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와 헤리티지의 결합
Harry the Hirer Headquarters
과거와 현재, 기술과 감각, 업무와 쇼룸이 한 건물 안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새로운 작업 환경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Design / RCA Studio
Location / 호주
Area / 4,800㎡
Photograph / Veeral Patel
멜버른의 100년 넘은 면직물 공장을 네 개 층의 본사로 바꾼 하리 더 하이어(Harry the Hirer) 프로젝트는 낡은 산업 유산을 지우지 않고 회사의 속도감과 현장성을 공간 전반에 투영한 사례다. RCA 스튜디오(RCA Studio)는 프로젝트를 콘셉트부터 시공까지 이끌며, 이벤트 산업 특유의 긴장감과 협업 문화를 한 건물 안에 담아냈다. 아키티저(Architizer) A+어워즈 2026에 서 상업용 실내공간 부문 인기상을 받은 프로젝트는 기능과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본사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멜버른 애보츠퍼드에 자리한 건물은 오랜 기간 방치된 채 남아 있었지만, 깊은 평면은 오히려 새로운 개입을 위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설계는 기존의 구조와 재료가 지닌 무게를 바탕으로 건물의 중심을 과감하게 비워 자연광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수직의 빈 공간은 네 개 층을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장치가 되며, 각 층의 관계를 느슨하게 흩어놓는 대신 하나의 장면처럼 엮어낸다. 구멍이 일정한 패턴으로 뚫린 퍼포레이티드 강판으로 마감한 엘리베이터는 그 중심부를 단단히 고정하며, 수직 동선 자체를 하나의 건축적 장치로 부각시킨다.


하리 더 하이어 본사가 특별한 이유는 과거를 감추기보다 드러냈다는 데 있다. 기존 콘크리트와 목재가 만나는 지점은 에폭시 마감으로 정리됐고, 바닥에 남아 있던 플라이우드 흔적은 공장 기계가 놓여 있던 자리의 기억을 유지한다. 마감은 흔적을 지우는 대신 보완하는 방식으로 선택되었고, 그 결과 공간은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쓰임이 한 장면 안에서 공존하게 되었다. 구조체는 최대한 유지하되, 공간 안의 움직임은 적극적으로 유도해 오래된 건물 특유의 정적을 현재의 활력으로 바꿨다. 낡음과 새로움이 충돌하기보다 서로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정리된 점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3㎞에 달하는 LED 조명과 디지털 아트가 결합된 몰입형 워크스페이스는 기술적 디테일 역시 프로젝트의 성격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로봇을 이용해 튜브 조명 설치 경로를 맵핑했고, 물결처럼 이어지는 LED 패널은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도로 시공되었다. 이런 디테일은 시각적 효과를 위한 장식에 머물지 않고, 공간 전체의 리듬을 조직하는 요소로 기능한다. 주문 제작한 카펫 마감은 업무 공간의 활동성을 시각적으로 환기하며, 바닥과 벽, 빛과 구조가 서로 반응하는 밀도를 높인다. 결과적으로 기술적 완성도와 감각적 인상이 동시에 살아 있는, 움직임이 보이는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무엇보다 하리 더 하이어 프로젝트는 회사의 정체성을 공간 언어로 번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리 더 하이어는 호주에서 대형 이벤트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치밀한 운영이 중요한 조직이다. 그런 만큼 새 본사는 임직원의 협업을 담아내는 동시에 쇼룸과 클라이언트 응대가 함께 이뤄지는 현장성을 갖춰야 했다. RCA 스튜디오는 시공 과정에서 여러 협력업체와 긴밀히 조율하며, 기존 건축의 제약과 설계 의도를 균형 있게 맞춰냈고, 브랜드의 성격과 업무 방식이 그대로 읽히는 본사로 완성되었다.


프로젝트는 해외에서도 하이테크와 헤리티지의 결합, 정밀한 통합 디테일, 수직 연결을 통한 협업의 재구성이라는 맥락으로 소개되고 있다. 특히 오래된 공장 건물의 구조와 표면을 존중하면서도 현재의 브랜드 이미지와 업무 환경으로 자연스럽게 전환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낡은 공장 건물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그 위에 이벤트 기업다운 밀도와 에너지를 얹은 작업은 공간 자체를 하나의 퍼포먼스로 만든 사례로 읽힌다. 과거의 산업적 기억, 현재의 기술적 정밀성, 미래지향적인 업무 문화가 한 건물 안에서 긴밀하게 맞물리며, 본사라는 프로그램을 훨씬 확장된 개념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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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 RC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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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a / 4,800㎡
Photograph / Veeral Patel
멜버른의 100년 넘은 면직물 공장을 네 개 층의 본사로 바꾼 하리 더 하이어(Harry the Hirer) 프로젝트는 낡은 산업 유산을 지우지 않고 회사의 속도감과 현장성을 공간 전반에 투영한 사례다. RCA 스튜디오(RCA Studio)는 프로젝트를 콘셉트부터 시공까지 이끌며, 이벤트 산업 특유의 긴장감과 협업 문화를 한 건물 안에 담아냈다. 아키티저(Architizer) A+어워즈 2026에 서 상업용 실내공간 부문 인기상을 받은 프로젝트는 기능과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본사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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