화된 계단실에서는 큰 창문에만 시선이 닿아 넓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2층 공간으로 올라오면 1층과 동일한 구조의 복도가 이어진다. 다른 점이 있다면 복도 벽면에 히든 도어로 창고 문이 숨겨져 있다. 젊은 부부를 위한 공간은 수납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방마다 붙박이장을 배치해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2층 공용욕실로 들어가는 입구엔 파우더 룸을 마련하여 부부의 미용 공간을 구성했다. 베이지색 타일은 따뜻함과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스탠드형의 세면대와 매립 수전이 부속품들을 가림과 동시에 세련미를 배가한다. 사소한 디테일은 욕실 공간의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조성한다.




2개의 주택을 하나로

Costa Nova

에디터 이석현

포르투 근교에 있는 코스타 노바는 과거 어부들의 집들을 눈에 잘 띄도록 줄무늬를 넣은 것을 시작으로 줄무늬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화 같은 해변 마을로 알려져 있다. 이 프로젝트도 코스타 노바의 해변에 위치한 만큼 지역의 특성을 살린 외관 디자인을 바탕으로 2개의 주택 건물이 독특한 주거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Architecture / Espaço Objecto

Location / 코스타 노바, 포르투갈

Area / 428㎡

Photograph / Ivo Tavares Studio


코스타 노바의 중심부에 자리한 이 주택은 코스타 노바의 전통 줄무늬 목조 가옥 ‘팔헤이로스(Palheiros)’와 관련된 건축물은 아니지만 독특한 외관 덕분에 아베니다 조제 이스테방(Avenida José Estevão) 거리의 도시 정면과 잘 어울린다. 이에 소유주의 강한 의지로 단독 주택으로의 확장 리모델링을 진행한 프로젝트이지만, 외관을 덮고 있는 타일의 디자인과 색채 효과, 지붕 상단의 트림을 구성하는 나무 조각은 외관을 돋보이게 하는 장식 요소로 복원 작업에서 보존되었다. 주택 부지는 2개의 건물과 함께 중정, 수직 정원, 수영장, 계단 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길게 형성된 2개의 주택은 각각 공공 도로에 인접해 있다. 앞 건물은 코스타 노바 지역의 특색에 순응하는 외관을 갖추고 있으며, 높은 지대에 위치한 뒤쪽 건물은 지하층과 지상 3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목제 클래딩이 정면 외관을 덮은 모양새다. 앞 건물의 박공지붕과 어우러지도록 뒤 건물 역시 순화된 박공지붕으로 천장 면을 일체화했다.

알록달록 초록 무늬가 흰색 바탕 위에 칠해진 앞쪽 주택은 2개의 출입구로 진입이 가능하다. 왼쪽 출입구는 외부를 통해 중정으로 곧장 이어지며, 오른쪽은 주택 내부로 들어가는 현관이다. 동화 속에 나오는 주택 이미지를 만끽하며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의 박공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 웅장한 분위기를 풍긴다. 복층으로 구성된 주택 내부는 거실과 식당 및 주방, 화장실, 중정, 수직 정원, 계단실로 구성되어 있다. 거실은 편안함이 드러나는 2개의 소파와 따뜻한 감촉의 러그가 거실 영역을 규정한다. 거실에는 자연석 같은 문양의 금속 테이블을 놓아 현대적인 분위기를 고조했다. 한쪽 벽을 따라 난간 없이 단만 시공된 계단을 올라가면 한 사람 정도 몸을 누일 수 있는 데이 베드가 오브제처럼 놓여 있다. 박공지붕 아래에서 창문으로 보이는 해변 풍경은 휴식의 질을 높여줄 것이다.

거실을 지나면 일자로 긴 주방 및 식당이 나온다. 박공지붕 아래 높은 천장 구조의 주방 및 식당은 외부 중정 쪽을 통유리로 마감해 시원한 개방감을 준다. 식당을 돌아가면 내부와 외부를 걸쳐 사각형의 우드 패널로 마감된 화장실이 복도 중앙에 위치하며, 복도 끝은 위쪽 주택으로 이어지는 계단실이 나온다. 복도와 계단은 흰색으로 천장과 벽, 바닥을 마감해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는 가운데 검은색 창틀과 우드 박스가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중정은 바비큐가 가능한 조리시설과 수직 정원, 수영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지의 뒤쪽 북쪽 주택은 수영장으로 이어진 외부 계단과 내부 계단실을 통해 진입할 수 있다. 박공 형태의 지붕을 가진 뒤쪽 주택은 총 3개 층으로 공용 공간인 주방 및 식당, 4개의 침실과 욕실로 구성되어 시기에 따라서는 숙박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주택 외관은 박공지붕 형태의 건물로 외부 벽면을 목제 패널로 마감해 빛이나 조명에 따라 주택의 분위기가 전환되는 특징을 갖는다. 낮에는 일정량의 햇빛을 조절해 강한 빛과 열을 차단하고, 저녁에는 내부 조명 빛이 밖으로 발산될 때 패널을 거치면서 아름다운 외관을 형성한다. 수영장에는 조각가가 새긴 아름다운 색채의 장식들이 즐거운 상상력을 자극한다.

앞쪽과 뒤쪽을 길게 이은 계단실은 한쪽 면이 통유리로 시공되어 수영장과 수영장 벽면의 전경을 감상하며 이동할 수 있다. 계단을 올라 다다른 주택 내부는 주방과 식당으로 구성된 공용 공간과 2, 3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과 마주한다. 주방과 식당은 순백의 화이트로 마감된 천장과 벽체, 바닥에 이어 가구 역시 화이트를 선택했다. 통창 밖으로 멀리 해변이 보이고 가깝게는 수영장을 풍경 삼아 생활을 즐길 수 있다. 각각 2개의 침실이 분포된 2층과 3층은 모던한 분위기로 꾸며 휴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전면에 배치된 침실의 경우 외부 목제 패널을 통해 빛이 조절되며, 그 자체로도 장식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실내와 실내의 경계를 허무는 안뜰

Lake Tai Villa

에디터 이석현

하얀 정자, 산들바람, 푸른 잔디와 나무, 맑은 물 위로 굽이치는 다리, 실내 공간과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 등 동양의 고전적 미감에서 정원은 평화와 여유, 외부 세계로부터의 기쁨과 휴식의 공간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동양의 미학은 스타일과 형태 면에서 현대의 도시 경험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 정신은 여전히 관련성이 있으며 현대 디자이너에게 흥미로운 개념적 기반을 제공한다.

Interior & landscape design / Z+H Interior Design

Design Director / Zhang Haihua

Location / 장쑤성, 중국

Project Area / 1,100㎡

Courtyard Area / 600㎡

Photography / Cai Yunpu, ⓒPChouse


장쑤성의 유명한 타이 호수 근처에 자리한 ‘타이 호수 빌라(Lake Tai Villa)’의 부지는 1,000㎡가 넘는 공간을 차지하며, 이 중 600㎡가 중앙 안뜰로 계획되었다. 안뜰은 현대식 지붕이 덮인 산책로 안쪽에 배치된 수영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시각적, 공간적으로 주택 내부 공간과 연결되어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허문다. 디자인 디렉터 장하이화(Zhang Haihua)는 미니멀리즘 원칙을 적용해 프로젝트에 안뜰을 구성하고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해 단순함, 우아함, 명료함이 돋보이는 공간을 만들었다. 수영장의 물은 띠처럼 안뜰을 둘러싸고 있어 자연과 건축이 균형 잡힌 비율로 긴밀하게 연결되었다. 안뜰은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어 안뜰을 통과하거나 안뜰에 가까워질 때 예상치 못한 전망을 지속적으로 접하게 된다. 새로운 전경을 순간순간 맞이하는 것이 타이 호수 빌라의 매력이기도 하다. 특히 건축은 서양의 모더니즘을 추구하고 있지만 안뜰 디자인은 동양의 세련미와 다각적인 정원 경험을 미묘하게 통합하고 있다.

타이 호수 빌라의 현관은 가지런히 정돈된 잔디 위 외부 계단을 따라 내려와야 만날 수 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현관을 들어서면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나선형 계단 입구가 나타난다. 순백의 마감과 대리석 무늬가 어우러진 원형 계단실 시점에는 겨자색의 1인 체어도 놓여 있다. 지하층 나선형 계단 맞은편에는 확장된 주방 아일랜드가 있어 사교나 음료를 즐길 수 있으며, 인접해 있는 차고에서 주택으로 진입할 때 완충 공간 역할을 한다. 또한 세모난 형태의 공간에 방향성을 부여해 주택의 나머지 공간으로 향하는 경로를 표시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연출되도록 현대적인 요소를 활용했다.

1층으로 올라오면 넓은 개방형 거실이 시야에 들어온다. 거실은 무늬목으로 덮인 높은 곡선형 벽이 한쪽 끝을 감싸고 있으며,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대형 창문은 실내와 실외 공간 사이에 투명함을 더해 실내 공간이 건물 벽을 넘어 그 너머의 자연환경으로 확장되고 있다. 거실 반대편에는 한 쌍의 원형 기둥과 낮은 천장,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유리창이 안뜰의 야외 수영장과 수생식물을 향해 뻗어 있는 전망을 연출한다. 구조적 미니멀리즘과 명확한 개념을 구현하고자 디자이너는 소재 사용도 간소화했다. 전체적으로 유기 소재가 사용되었으며 나무 무늬목의 자연스러운 색조와 질감이 넓은 개방형 공간에 따뜻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디자인 디렉터 장하이화는 서로 다르지만 상호 보완적인 아이디어를 통합하기 위해 미니멀리즘 건축 미학을 도입하는 동시에 각기 다른 공간의 개폐에 변화를 주었다. 투명도를 세심하게 조절해 각 공간을 개별적으로 정의하는 동시에 다른 공간과 상호 연결되도록 했다. 서로 연결된 이 공간들은 비율, 분위기, 소재에 있어 매혹적인 변주를 보여주며 각 방을 이동하는 모든 사람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동양과 서양의 감성, 고대와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새로운 형태와 의미의 조합을 만든다. “문밖에는 거울 호수가 있고, 봄바람은 고대의 물결을 바꿀 수 없다.” 장하이화는 시간이 흐르고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지만, 모든 자연은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개방성, 마음의 평화를 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은 수천 년 동안 중국 작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왔으며, 현대 중국에서도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정신을 전달하기 위해 디자인과 건축에 대한 양심적인 추구, 자유로운 붓 터치, 현대적인 형태와 고대의 매력을 우아하게 융합하는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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