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환경과 동화되는 뮤지엄 건축(4) 12개의 파빌리온으로 구성된 작은 마을 - Suzhou Museum of Contemporary Art (2026.01)

12개의 파빌리온으로 구성된 작은 마을

Suzhou Museum of Contemporary Art


4b0f07df05ca8.jpegArchitecture / BIG(Bjarke Ingels Group)

Location / 쑤저우, 중국

Area / 60,000㎡

Photograph / Ye Jianyuan, StudioSZ Photo·Justin Szeremeta


쑤저우 현대미술관(Suzhou MoCA)이 곧 ‘머터리얼리즘(Materialism)’ 전시와 함께 대중에게 첫선을 보인다. 미술관의 공식 개관은 2026년으로 예정되어 있지만, ‘머터리얼리즘’ 전시는 이에 앞서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BIG(Bjarke Ingels Group)이 설계한 이 미술관은 하나의 거대한 건물이라기보다 리본처럼 흐르는 지붕 아래 모인 12개의 파빌리온으로 구성된 ‘작은 마을’에 가깝다. 총 면적 6만㎡ 규모의 미술관은 수백 년 동안 쑤저우의 도시 구조와 건축, 풍경을 규정해온 정원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전시는 돌에서 시작해 재활용 소재에 이르는 ‘재료의 여정’을 관람객에게 제안한다.ceb26b12333e5.jpeg

건축 개념은 쑤저우 전통 정원의 핵심 요소인 ‘랑(lang, 廊)’에서 출발한다. 랑은 정원 곳곳을 이으며 풍경을 이어주는 긴 지붕 있는 회랑으로 BIG는 이 전통적인 길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미술관 전체의 구조로 확장했다. 연속적인 지붕 아래 열 개의 파빌리온이 먼저 완성되었고 나머지 두 개의 파빌리온은 추후 진지호 위로 연장되어 지어질 예정이며, 지붕 있는 통로로 메인 동과 연결된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지붕선은 기와 처마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을 수변에 드리우고, 호수 쪽에서 보면 수면 위로 떠 있는 정원 마을처럼 보이도록 의도되었다.68cb202779c39.jpeg

051375d631c5a.jpeg비야케 잉엘스(Bjarke Ingels)는 이 프로젝트를 ‘중국 정원의 발상지인 쑤저우에 세운 정원형 미술관’으로 설명한다. 개별 파빌리온은 유리로 된 갤러리와 포치, 회랑으로 연결되며, 마치 중국 매듭처럼 얽힌 구조 안에 조각 중정과 전시 공간이 리듬감 있게 배치된다. 미술관은 인근 대관람차의 구조 사이를 비집고 나와 마치 땅속 뿌리처럼 수평으로 퍼져나가며, 도시와 호수를 입체적으로 연결한다. 건축의 결절 구조와 공간 구성은 지상에서 경험하는 미로 같은 동선과 상공 곤돌라에서 내려다볼 때 비로소 선명하게 드러나는 전체 구성을 동시에 의도한 것이다. 수면과 맞닿은 파빌리온의 지붕은 부드러운 원추형 곡선으로 이어져 호수의 수평선 위에 유려한 수변 스카이라인을 만든다.

외장은 잔물결처럼 굽이치는 커브드 글라스와 따뜻한 톤의 스테인리스 스틸 패널로 마감했다. 파사드는 하늘과 호수, 정원의 수목을 그대로 비추면서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고, 시간과 날씨에 따라 다른 표정을 드러낸다. 파빌리온들은 지상과 지하 모두에서 다리와 터널로 연결되어 계절이나 전시 성격에 따라 동선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이 동선 구조가 갤러리 사이의 다양한 정원과 중정을 차례로 프레이밍하는 역할을 한다. 관람객은 이러한 흐름을 따라 예술과 역사, 자연, 물이 겹겹이 뒤섞인 시퀀스를 경험하게 된다.

2d1269ed1e2d8.jpeg미술관에 도착한 방문객은 먼저 방문자 센터 앞 넓은 플라자를 마주한다. 이 공간은 미술관으로 진입하는 전면 광장이자, 야외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완충 지대 역할을 한다. 관람객은 이곳에서 곧장 실내로 들어가거나, 진지호를 향해 뻗어나가는 산책로를 따라 외부 공간을 먼저 경험할 수 있다. 이 수변 산책로는 쑤저우 대관람차 상공에서 내려다볼 때 더욱 명확한 패턴을 드러내며, 도시와 호수를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수평의 랑’을 완성한다.

27b3f7d4d2967.jpeg91fba8b0bf158.jpeg실내에서는 채광창과 상부 라이트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갤러리 곳곳에 그림자와 반사의 레이어를 만든다. 이는 작품 감상에 필요한 안정된 조도를 유지하면서도, 시간대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도록 의도된 장치다. 미술관의 12개 파빌리온 가운데 네 개는 핵심 전시 파빌리온으로 구성되며, 나머지는 그랜드 엔트런스, 다목적 홀, 극장, 레스토랑 등의 프로그램을 품는다. 연속적인 주 동선은 방문객을 전체 미술관의 흐름 속으로 끌어들이고, 중간중간 분기되는 소규모 경로는 개별 갤러리와 중정으로 자연스럽게 파고들게 한다.

조경은 진지호를 따라 이어지는 공공 수변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미술관에 가까운 영역부터는 단단한 포장 공간과 건축적 요소가 두드러지지만, 호수 쪽으로 다가갈수록 포장 면적이 줄고 식재 밀도가 높아지다가, 결국 수생 식물을 중심으로 한 ‘물의 정원’으로 전환되도록 단계적인 그러데이션을 계획했다. ‘건물–대지–호수’로 이어지는 이 연속적 변화는 미술관이 도시와 자연, 인공과 생태를 부드럽게 매개하는 장치로 작동하게 한다.

갤러리 곳곳의 좌석 또한 전시에 등장하는 재료들로 제작되어, 관람객은 앉고, 만지고, 머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재료 탐구’ 경험이 되도록 구성됐다. 섹션별 안내 플라크 역시 해당 재료로 제작해 노란 녹석(Yellow Rust Stone), 라메드 어스(Rammed Earth), 테라초(Terrazzo) 등 각 물질이 지닌 밀도와 질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c421db3745d6c.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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