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s Rhythm, A Home’s Time(3) 안쪽으로 열린 집 - Verdizela House (2026.10)

안쪽으로 열린 집

Verdizela House


중정을 중심으로 빛과 바람,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사적인 휴식과 함께하는 일상을 조용히 담아낸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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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 Estúdio AMATAM

Location / 세이샬, 포르투갈

Area / 900㎡

Photographer / Garcês


포르투갈 아로에이라(Aroeira) 인근의 소나무 숲에 자리한 베르디젤라 하우스(Verdizela House)는 조용하고 사적인 생활을 바란 부부를 위해 설계한 단독 주택이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낮은 밀도의 주변 환경을 배경으로 건축은 거주자의 생활을 앞세우기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절제된 공간으로 계획됐다. 도시의 분주한 생활에서 벗어나 보다 느리고 차분한 리듬을 누릴 수 있는 휴식처를 목표로 했다.226d78bde5717.jpeg

에스투디오 아마탐(Estúdio AMATAM)은 지중해 및 이슬람 문화권의 중정형 주택을 동시대적으로 해석했다. 건물은 외부를 향해 크게 열리기보다 안쪽으로 공간을 펼치는 내향적 구성을 따른다. 여러 중정은 빛과 공기, 온도를 조절하며 실내와 외부를 연결하고, 견고한 경계 대신 완만한 전이 공간을 만든다. 거리와 맞닿은 외관은 절제된 인상을 유지하는 반면, 주거의 풍부한 경험은 내부의 중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fb8f20a6950f6.jpeg

bd7d884b59aa7.jpeg흰 벽면에 닿는 햇빛은 시간에 따라 그림자와 반사의 양상을 바꾼다. 비워낸 매스와 절제된 구성은 빛이 공간의 형태를 드러내도록 한다. 건축은 과도한 장식 대신 비례와 재료, 빛의 변화를 중심으로 완성했으며, 외부에서는 사적인 거리를 유지하고 내부에서는 빈 공간과 채워진 매스, 그림자가 만드는 관계를 경험하게 한다. 재료 구성도 절제와 지속성이라는 원칙에 맞췄다. 하부층에는 초고밀도 세라믹을 적용해 건물을 보호하는 단단한 기반을 만들고, 상부에는 인증받은 열처리 목제 패널을 사용해 환경 부담을 줄이는 시공 방식을 적용했다. 기술적 정밀함을 지닌 세라믹과 유기적인 질감의 목재는 서로 다른 재료의 대비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관계를 드러낸다. 흰색 수직 루버 스크린은 햇빛과 외부 시선을 조절하며, 빛과 사생활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건물의 생물기후 성능을 보완한다.59b62fea91316.jpeg

계획의 핵심은 흰 벽과 정제된 표면 사이에서 생활이 이어지는 보호된 주거 환경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슬람 도시의 전통 주거 형식처럼 거리와의 관계는 조용하고 신중하게 다루고, 내부에 이르러서야 공간의 깊이와 빛의 변화가 드러나도록 했다. 중정은 자연광을 받아들이고 교차 환기를 유도하며, 여름에는 자연스럽게 서늘한 영역을 만든다. 겨울에는 열을 머금고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전통적인 생물기후 건축의 원리를 현대 주거에 적용한 방식이다.f04ab1a24c1e0.jpeg

80d36740194d2.jpegd3dec6192f2de.jpeg98219653a53aa.jpeg실내는 외부의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1층 바닥에는 따뜻한 색조의 마이크로시멘트를 적용해 공용 공간을 하나의 연속적인 표면으로 묶었다. 2층에는 천연 오크 바닥을 사용해 사적인 공간에 온기를 더했다. 욕실과 같은 습식 공간에는 세라믹을 적용해 재료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내구성과 관리 편의성을 확보했다. 하드웨어와 조명에는 블랙 포인트를 더해 중립적인 색감 안에 선명한 대비를 만들었다.71d166f478e3d.jpeg

96117a8dfb155.jpeg04a8c42a58352.jpeg70c90a135ea37.jpeg51dfb8e60305f.jpeg119876bb6f5a0.jpeg2ad10f9837f16.jpeg49a5a4909f819.jpeg9b768c4d42cdb.jpegef7f75ef7d0d9.jpeg주택은 각기 다른 역할을 지닌 여러 중정을 중심으로 계획되었다. 거실은 석류나무를 심은 야외 중정과 맞닿아 있다. 석류나무는 집이 참조한 지중해의 정서를 드러내는 장치이자 공용 생활의 시선을 모으는 중심점이다. 주방은 공용부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외부 테라스로 동선을 확장한다. 두 개 층에 걸쳐 열린 이중 높이의 공간은 수직적 개방감을 만들고, 집 전체에 연속적인 흐름을 부여한다.

125fcc48df988.jpeg현관의 중정은 돌과 목재 벽으로 감싼 작은 정원이다. 천창을 통과한 빛이 머무는 이곳은 바깥의 분위기에서 내부의 생활로 서서히 전환되는 완충 공간 역할을 한다. 중앙 중정은 계절의 변화를 품은 나무를 중심에 두고 실내와 외부 공용부를 연결한다. 여름에는 그늘을 드리우고, 겨울에는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안온한 자리가 된다.90f2184a60526.jpeg

베르디젤라 하우스는 생활 방식에 정답을 정해두기보다 개인적인 휴식과 함께하는 시간을 유연하게 담을 수 있도록 계획됐다. 거주자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서로 다른 마당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며, 사적인 영역과 공용 영역은 단계적으로 이어진다. 빛과 재료, 기후의 변화에 반응하는 이 집은 장소가 지닌 리듬에 맞춰 조용한 일상을 받아들이는 주거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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