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펼치는 겨울의 여정 - Winter Travel in Hotel (2021.12)

호텔에서 펼치는 겨울의 여정
Winter Travel in Hotel

취재 한성옥, 최지은, 이상진

겨울이면 몸은 이불 속에서 움츠리게 되지만 마음은 여전히 흥미로운 세계를 꿈꾸고 있다.
따스하고 안락한 공간에서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는 호텔이 겨울 여행의 묘미를 알려준다.

겨울은 우리의 숨을 잠재우는 계절이다. 날씨가 춥다 보니 문밖으로 나서기보다는 실내로 파고들게 되기 때문이다. 비록 다이내믹한 외부 활동은 줄어들지만 대신 겨울에는 포근한 휴식이 있다. 담요를 덮고 따끈한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장면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듯 이런 휴식기도 삶에 꼭 필요한 시간이다. 바쁜 일상을 멈추고 숨을 고르는 동안 삶의 방향을 정비하고 새로운 기운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겨울은 여행을 닮았다. 여행 역시 삶에 쉼표를 찍고 색다른 경험을 함으로써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일이니 말이다. 여행을 말할 때면 으레 여름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떠나고 싶은 마음에는 계절이 없다. 게다가 올겨울은 위드코로나로 여행을 향한 갈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폭발해 온라인 여행 플랫폼의 해외 항공권 판매량이 한 달 만에 세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했을 정도다. 중단되었던 항공 노선도 속속 재개되고 숙박 업체들도 여행객을 맞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호텔은 아늑한 개인 공간을 구심점으로 실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겨울 여행에 제격이다. 기본 부대 시설을 넘어 각양각색의 콘텐츠를 포용해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한 호텔은 우리가 꿈꾸는 여행을 오롯이 펼쳐 보인다. 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을 위해 내외부의 경계를 흐려 자연의 품에 안기는 휴식을 선사하고 객실에 필라테스 장비를 설치하거나 요가 수업을 진행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도록 돕는다. 독특한 테마를 밀도 높게 구현한 디자인으로 공감각적 경험을 전하는가 하면 소재, 형태, 색을 극도로 정제해 외부가 아닌 마음에 귀기울이도록 이끌기도 한다. 객실에서 책과 음악, 오페라 공연 실황 등을 즐기도록 해 예술적 감수성을 높이고, 코워킹 스페이스를 마련하거나 지역민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갖춰 여행자를 더 넓은 세계와 연결해주는 역할도 한다. 안온한 공간에 수많은 활동을 품어 풍성한 휴식을 선사하는 호텔에서 겨울의 여행을 시작해보자.




투박함이 선사하는 위로


Hylla Vintage Hotel

Design / GTD
Location / Lijiang, China
Area / 24,000㎡
Photograph / Lei Tantan

TRAVEL BACKGROUND
도시 문명은 편리하지만 종종 피로를 느끼게 한다. 규격과 틀에 맞춰진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과하게 정제된 주변의 모든 것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순간이면 매끄럽게 포장한 도로가 아닌 울퉁불퉁한 흙길, 크기가 다른 돌을 얼기설기 쌓아 올린 담벼락이 주는 여유가 그리워진다.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온 도시 사람들에게 조금씩 어긋난 형태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위로를 건네주는 듯하다. 시골의 삶을 녹여낸 호텔이 재충전의 공간으로 각광받는 이유도 투박함이 선물하는 여유 덕분이다. 흙과 돌, 나무 속에서 휴식을 즐기다 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이 생긴다. 아직 자연이 낯선 도시인을 위해 깔끔하게 정돈한 내부는 오히려 거친 자연을 강조해주며 농촌이나 어촌 생활을 연상시키는 각종 소품은 색다른 추억까지 남겨준다.

TRAVEL IN SPACE
경험한 적 없는 고대의 삶이 그리워지는 것은 자연과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주변의 돌이나 나무로 집을 짓고 기후에 따라 구조를 결정하던 전통적 삶은 그 지역의 자연을 듬뿍 담아 여유를 즐기게 해준다. Hylla Vintage Hotel은 ‘나시’ 라는 소수민족의 흔적이 남아있는 중국 리장시에 자리했다. 산과 초원, 숲으로 둘러싸인 호텔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나시족의 터라는 특징을 살리기 위해 화려한 디자인을 덜어냈다. 대신 자연 소재로 공간을 담백하면서 수수하게 정돈했으며 현대적인 가구를 배치하고 곳곳에 전통요소를 녹여내 여행객이 거부감 없이 리장시의 자연과 문화를 받아들이도록 했다.

TRAVEL MEET DESIGN
자연 속에 전통을 품은 Hylla Vintage Hotel. 투박한 자연을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호텔 내부를 정제하고 넓은 안뜰과 커다란 통창을 곳곳에 두어 어느 곳에서도 다채로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도착하면 바로 리셉션 구역이 나오는 일반 호텔과 달리 Hylla Vintage Hotel 입구는 긴 회랑을 거쳐 로비 구역으로 연결되는데 길을 따라 크기가 제각각인 돌을 쌓아 마을로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회랑을 따라 변화하는 양옆의 풍경은 호텔 내부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내부는 나무와 가죽 등 지역 고유의 소재를 이용했으며 각각의 질감을 살려 창 너머로 보이는 설산이나 원시림 등 웅장한 자연물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동시에 공간을 깔끔하게 다듬고 곳곳에 미드센추리 모던풍 가구를 두어 러프함 속에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간직하고 있다. 커다란 안뜰을 둘러싼 로비는 각각의 방을 연결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로비는 회랑을 기준으로 동쪽과 서쪽 구역으로 나뉘며 동쪽에는 바와 휴식 공간이, 서쪽에는 리셉션이 위치한다. 특히 동쪽에는 긴 나팔 모양의 청동화로를 놓아 불가에 모여 몸을 녹이던 나시족의 전통을 경험하게 했다. 

객실에 배치된 마루와 타일, 베이지색 벽체는 정돈된 형태로 깔끔함이 느껴지는데 시각적 무게감 없이 가는 선의 빈티지 가구로 채워 모던하게 꾸몄다. 마감재로는 나시족의 전통 기술이나 현지에서 공수한 목재와 석재, 공예품을 활용해 여행객은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다양한 감각을 통해 리장시의 자연과 문화를 만끽하게 된다. 또한 산과 초원, 숲, 민가 사이에 자리 잡은 호텔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모든 객실에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커다란 창을 뚫었다. 창 근처에 놓인 욕조나 데스크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넓은 창틀은 자연을 더 편안히 즐기게 돕는다.



새로운 이야기 속으로의 발걸음


The Londoner

Design / Yabu Pushelberg
Location / London, United Kingdom
Area / 31,966㎡
Photograph / Henry Bourne

TRAVEL BACKGROUND
물건이나 장소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겼다. 이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뿜어내 사람들을 매료한다. 특히 공간이 보존한 색다른 이야기는 여행자의 심장을 뛰게 하며 발길을 끌어당긴다. 옛 현인이 거닐었던 거리, 좋아하는 소설이 탄생한 카페 등 생생한 이야기가 엿보이는 공간은 그 장면을 연상하게 하며 공감각을 자극한다. 마음을 울리는 대상에 이끌리는 여행자를 위해 호텔도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고유한 스토리를 풀어낸다. 호텔만이 가진 역사와 철학 등 아이덴티티를 특별한 체험을 통해 전달하고 감성적인 애착을 만드는 것이다. 호텔의 설립 과정과 지역 문화 등을 공간과 음식, 콘텐츠에 담아내는데, 옛터의 오래된 유물을 보존해 과거를 연상하게 하거나 예술가가 사용한 객실을 그대로 재현하고 즐겨 마시던 술을 제공해 이색적인 기분을 선사하기도 한다.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독자적인 이야기가 깊은 감동과 즐거움을 전해 공간에 몰입하게 하며, 여행 이후까지 오래도록 각인된다.

TRAVEL IN SPACE
약 백 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하며 기분을 전환해 주는 영화와 연극. 더 나아가 작품을 만든 사람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엿듣게 된다면 제작 과정을체험한 듯 극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것이다. 런던 최대 규모의 극장들이 모인 레스터 스퀘어에 등장한 호텔 The Londoner는 공연 예술 종사자를 모티브로 공간을 구성해 영화와 연극의 천국인 거리를 더욱 이색적으로 즐기게 한다. 디자이너는 로비, 레스토랑, 바, 이벤트 홀 등 호텔 내부 영역을 영화 제작진과 출연진으로 의인화해 인상적인 공간을 구현했다. 엔터테인먼트와 문화, 휴식을 결합한 이곳은 감독이나 배우가 되어 화려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듯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TRAVEL MEET DESIGN
여러 극장과 이웃한 호텔 The Londoner는 공연 예술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 공용 공간에 공연 제작진과 대응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입구와 로비는 극의 전체적인 느낌을 다듬는 촬영 감독으로서 앞으로의 콘셉트를 암시하고 모험심을 자극한다. 특히 천장에 매달린 커다란 달 조형물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해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돕는다. 로비 옆으로 감독 역할을 하는 바 The Stage가 이어지는데, 배우와 스태프를 총괄하고 작품의 분위기를 잡는 것처럼 호텔 이미지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천장은 모두 거울로 아울러 신비롭고 극적인 장면을 완성했으며 대리석바, 벨벳 의자로 고전미를 부각했다. The Stage 뒤편의 계단 아래로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펼쳐진다. 이는 무대 아래에서 극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스태프를 상징해 연극 무대의 안팎을 오가는 배우가 된 듯한 경험을 이끈다. 그중 음향 담당자를 의인화한 이벤트 홀 The Green Room에서는 프라이빗 바를 중심으로 다양한 모임을 진행할 수 있다. 소리의 파장이 퍼져 나가는 것처럼 부드럽게 일렁이는 벽과 곡선형 소파, 대리석 바닥의 패턴이 천장을 가득 채우는 거울에 아롱거리듯 비쳐 몽환적인 무드가 흐른다. 

한편 로비 위층은 호텔 투숙객만을 위한 세 개의 전용 공간으로 이루어진 The Residence가 이어진다. 시각 효과 담당자를 표현한 이 공간에는 예술적인 모습이 가득 담겼는데, 그중 The Y Bar는 Y자 형태의 공간 전체를 아티스틱한 라인으로 채워 신비로운 느낌을 연출했으며 게스트 전용 라운지 The Drawing Room은 동식물을 묘사한 벽화를 그려 클래식하고 아늑한 느낌을 극대화했다.



문화로 향유하는 지역의 삶


chouchou

Design / Michael Malapert
Location / 11, rue du Helder, 75009 Paris, France
Area / 3,020㎡
Photograph / Nicolas Anetson

TRAVEL BACKGROUND
예전에 여행지나 여행자는 일상과 괴리되어 있었다. 랜드마크만을 점 찍듯 돌아다니고 타지인의 입맛에 맞춘 관광지 식당에서 밥을 먹는 여행에 그 지역의 진짜 삶은 없었다. 그러나 요즘 여행은 현지와 동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여행의 축이 로컬로 옮겨간 것이다. 이제 누군가의 삶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여행지가 될 수 있고 여행자는 다른 무엇보다도 지역의 일상을 경험하고 싶어 한다. 현지의 작은 시장에서 장을 보고 그곳의 전통과 문화를 배우거나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향유하며 낯선 세계의 삶을 알아간다. 비일상적 공간이었던 호텔이 로컬 경험의 거점으로 거듭나는 양상도 흥미로운데, 지역 전통 양식으로 건물을 세우고 객실은 현지인의 손길이 깃든 수공예 제품으로 채운다. 주변 상권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제안하거나 주민에게 직접 지역 전통과 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마련해 지역과 여행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TRAVEL IN SPACE
명소만 구경하기보다는 현지인처럼 지내고 싶어 하는 요즘 여행자. 그러나 어떤 지역에 머무르는 것만으로 그곳의 진짜 삶을 경험할 수는 없다. 삶을 이루는 요소는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산책하듯 찾아가는 시장, 퇴근길에 들르는 작은 상점, 어릴 때부터 즐겨온 문화 등이 어우러져 비로소 일상이 완성된다. 특히 문화는 정서와 가치관의 토대가 되기에 지역의 삶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풍부한 문화·예술 유산을 지닌 파리에는 프랑스의 대중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호텔 chouchou가 있다. 파리의 감성을 응축한 이 호텔을 찾은 여행자는 저녁을 먹으며 현지 뮤지션의 공연을 듣고 프랑스 문화 아이콘을 테마로 한 객실에서 휴식하는 한편 푸드 마켓, 잡화점 등 현지의 일상과 밀접한 장소를 경험하며 마치 파리지앵이 된 것처럼 하루를 보내게 된다.

TRAVEL MEET DESIGN
파리 오페라 지구에 자리한 chouchou 호텔은 낭만적이면서 시크한 프랑스 문화를 밀도 높게 녹여냈다. 호텔의 입장 구역에 각기 다른 스타일을 부여해 풍부한 첫인상을 형성했는데, 고풍스러운 건물의 문을 열면 거울과 조명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긴 복도를 지나게 되고 그 끝에 나타나는 리셉션은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친밀한 인사를 건넨다. 리셉션과 이웃한 잡화점은 호텔 상품과 현지 소규모 브랜드의 제품을 함께 소개하는 곳으로 파리 골목에 있는 상점을 그대로 옮겨온 듯 연출해 일상의 감각을 고조한다. 푸드 마켓은 여행객이 파리의 평범한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다. 외부에서 바로 연결되는 입구를 조성해 여행객이 현지 식사 문화를 경험하며 지역민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한 차분한 올리브 컬러 바탕에 선명한 원색을 배색해 유쾌하고 활기찬 시장의 분위기를 오롯이 누릴 수 있다. 호텔의 안뜰처럼 자리하는 바 Guinguette는 프랑스 대중문화를 테마로 한 호텔 정체성을 대표한다. 바 한쪽에 라이브 무대를 설치해 현지 신예 뮤지션의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다. 

스위트룸에서 호텔의 문화 콘텐츠가 극대화되는데 프랑스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모티브로 3개의 객실을 각기 다르게 연출해 흥미롭다. 그중 L’ ANAMOUR 객실은 샹송 가수 Serge Gainsbourg를 테마로 해 그의 자유로운 삶과 음악을 느끼는 공간으로 꾸몄고 L’ ARRACHECOEUR 객실은 책과 타자기, 음반, 트럼펫 등을 배치해 작가이자 재즈 연주가였던 Boris Vian을 예찬했다. LA VIE EN ROSE 객실은 가수 Edith Piaf를 콘셉트로 삼아 오래된 축음기를 두고 분홍색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그렸다. 일반 객실 역시 헤링본 쪽모이 세공 마루, 섬세한 몰딩, 벨벳 등으로 전형적인 파리 아파트의 풍경을 재현해 테마를 이어갔다.



궁극의 여행, 미지의 세계로 떠나다


W Changsha

Design / CCD
Location / Yunda Central Plaza, No.567 Shawan Road, Yuhua District, Changsha, China
Area / 33,000㎡
Photograph / Wang Ting

TRAVEL BACKGROUND
여행의 시작은 상상이다. 지금 내가 발 디디고 선 땅이 아닌 다른 지역, 머나먼 나라, 미지의 세계를 궁금해하는 순간, 마음은 이미 새로운 여정 위에 서 있다. 때때로 여행에 대한 상상은 현실을 초월하기도 하는데, 심해나 우주 등 인간의 손길이 닿기 힘든 자연을 탐험하는 상상, 소설이나 영화 속 세계로 빠지는 상상, 시간을 거슬러 과거나 미래의 삶을 경험하는 상상은 실현되지 못해도 우리의 마음을 충분히 설레게 한다. 상상만으로도 또 다른 세계를 만난 삶의 가능성이 무한하게 확장하기 때문이다.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세계를 실체화한 공간은 상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미지의 자연을 은유하거나 해리포터, 스타워즈 등 책과 영화 속 세계를 재현한 공간은 일상을 뛰어넘어 여행자를 매료한다. 특히 체류 시간이 길고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된 호텔은 상상 속 세계를 유기적이고 완성도 높게 구현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옷장 문을 열거나 기차역의 벽을 통과해 낯선 세상으로 떠나듯 호텔은 우리를 다른 차원으로 보내주는 비밀 공간이 된다.

TRAVEL IN SPACE
옛사람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달나라로의 여행을 꿈꿨고 현대인은 화성이나 은하를 배경으로 한 SF영화를 제작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늘 우주로 떠나는 상상을 해왔다. 결코 닿을 수 없을 듯 아득한 미지의 세계이지만 인류의 영원한 꿈, 우주. 과학 기술 발달에 힘입어 그 염원이 서서히 현실화하는 지금, 우주의 신비로움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난다. 중국 창사 지역에 등장한 W Changsha는 우주를 품은 호텔이다. 창사시가 같은 이름을 가진 고대 별자리에 연원해 별의 도시라고 불리는 데 착안해서 우주 여행을 테마로 한 호텔을 구상했는데, 입구, 로비, 바 등 공용 공간부터 객실까지 우주 모티브를 몽환적인 분위기로 구현해 주목할 만하다. 달, 행성, 운석, 유성, 별의 궤도, 은하 등 우주의 여러 요소를 금속과 조명, 기하학적이고 대담한 형태로 은유해 압도적인 풍경을 펼치는 한편 우주 여행을 상징하는 예술품을 곳곳에 두어 방문객이 호텔을 돌아다니는 동안 우주를 유영하는 기분을 누리도록 했다.

TRAVEL MEET DESIGN
도시적 외관을 지닌 W Changsha 호텔은 입구에 우주 모티브를 적용해 호텔의 콘셉트를 은밀히 암시한다. 입구는 별을 점, 선, 면으로 분해해 기하학적으로 재구성한 형태를 띠며 그 앞에 세운 W 로고 역시 달처럼 울퉁불퉁한 표면과 달 주위를 도는 우주선의 궤적을 표현한 선이 만나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6층에 위치한 호텔 공용부는 우주 여행 테마를 밀도 높게 구현해 잊지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로비, 통로, 바 등 각 구역이 다른 콘셉트를 띠는데, 먼저 로비는 별이 떠 있는 모습을 전위적으로 연출해 방문객의 시선을 홀리며 공간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행성이나 운석같은 우주의 요소를 구리, 스테인리스 스틸 등 금속 소재와 정교하게 설계한 조명, 멀티미디어 월로 형상화해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리셉션에서 반대쪽 벽까지 뻗어 나가는 통로 겸 로비 바 Avenue of Stars는 별의 의미를 확장해 모든 사람이 우주의 별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를 위해 길을 런웨이처럼 설계했는데 바닥에 가는 선을 새겨 영역을 표시한 뒤 리셉션 반대쪽의 길 양옆을 움푹 파고 소파를 배치했다. 벽과 천장이 길을 감싸듯 이어져 콘셉트를 극대화하는데 행성 충돌 후의 파편을 형상화한 기하학적 형태와 거대한 크기가 감각을 압도한다. 더불어 바를 RUNWAY로 명명해 공간 사이에 유기적 관계를 부여했으며 별을 닮은 펜던트 조명과 푸른색 조명을 활용해 콘셉트를 이어갔다. 객실 역시 벽에 행성, 별자리, 성운을 발견하는 순간을 묘사하고 우주 탐사 장면을 그린 LED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우주 여행 모티브를 유지해 총체적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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