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궁극의 휴식
Spaces for Ultimate Relaxation
지친 몸과 머리를 잠시라도 비워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감각은 더 이상 리조트나 스파 같은 특별한 목적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집과 도시, 일과 여행, 공용과 사적 영역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스케일의 공간들이 이제 저마다의 방식으로 휴식의 조건을 실험한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네 개의 프로젝트는 그런 변화의 최전선에서 ‘쉰다’는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묻는 사례들이다.
누군가는 오래된 집을 다듬어 나만의 안식처로 만들고, 누군가는 도시 안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체류형 숙소를 기획한다. 또 다른 팀은 산과 호수가 만든 압도적인 풍경을 배경 삼아 리조트를 설계하고, 어떤 건축가는 마을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대지를 섬세하게 읽어 새로운 거주 형식을 제안한다. 네 프로젝트는 각기 다른 맥락과 프로그램을 지녔지만, 공통적으로 휴식을 하나의 공간 언어로 번역한다는 점에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프로젝트 모두 사용자의 속도를 낮추는 장치를 공간 곳곳에 심어 두었다는 점이다. 재료의 질감과 마감의 디테일이 손의 움직임을 유도하고, 프레임처럼 잘려진 풍경이 시선을 붙잡는다. 동선 중간중간에 놓인 작은 앉을 자리, 몸을 기댈 수 있는 코너, 빛이 모이는 틈은 잠시 멈춰 설 구실을 만든다. 그렇게 쌓인 미세한 정지의 순간들이 모여, 어느새 ‘휴식’이라는 하나의 경험을 형성한다.
사계절의 서사를 품은 공간
사담재 四談齋
RED DOT AWARD Design Concept 2026 Red Dot Winners
깊은 산자락 끝, 고요가 내려앉은 문경에 자리한 사담재는 여백의 미로 시간을 느리게 흐르게 하는 감성 스테이다. 전통 한옥의 구조와 절제된 재료를 바탕으로 머무는 이가 사계절의 풍경 속에서 스스로의 감각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디자인 / (주)스노우스페이스·유성열
디자인팀 / 조현호, 김효재, 최다영
시공 / (주)스노우스페이스·김우범
시공팀 / 박승민, 오승준
위치 /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온천강변1길 29
면적 / 7,832.60㎡(대지), 1,989.06㎡(건축), 2,192.57㎡(연면적)
마감 / 금속, 도장, 석재, 무늬목, 원목마루
건축설계 / 벧엘로 건축사사무소
사진 / 언제나디자인(ALWAYS, DESIGN)
四:네개의 계절, 談:이야기
사계절의 이야기를 품은 감성 스테이 사담재는 깊은 산자락 끝, 고요가 내려앉은 문경에 자리한다. 오랜 시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품어온 이 장소에서 스노우스페이스는 문경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공간 안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담아낼 것인지에 집중했다.
스테이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은 문경의 고요함이 깃든 ‘비어 있음’을 공간 안에 구현하는 일, 곧 여백 속에서 머무는 이가 스스로의 감각을 채워갈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여백 안에서 시간과 계절의 흐름을 천천히 체험하게 하고, 이곳의 시간 또한 장소의 정서와 함께 조용히 흘러가도록 함으로써 머무름 자체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안한다. 동시에 스테이 본연의 기능과 더불어 지역과 호흡하는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에도 주목했다. 다양한 무형문화재와 장인 문화가 살아 있는 문경에서 사담재는 방문자에게 지역의 문화를 체험하고 정신을 교류하는 현대판 ‘사랑채’ 같은 장소가 되기를 지향한다.



경계의 확장을 통해 풍경과 하나 되는 공간
사담재의 건축 배치는 전통 한옥의 안채와 사랑채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지역의 문화적 콘텐츠를 체험하는 공용 공간과 숙박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했다. 공간의 시작에는 하늘을 품은 수(水) 공간이 마당에 자리하며, 그 주변으로 로비와 로컬 푸드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문경의 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들이 유기적으로 펼쳐진다. 마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중첩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문경이 가진 깊이 있는 문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살아 숨 쉬는 공간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객실 영역으로 들어서면 방문자는 하늘을 투영하는 고요한 수공간과 마주하고, 회랑을 따라 걸으며 이를 사색하듯 즐길 수 있는 동선으로 진입하게 된다. 10개의 객실(채)은 중정과 회랑을 중심으로 여유롭게 배치되어 고즈넉한 건축적 여백 속에서 아늑함과 고요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사담재의 공간은 유기적인 흐름 속에 서로 자연스레 연결된 공간 체험을 유도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루와 방, 툇마루와 마당이 이어지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는 희미해진다. 바깥 풍경은 차경이 되어 실내와 끊임없이 호흡하고, 시선은 낮아진 자리에서 천천히 바깥으로 스며든다. 모든 공간은 좌식 문화에서 느껴지는 평온한 공간감을 따르며, 전통적인 ‘기둥과 보’ 구조가 만들어내는 한옥 특유의 안정감과 깊은 정서를 담아낸다. 객실에 머무르며 후정을 관조하는 배치는 여백의 미와 사계절의 풍경, 시간을 함께 담아내고, 머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사색에 잠기도록 이끈다.

이곳에는 시선을 자극하는 인위적 색채가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있다. 질박한 질감이 살아 있는 무채색 벽면, 깊은 물성을 지닌 목재, 발걸음을 담담히 받아내는 석재의 투박함 등 각 재료의 고유한 뉘앙스가 곧 공간의 분위기를 이룬다. 한지를 통과해 스며드는 볕은 날카로운 빛이 아니라, 조용한 온도로 다가와 평온을 선사한다. 이 차분한 공간감 속에서 머무는 이는 소리와 빛, 온도와 향에 한층 더 민감해지며, 오감을 통해 진정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웰니스 경험을 누리게 된다.




진정성이 지속되는 스테이를 향하여
스노우스페이스는 “사담재를 만들어 온 긴 여정 끝에 공간과 장소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면, 이 공간의 본연의 가치는 한옥의 형태나 재료의 스타일에 기인하지 않는다”면서 “각박한 시대에 서로에게 필요한 정서적 여백을 제공하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의 소비 방식을 제안하는 장소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일상의 머무름과는 다른 방식의 ‘머무름’을 제시하는 스테이, 고즈넉한 공간의 정서 속에서 오롯이 사색에 몰입하게 하는 체험의 장이 바로 사담재다. 장소가 가진 전통과 특별함을 오감으로 체험하며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스테이로서 이곳이 오래도록 살아 숨쉬기를 기대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도 깊은 여운을 남기고, 진정성이 조용히 전해지는 공간으로 남는 것. 사담재가 그려나가고자 하는 감성 스테이의 방향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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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궁극의 휴식
Spaces for Ultimate Relaxation
지친 몸과 머리를 잠시라도 비워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감각은 더 이상 리조트나 스파 같은 특별한 목적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집과 도시, 일과 여행, 공용과 사적 영역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스케일의 공간들이 이제 저마다의 방식으로 휴식의 조건을 실험한다. 이번 호에 소개하는 네 개의 프로젝트는 그런 변화의 최전선에서 ‘쉰다’는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묻는 사례들이다.
누군가는 오래된 집을 다듬어 나만의 안식처로 만들고, 누군가는 도시 안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체류형 숙소를 기획한다. 또 다른 팀은 산과 호수가 만든 압도적인 풍경을 배경 삼아 리조트를 설계하고, 어떤 건축가는 마을의 기억이 켜켜이 쌓인 대지를 섬세하게 읽어 새로운 거주 형식을 제안한다. 네 프로젝트는 각기 다른 맥락과 프로그램을 지녔지만, 공통적으로 휴식을 하나의 공간 언어로 번역한다는 점에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프로젝트 모두 사용자의 속도를 낮추는 장치를 공간 곳곳에 심어 두었다는 점이다. 재료의 질감과 마감의 디테일이 손의 움직임을 유도하고, 프레임처럼 잘려진 풍경이 시선을 붙잡는다. 동선 중간중간에 놓인 작은 앉을 자리, 몸을 기댈 수 있는 코너, 빛이 모이는 틈은 잠시 멈춰 설 구실을 만든다. 그렇게 쌓인 미세한 정지의 순간들이 모여, 어느새 ‘휴식’이라는 하나의 경험을 형성한다.
사계절의 서사를 품은 공간
사담재 四談齋
RED DOT AWARD Design Concept 2026 Red Dot Winners
깊은 산자락 끝, 고요가 내려앉은 문경에 자리한 사담재는 여백의 미로 시간을 느리게 흐르게 하는 감성 스테이다. 전통 한옥의 구조와 절제된 재료를 바탕으로 머무는 이가 사계절의 풍경 속에서 스스로의 감각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디자인 / (주)스노우스페이스·유성열
디자인팀 / 조현호, 김효재, 최다영
시공 / (주)스노우스페이스·김우범
시공팀 / 박승민, 오승준
위치 /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온천강변1길 29
면적 / 7,832.60㎡(대지), 1,989.06㎡(건축), 2,192.57㎡(연면적)
마감 / 금속, 도장, 석재, 무늬목, 원목마루
건축설계 / 벧엘로 건축사사무소
사진 / 언제나디자인(ALWAYS, DESIGN)
사계절의 이야기를 품은 감성 스테이 사담재는 깊은 산자락 끝, 고요가 내려앉은 문경에 자리한다. 오랜 시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품어온 이 장소에서 스노우스페이스는 문경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공간 안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담아낼 것인지에 집중했다.
스테이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은 문경의 고요함이 깃든 ‘비어 있음’을 공간 안에 구현하는 일, 곧 여백 속에서 머무는 이가 스스로의 감각을 채워갈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여백 안에서 시간과 계절의 흐름을 천천히 체험하게 하고, 이곳의 시간 또한 장소의 정서와 함께 조용히 흘러가도록 함으로써 머무름 자체에 깊이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안한다. 동시에 스테이 본연의 기능과 더불어 지역과 호흡하는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에도 주목했다. 다양한 무형문화재와 장인 문화가 살아 있는 문경에서 사담재는 방문자에게 지역의 문화를 체험하고 정신을 교류하는 현대판 ‘사랑채’ 같은 장소가 되기를 지향한다.
사담재의 건축 배치는 전통 한옥의 안채와 사랑채 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지역의 문화적 콘텐츠를 체험하는 공용 공간과 숙박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했다. 공간의 시작에는 하늘을 품은 수(水) 공간이 마당에 자리하며, 그 주변으로 로비와 로컬 푸드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문경의 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들이 유기적으로 펼쳐진다. 마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적 체험이 중첩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문경이 가진 깊이 있는 문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살아 숨 쉬는 공간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객실 영역으로 들어서면 방문자는 하늘을 투영하는 고요한 수공간과 마주하고, 회랑을 따라 걸으며 이를 사색하듯 즐길 수 있는 동선으로 진입하게 된다. 10개의 객실(채)은 중정과 회랑을 중심으로 여유롭게 배치되어 고즈넉한 건축적 여백 속에서 아늑함과 고요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사담재의 공간은 유기적인 흐름 속에 서로 자연스레 연결된 공간 체험을 유도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마루와 방, 툇마루와 마당이 이어지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는 희미해진다. 바깥 풍경은 차경이 되어 실내와 끊임없이 호흡하고, 시선은 낮아진 자리에서 천천히 바깥으로 스며든다. 모든 공간은 좌식 문화에서 느껴지는 평온한 공간감을 따르며, 전통적인 ‘기둥과 보’ 구조가 만들어내는 한옥 특유의 안정감과 깊은 정서를 담아낸다. 객실에 머무르며 후정을 관조하는 배치는 여백의 미와 사계절의 풍경, 시간을 함께 담아내고, 머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사색에 잠기도록 이끈다.
진정성이 지속되는 스테이를 향하여
스노우스페이스는 “사담재를 만들어 온 긴 여정 끝에 공간과 장소의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면, 이 공간의 본연의 가치는 한옥의 형태나 재료의 스타일에 기인하지 않는다”면서 “각박한 시대에 서로에게 필요한 정서적 여백을 제공하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의 소비 방식을 제안하는 장소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일상의 머무름과는 다른 방식의 ‘머무름’을 제시하는 스테이, 고즈넉한 공간의 정서 속에서 오롯이 사색에 몰입하게 하는 체험의 장이 바로 사담재다. 장소가 가진 전통과 특별함을 오감으로 체험하며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스테이로서 이곳이 오래도록 살아 숨쉬기를 기대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도 깊은 여운을 남기고, 진정성이 조용히 전해지는 공간으로 남는 것. 사담재가 그려나가고자 하는 감성 스테이의 방향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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