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Own Hobby Life - 여가의 가치를 높이다 (2019.2)

My Own Hobby Life
여가의 가치를 높이다

취재 신은지

삶의 활력소로, 자기계발의 원천으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로 역할 하는 여가 생활.
자신만의 행복의 성을 쌓는 현대인들은 삶을 더욱 적극적으로 즐기려 노력하며, 취향에 꼭 맞는 여가 공간을 끊임없이 탐색한다.

작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주 52시간 근무제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이제는 일반적이고 보편화한 가치로 자리하는 추세다. 꿈에 그리던 저녁이 있는 삶이 현실로 도래하자 사람들은 그간 참아왔던 각자의 욕구를 표출하는 데 여념이 없다. 먼 미래의 행복을 좇기보다 당장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겨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자신에게 충분한 여가를 선물한다. 원데이 클래스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목공부터 공예까지 다양화됐으며, 취미 큐레이션 서비스인 하비 박스는 대중적인 시스템이 됐다. 특히 최근에는 취미를 즐길 뿐 아니라 가치관과 자아를 투영하려는 신선한 움직임이 보인다. 자신만의 취향 세계를 굳건히 만들기 위해 다양한 경험에 투자하고,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며, 깊이 있는 배움을 추구한다. 이처럼 취미에 심취한 이들을 위해 라이프 스타일 관련 업계는 적극적인 행보를 펼친다. 한때 기능에 충실했던 여가·아카데미 공간 역시 테마를 아름답고 밀도 있게 살리는 데 목적을 둔다. 다채로운 체험형 콘텐츠와 독창적인 디자인을 갖춰 기분 좋은 활력을 자아내는 것이다.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여가 생활, 그리고 이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공간의 관계. 일상을 풍요롭게 가꾸는 취미의 힘을 공간을 통해 되새겨보자.



For Beautiful Balance
Ballet West

Design / 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김현철
Location /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107, 한빛빌딩 7F
Area / 138㎡
Photograph / 미우가 디자인 스튜디오

나를 가꾸는 아름다운 몸짓, 발레. 최근 건강과 유희에 대한 욕구를 고루 만족하는 발레가 색다른 취미 생활로 부상하고 있다. 고즈넉한 서촌에 위치한 Ballet West(이하 발렛 웨스트)는 국립발레단 출신인 염지훈 교수가 운영하는 발레 전문 스튜디오다. 디자이너는 올드한 콘셉트를 선호하는 클라이언트 취향과 발레 특유의 유연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융합해 감성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기존 공간의 러프한 바탕을 살리되 둥근 라인과 차분한 컬러, 소재를 적용함으로써 페미닌한 느낌을 가미한 점이 독특하다.
화이트 컬러 템바보드로 벽을 입체적으로 마감한 외관은 온화하면서 세련된 첫인상을 그리며, 상단의 유려한 금빛 네온사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외부와 동일한 컬러로 연속성을 부여한 전실에는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원형 간판을 달아 아티스틱하게 표현했다. 우아한 아치형 도어를 열고 들어가면 넓은 창으로 화사한 빛을 들인 내부가 나타나며, 골조를 그대로 드러낸 노출 천장으로 개방감을 극대화한다. 레트로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내부는 대기 공간을 기준으로 연습실과 원장실로 나뉘는데, 바닥 전체에 테라조 패턴 타일을 시공해 빈티지 느낌을 더했다. 거울, 스틸, 우드 등 소재 물성을 살려 감각적으로 꾸민 대기 공간은 딥 그린 컬러를 입힌 벽체와 우아한 구형 조명이 어우러져 트렌디한 이미지를 자아낸다. 탁 트인 연습실은 유리로 구획돼 깔끔한 내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벽 전체를 거울로 채워 실용성을 높였다. 일부 벽면에는 고풍스러운 유리 블록을 시공하고 그린 컬러 템바보드와 골드 컬러 베이스 보드를 설치해 세련된 레트로 콘셉트를 강화했다. 우드 패널과 핑크 컬러를 벽에 입혀 포근하게 꾸민 원장실은 입힌 벽체와 부드러운 실루엣의 원형 테이블, 스툴 등을 두어 더욱 아늑한 인상을 풍긴다. 안쪽 공간으로 이어지는 개구부는 일관되게 아치형으로 제작하고 커튼을 달아 섬세한 감성을 표현했다.





The Knitting Paradise
실공장1998

Design / gonggongplan·김준길
Location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로 96
Area / 274㎡
Photograph / 청구기획·박춘기

두터운 실타래를 풀어 한 올씩 엮고 있노라면 시간이 정지한 듯한 여유로움을 느낀다. 뜨개질, 마크라메, 프랑스 자수 등 실공예는 바쁜 현대인에게 평화로운 쉼을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끈다. 한적한 파주에 자리 잡은 실공장1998은 바늘과 실, 뜨개를 콘셉트로 내세운 니팅 전문 복합문화공간 겸 카페다. 손뜨개 쇼핑몰과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바늘이야기에서 기획한 곳으로, 뜨개질을 배우고 즐기며 소통하는 환경을 의도했다. 뜨개 작업자의 행동 패턴을 고려해 좌석을 계획했을 뿐 아니라 별도의 교육실을 갖춰 깊이 있는 배움을 이끈다. 또 뜨개질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풍부한 콘텐츠를 갖췄다.
차분한 그레이 톤 콘크리트로 마감한 외관은 널찍한 우드 데크를 지녀 한가로운 정취를 배가한다. 전면 폴딩 도어로 넉넉한 자연광을 들인 내부는 심플한 화이트 톤 바탕에 우드 가구를 배치해 편안한 정경을 그린다. 직사각형 홀의 가장자리를 따라 좌석을 배치하고 중앙에 아기자기한 니트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편안한 감상을 유도한다. 프라이빗하게 구획한 클래스 룸은 전시용 수납장을 슬라이딩 도어로 활용해 실용미를 살렸으며, 벽 따라 배치한 우드 붙박이 좌석에 쿠션을 두어 아늑한 수업 공간을 완성했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계단실에는 아티스틱한 대형 뜨개 작품이 곳곳에 전시돼 콘셉트에 활력을 더한다. 1층보다 차분하게 마무리한 2층은 콘크리트 물성을 그대로 살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가미했다. 여러 타입의 좌석을 마련해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이곳은 앤티크한 난로와 소파로 거실처럼 연출하거나 다인용 테이블로 다이닝 룸을 표현하는 등 안락한 집처럼 스타일링 됐다. 특히 은은한 햇살이 비치는 천창 아래 동그란 라운지 소파를 둠으로써 편안하고 자유로운 자세를 유도한 점이 인상적이다. 맞은편에는 벽을 따라 바 테이블을 배치하고 공장에 있을 것 같은 컬러풀한 대형 실타래를 천장에 걸어 콘셉추얼한 포인트를 줬다.





A Joyful Taste
CETTE SAISON

Design / studio STAY·홍정희, 고정석
Location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46길 39, 1F
Area / 52.8㎡
Photograph / 기록사진관ㆍ신병민

고소한 빵 냄새를 만끽하며 달콤한 행복을 함께 나누는 곳. 고즈넉한 낭만이 묻어나는 CETTE SAISON(이하 쎄쎄종)은 디저트를 만드는 설렘과 즐거움을 공간에 녹여낸 베이킹 스튜디오다. 프랑스어로 ‘이 계절’ 을 의미하는 스튜디오 이름처럼, 쎄쎄종은 자연이 주는 재료를 소중히 여겨 제철 재료로 디저트를 만든다. 이러한 스튜디오의 테마를 바탕으로 디자이너는 내추럴한 소재를 조합해 멋스러운 앤티크 스타일을 연출했다. 아담한 공간에 편안한 카페 분위기를 냄으로써 손님이나 클래스 수강생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환경을 마련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 1층에 자리한 이곳은 탁 트인 통창에 예스러운 우드 프레임과 도어를 갖춰 주변 환경과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간결하게 구성한 내부는 홀 겸 클래스 룸과 주방으로 나뉘며, 콘크리트 골조를 바탕으로 화이트 톤 가벽과 차분한 우드 가구를 배치해 내추럴한 이미지를 그린다. 홀 중앙에는 진열대와 좌석을 겸하는 5m의 바를 두어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의도했는데, 기다란 콘크리트 상판과 우드 베이스를 결합한 감각적인 조합이 돋보인다. 또 흙과 지푸라기 반죽을 벽에 바름으로써 자연 재료의 물성을 풍부하게 표현하고 공간 밀도를 높인 점에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 다양한 우드 공예품과 빈티지풍 조명을 매치하는 등 디테일을 치밀하게 조율해 평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심화했다. 창가에는 하늘거리는 화이트 톤 커튼을 달아 부드러운 감성을 더하면서 프라이버시를 높였다. 유러피안 몰딩이 장식된 고풍스러운 양개문을 열면 한결 모던하게 꾸민 주방이 나타난다. 세련된 올리브그린 컬러와 대리석을 입힌 가구로 내부를 채워 홀과 다른 신선한 콘셉트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컬러와 소재, 데커레이션 아이템이 감각적으로 조화 이룬 쎄쎄종은 평화로운 무드를 만끽하며 베이킹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스튜디오다.





Get it Beauty
H Academy

Design / CJ Studio
Location / Datong District, Taipei, Taiwan
Area / 460㎡
Photograph / Kuo-Min Lee

취미 생활은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노력을 거쳐 직업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특히 외모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미용은 전문적으로 배운다면 제2의 직업까지 준비 가능한 매력적인 콘텐츠로, 관련 아카데미가 늘어나는 추세다. 종합적인 미용 기술을 배울 수 있는 H Academy는 트렌디한 업계 특성을 그대로 녹여낸 감각적이고 프로페셔널한 학습 환경을 선사한다. 미용을 일상 속 예술을 실현하는 매개체로 여기는 이곳은 헤어 드레싱을 기본으로 네일 아트, 메이크업, 패션 전반을 아울러 미래의 아티스트를 양성한다. 디자이너는 창의적인 예술 활동이 이루어지는 점을 고려해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을 세련된 감각으로 다듬고 영감을 자극하는 아카데미를 완성했다.
단층으로 구성된 아카데미는 리셉션 홀 겸 라운지, 학습 공간, 실습 보조 공간으로 이루어지며, 강렬한 인상을 전하는 블랙 컬러로 통일감 있게 연출됐다. 세련된 인상을 전하는 내부는 파이프라인을 고스란히 노출한 천장에 굵직한 라인 조명을 달아도회적 느낌을 배가한다. 또 리셉션 영역 일부에 오렌지 컬러를 입히고 라운지 공간에는 컬러풀한 의자와 소파를 배치해 산뜻한 포인트를 더했다. 라운지 옆에 이어지는 학습 공간은 이론실 1개와 헤어, 네일 실습실 2개로 나뉘는데, 이동식 벽으로 구획한 덕분에 필요에 따라 넓은 강당으로 활용된다. 벽에 내추럴한 우드 패널과 실습용 거울을 설치함으로써 어두운 주조색이 주는 폐쇄감을 환기한 점이 돋보인다. 교실마다 오렌지, 블랙 컬러의 얇은 철제 가구를 두어 인더스트리얼 무드를 살렸으며, 창가에는 암막 커튼을 설치해 실용성과 스타일리시한 감각을 고루 충족했다. 염색, 펌, 워시 등 부수적 활동이 이루어지는 보조 공간은 두 실습실과 직접 연결돼 합리적인 동선을 갖췄다. 특히 천장에 메시망을 설치하고 벽, 테이블 등에 스틸 소재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트렌디하면서 러프한 콘셉트를 집약한 점이 인상적이다. 라운딩 처리한 유리 벽을 설치해 라운지에서 작업을 볼 수 있도록 계획됐으며, 독특한 입체감을 지닌 부스로 시각적 흥미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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