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과 가치를 담은 새로운 쇼핑 경험
The Rebirth of Fashion Stores through Innovative Design
에디터 이석현, 이은희, 장영남
2025년 새해를 맞아 우리는 지혜롭고 유연한 변화의 상징을 패션 공간에서 발견하고자 한다. 최근 의류 매장은 더 이상 고급스러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다채로운 개성과 창의성이 꽃피는 공간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전통적인 럭셔리의 경계를 넘어선 6곳의 특별한 의류 매장을 소개한다. 혁신적인 공간 접근법과 상호작용적 디자인이 적용된 공간, 전쟁 속에서도 고객들에게 위로를 주는 공간,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공간, 거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예술적이고 신비롭게 탈바꿈한 공간, 해체주의적 디자인과 비선형 레이아웃이 특징인 공간, 예술과 패션 그리고 문화가 만나는 공간 등 각각의 매장은 독특한 콘셉트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쇼핑 경험에 새로운 차원을 더한다. 정형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매장들은 2025년 패션 트렌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존중하는 맞춤형 서비스,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적인 쇼핑 경험,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윤리적 소비 문화까지, 현대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변화하는 의류 매장 디자인은 옷을 고르는 일이 단순히 스타일의 선택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중요한 행위임을 깨닫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감성을 깨우는 소매의 혁신
Lab I
에디터 이석현
랩 아이(Lab l)는 아틀리에 프로토티피(Atelier Prototipi)가 선보인 혁신적인 공간 접근법과 상호작용적 디자인으로 소매 경험을 재정의하는 가상의 프로젝트다.
Design Concept / Ateler Prototipi
Architects / Eugene Cherkas, Aleksei Klimov
3D implementation / Atelier Prototipi
Area / 50㎡
랩 아이는 작은 공간을 현대적인 매장으로 변모시키는 가능성을 탐구한 혁신적인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제한된 면적을 극복하고 제품 판매 과정을 단순화하여 고객들에게 직접적으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소매 경험을 창출한다. 단 50㎡에 불과한 매장은 보라색과 검은색으로 가득 차 있으며, 제한된 공간을 최적화해 구매자와 제품 간의 더욱 밀접하고 직접적인 교류를 촉진한다. 프로젝트는 현대 소매업의 여러 도전 과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디자이너는 전통적인 매장 레이아웃을 재고하고 모든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며, 판매 과정을 단순화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온라인 등록과 구매는 테이블에 내장된 대화형 스크린을 통해 이뤄지며, 지능형 제어 시스템이 컨설턴트, 판매 직원,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고객이 빠르고 효율적인 쇼핑 경험을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디자이너는 불필요한 단계를 제거하고 고객이 제품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랩 아이의 외관은 두 개의 넓은 유리창으로 재탄생되었으며, 내부의 보라색 빛이 신비롭게 외부로 뿜어져 나오도록 디자인되었다. 검은색 플라스터는 내부의 빛과 대비되며, 거친 외벽 소재는 튀어나온 금속 파이프에 의해 질감이 상쇄된다. 밝은 보라색에서 그을린 검은색으로 흐르는 공간의 색상은 내부 볼륨을 확장하고 거리와 내부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
실내는 마치 ‘제2의 피부’를 창조하듯 벽과 천장에 추가 윤곽을 형성해 기술 장비와 통신 시설, 환기구 등을 재배치했다. 밝은 보라색에서 검은 플라스터로 전환되는 내부 팔레트가 공간을 가득 채워 미래적인 공간감을 높이고 전시된 제품들을 돋보이게 한다. 벽과는 대조적으로 바닥은 역동적이고 대비되는 패턴을 포함하는 예술적 평면으로 디자인되었다. 상호작용적인 평면을 갖춘 일체형 콘솔과 곡선의 호박색 유리로 만든 나선형 탈의실은 구매자의 접촉 영역을 구성한다. 천장에 매달린 거울 표면의 공은 환기 시스템을 숨기는 동시에 공간에 무중력 효과를 준다. 랩 아이 프로젝트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검은색 폴리우레탄 복합 폼 푸프(Foam Pouffe)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처리와 재활용 문제를 다루는 조각적 오브제로 제작되었다. 기이한 형태의 오브제는 공간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다. 푸프와 발 받침은 한 곳에서만 기능을 수행하지 않고 필요한 곳으로 자주 이동된다. 인피니토(INFINITO) 조명은 조명기구를 해체해 단지 흔적, 선, 그리고 결국에는 빛만을 남겼다.
인테리어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른 가변성과 변형 가능성으로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관심사에 대응한다. 랩 아이는 모든 인테리어 요소를 단시간에 변형할 수 있는 설치 원칙이 적용되어 단시간에 인테리어를 변경할 수 있다. 이 혁신적인 디자인 접근법은 현대 소비자의 요구와 빠르게 변화하는 소매 매장 환경에 대한 디자이너의 깊은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랩 아이의 콘셉트는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과 제품 간의 직접적이고 개인화된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지능형 환경을 창출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의도를 보여준다. 공간의 유동적인 색상 구성, 변형 가능한 구조, 그리고 첨단 기술의 통합은 전통적인 소매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 지향적이고 적응력 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비전을 명확히 드러낸다. 특히,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풍부한 시각적, 기능적 요소를 통합한 점은 현대 도시 환경에서의 공간 활용에 대한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전쟁과 희망
One by one flagship
에디터 장영남
잠시나마 즐거움에 빠질 수 있도록 설계한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원 바이 원 플래그십 쇼룸은 쇼핑 경험에 새로운 시각을 더한다. 전쟁 속에서 고객들에게 위로를 주고자 한 이곳의 디자인 의도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Design / Victoria Karieva
Location / 키예프, 우크라이나
Site area / 200㎡
Photograph / Dmytro Dychek, Pavlo Lutov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람들에게 ‘기쁨’과 ‘휴식’을 제공하고자 특별히 설계된 플래그십 쇼룸이 키예프에 문을 열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은 유명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비트윈 더 월스(Between the Walls)가 진행한 원 바이 원 플래그십(One by one flagship)이다.
원 바이 원은 자신감과 젊음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모던 컬렉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쇼룸은 원 바이 원 브랜드 정체성에 재미있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더해 일반적인 상품 판매 공간을 넘은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고객들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로 개장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원 바이 원 플래그십 디자인은 현재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이 느끼는, 무거운 감정과 정반대되는 밝고 경쾌한 감정을 전하려는 인간적 배려에서 출발했다. 전쟁과 불확실성이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가운데, 디자이너들은 일상의 피로를 덜어내고 잠시나마 경쾌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수석 디자이너 빅토리아 카리에바(Victoria Karieva)는 “이 프로젝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상반된 감정들에 대한 개인적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랙티브 풀(Interactive Pool)이라는 콘셉트와 유쾌한 디자인 요소를 통해 사람들이 기쁨과 편안함,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탈출구를 제공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디자인의 중심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강조한 모던하고 미니멀한 인테리어에 있다. 쇼룸의 흰색 벽과 타일 바닥은 의류를 도드라지게 하는 단정한 배경 역할을 하며, 곳곳에 배치된 독특한 디자인 요소와 설치물은 의류 진열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공간에 신선한 매력을 더한다. 쇼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는 하늘색 공으로 가득 찬 인터랙티브 원형 풀이다. 원형 풀은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호기심을 자아내도록 설계되었다. 고객에게 예상치 못한 재미를 안겨주는 원형 풀은 여름날의 편안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선사하는데, 이에 고객들은 키예프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편안한 세계로 온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쇼룸의 모든 부분은 기능성에도 염두를 두고 설계되었다. 세심하게 배치된 조명 패널 덕분에 공간은 눈부심 없는 부드럽고 은은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아늑한 좌석 공간은 대기실 역할뿐만 아니라 고객이 포토존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쇼룸의 온라인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도 기여한다. 피팅룸은 흰색 타일, 둥근 메탈 스툴, 완벽하게 배치된 거울 등으로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다. 피팅룸 또한 사진 촬영에 적합한 공간으로 꾸며 쇼룸의 잠재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원 바이 원 플래그십 쇼룸은 현대적인 디자인과 대담한 인터랙티브 요소를 통해 기존 쇼핑 공간을 새롭게 정의한다. 전쟁으로 인한 불안과 피로 속에서 고객들에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다가서며,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인도 여권신장의 일면
NEZO
에디터 장영남
네조는 인도 전역의 디자이너를 하나로 묶은 신진 의류 브랜드로,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쇼룸은 브랜드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미래지향적인 공간 창조가 특징이다.
Architect / Sanjay Puri Architects
Lead Architect / Ayesha Puri Kanoria
Location / 뭄바이, 인도
Carpet Area / 167.23㎡
Photograph / Pankaj Anand
네조(NEZO) 브랜드 창립자는 인도 시장에 서구 스타일의 의류 매장이 부족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인도 전역의 디자이너들을 하나로 모아 그들의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신진 브랜드를 출범시키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인도 디자이너들이 패션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라 믿으며, 그 비전을 담은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약 167.23㎡ 규모의 이 쇼룸은 인도 뭄바이 반드라에 자리 잡고 있다.
그녀의 목표는 매장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브랜드의 대담함과 생동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네조의 슬로건 ‘당신의 자신감을 입으세요(Wear Your Power)’는 모던하고 세련된 실루엣을 통해 여성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다는 브랜드 철학을 반영한다. 산제이 푸리 아키텍츠(Sanjay Puri Architects)는 브랜드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미래지향적인 공간 창조에 주력했다.
산제이 푸리 아키텍츠는 소비자가 모든 컬렉션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레이아웃을 설계했다. 쇼룸에 들어서면 왼쪽 벽면을 따라 배치된 매끈한 질감의 크롬 스틸 리셉션 공간이 손님을 맞이한다. 중앙에는 고객들이 편히 앉아 의상을 살펴볼 수 있는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의류 진열대는 매장 주변에 전략적으로 배치되어 중앙의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매장 곳곳에는
액세서리 진열을 위한 매력적인 아일랜드 공간이 구성되어 자연스러운 탐색을 유도한다. 매장 기둥은 공간의 유동성을 방해하지 않도록 기능적으로 활용했는데, 두 개의 대형 기둥 뒤편은 피팅룸으로 사용되고, 다른 면은 액세서리 선반으로 설계되었다. 그 옆 기둥은 다채로운 실뭉치를 배치한 설치미술작품으로 꾸며 화보 촬영 시 독창적인 배경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매장의 미래지향적인 비전은 크롬 반사 강철, 둥글게 주조된 맞춤형 옷걸이, 그리고 두 가지 색상의 타일로 만든 독특한 진열대 등을 주요 요소로 쓰며 강조했다. 곡선미를 살린 푸른 조형물은 파란색 줄눈의 타일 진열대와 조화를 이룬다. 바닥도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 파란색 안료를 섞은 콘크리트로 마무리했다. 반면 벽은 광택이 나는 옷걸이와 대비되도록 그리스풍의 화이트 워시 질감을 적용했다. 천장에는 유체의 움직임을 모방한 LED 로프를 연속적으로 배치해 조각 효과를 더했고, 카펫은 유기적 형태를 선택해 직선형 진열대의 베이스 역할을 하도록 했다. 매장은 전체적으로 유기적 형태와 기하학적 형태의 혁신적인 조화를 통한 신선함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손잡이부터 마네킹 디테일까지, 매장의 전체적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세부적인 요소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디자인했다. 결과적으로, 매장 디자인은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성공적인 프로젝트였으며, 브랜드의 미래지향적인 이념을 충실히 반영한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거실의 조각들
The OSC boutique
에디터 이은희
중국 베이징의 OSC 부티크(The OSC boutique)는 ‘거실’을 모티브로 한 리모델링을 통해 일상적인 공간을 예술적이고 신비로운 공간으로 재구성하여 방문자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Design / Xframe Studio
Location / 베이징, 중국
Area / 430㎡
Photograph / Yuuuun Studio
중국 베이징에 있는 허베이성 슝안신구의 거리에 자리한 OSC 부티크(The OSC boutique)가 최근 리모델링됐다. 디자인 콘셉트는 ‘거실’이라는 단어에서 착안, 일상 생활의 이야기를 그대로 간직한 공간인 거실을 다양한 조각과 순간으로 분해해 선형 방식으로 재구성된 공간을 완성했다. 공간에 타원형 프레임을 여러 개 적용해 공간에 기존보다 복합적인 내러티브를 담은 것이다. 또한 친숙한 삶의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내되 추상화된 입체파 예술 방식으로 콜라주돼 신비로운 감각까지 함께 전한다. 브랜드 컨설팅과 로고 디자인에서 시작해 패키징, VI 브랜딩, 공간 디자인, 맞춤형 가구 제작까지 섬세하게 디자인해 방문자에게 OSC 부티크만의 이미지를 더욱 깊이 있게 전한다. 구조적으로는 이전의 공간은 물리적으로 앞 홀과 뒤 홀이 나뉘어 있어 자연스럽게 고객을 안쪽으로 안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고자 길이와 두께가 다른 벽을 여러 개 사용해 이전의 레이아웃을 해체하고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뒤쪽의 홀로 이끄는 새로운 레이아웃을 만들어 방문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OSC 부티크는 총 2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물 1층 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1층 내부는 바닥과 천장, 벽을 모두 밝은 모노 톤으로 마감해 현대적인 바탕을 만든 뒤 벽 일부와 기둥 등을 목재로 마감해 따뜻하면서도 클래식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천장에는 벽과 이어지는 커다란 타원형 조형을 만들어 공간 중앙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했다. 타원형 조형 안쪽과 바깥쪽에는 바리솔을 설치해 화려한 조명 없이 간결하게 디자인했다. 공간 곳곳에는 서로 다른 형태의 기둥이 있는데 불규칙적인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비일상적인 감각을 선사하며 의류 디스플레이 공간으로도 사용돼 다채로운 볼 거리를 더한다. 1층과 2층 사이 공간에는 예술 설치물을 만들고, 차분한 톤과 자연광을 활용해 마치 영화 속에서 장면이 변하는 것과 같이 연출했다. 2층은 옷장으로 설계되었으며, 직사각형 공간에서 잘라낸 타원형 공극과 그 사이에 작은 진열장을 디자인했다. 2층은 개인 주택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사용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조성되었다.
해체주의적 쇼핑 공간
Departamento
에디터 이은희
데파르타멘토(Departmento)는 해체주의적 디자인과 비선형 레이아웃으로 독특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로스앤젤레스 매장을 새롭게 오픈했다.
Design / 22RE
Location / 로스앤젤레스, 미국
Photograph / Erik Stackpole Undehn
고급 남성복 멀티브랜드 데파르타멘토(Departmento)가 로스앤젤레스에 새 매장을 열었다. 매장 내부를 해체주의적 관점에 맞춰 디자인해 독특하고 과감한 레이아웃이 특징이다. 도서관이나 슈퍼마켓을 연상시키는 격자형 평면도를 바탕으로 공간을 별도의 구역으로 분리, 비선형적 레이아웃을 적용해 방문자들이 쇼핑하며 공간에서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했다. 방문자들은 예상치 못한 레이아웃 공간을 탐험하는 동안 벽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거울을 통해 다양한 소품과 컬렉션을 엿보며 브랜드 제품에 오랜 시간 노출된다. 또한 제품 디스플레이 공간 외에도 휴식 영역을 만들어 편히 쉴 수 있도록 했다. 블랙을 기본 컬러로 활용하되 톤 온 톤으로 회색을 활용해 변화를 줬으며 금속재를 사용해 해체주의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채도 높은 레드 컬러를 포인트로 적용해 강렬한 대비로 공간의 특별함을 더했다.
입구에서부터 거울로 된 벽이 나타나 신비로운 느낌의 매장이 방문자를 맞이한다. 바닥은 콘크리트 질감으로 마감했으며 금속 격자 구조로 마감해 인더스트리얼하면서도 미래적인 느낌을 함께 전한다. 곡선으로 만든 금속 가벽 등 다채로운 재료로 공간 레이아웃이 나뉘어 있으며 가벽에는 옷걸이를 설치해 브랜드 제품을 걸었다. 조명은 화려한 장식 없이 격자 천장 안쪽에 설치했는데 빛이 주변의 금속재에 반사돼 은은하게 공간을 비춘다. 공간 곳곳에 간헐적으로 채도가 있는 가구를 배치해 심심하지 않게 포인트를 줬다. 탈의실은 마치 미래형 엘리베이 터처럼 공간 한가운데에 원기둥 모양 공간을 만든 뒤 색은 밖과 내부를 모두 채도 높은 레드 컬러로 마감해 강렬한 인상을 줬다. 매장 내에는 일본의 의류 브랜드 타이가 타카하시(Taiga Takahashi)와 협업해 독특한 공간을 하나 만들었다. 료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공간으로 칸살 목제 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갈 수 있으며 전통적인 일본 여관을 연상시킨다. 300년 된 일본 료칸에서 재활용한 스기 나무와 일본에서 가져온 다다미 매트 바닥이 있는 선반이 특징이며 내부를 화이트 컬러로 마감해 다른 공간과 완전히 대비되는 미감을 빚었다.
책장에서 만나는 패션
Nude Library
에디터 이은희
Design / El Departmento
Location / 바르셀로나, 스페인
Area / 100㎡
Photograph / Miguel Fernández-Galiano
바르셀로나의 융성한 상업 거리에 자리한 쇼핑몰 라 로카 빌리지(La Roca Village) 1층에 의류브랜드 누드 프로젝트(Nude Project)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누드 라이브러리(Nude Library)가 문을 열었다. 누드 프로젝트는 ‘예술가에 의해, 예술가를 위해(By Artists, For Artists)’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됐다. 다자인을 맡은 엘 데파르타멘토(El Departmento)는 중앙 광장과 산책로, 극장, 다양한 상업 공간으로 가득 찬 거리에 필요한 공간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문화적 랜드마크로서의 서점’을 모티브로 디자인을 펼쳤다. 제품 디스플레이와 도서관 기능을 결합, 패션과 문화가 대화하는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판매만을 진행하는 전통적인 소매 공간이 아닌 상업 공간이면서 사람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차점이 되는 공간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한 것이다. 내부에는 6m 높이의 나무 책장과 DJ부스 등을 마련해 창의적이고 문화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화사한 노란색 외관의 건물 1층 출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바로 누드 라이브러리가 나타난다. 내부는 6m 높이의 3개 벽면을 모두 나무 책장으로 설계한 뒤 곳곳에 책과 의류, 스피커 등을 설치해 문학과 음악이 함께하는 창의적인 첫인상을 전한다. 중앙에는 푸른색 2단 진열대가 놓였는데 높은 층에는 식물을 심어 화분으로 활용하고 낮은 층에는 의류를 진열해 마치 서점에서 책을 읽을 때 머무는 소파와도 같은 느낌을 전한다. 공간 안쪽으로 들어가면 탈의실이 나타나며 탈의실과 나무 책장 사이에는 카운터처럼 생긴 DJ 부스를 만들었다. ‘NUDE PROJECT’ 로고로 만든 조명이 설치돼 공간을 밝게 비추는 DJ 부스는 브랜드와 예술 및 음악을 연결하는 공간이다. 탈의실은 누드 프로젝트의 상징적인 연한 파란색을 사용해 둥근 형태감과 부드러운 질감을 주로 사용해 서점의 목재 색감과 대비되며 좀 더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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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과 가치를 담은 새로운 쇼핑 경험
The Rebirth of Fashion Stores through Innovative Design
에디터 이석현, 이은희, 장영남
2025년 새해를 맞아 우리는 지혜롭고 유연한 변화의 상징을 패션 공간에서 발견하고자 한다. 최근 의류 매장은 더 이상 고급스러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다채로운 개성과 창의성이 꽃피는 공간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전통적인 럭셔리의 경계를 넘어선 6곳의 특별한 의류 매장을 소개한다. 혁신적인 공간 접근법과 상호작용적 디자인이 적용된 공간, 전쟁 속에서도 고객들에게 위로를 주는 공간,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공간, 거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예술적이고 신비롭게 탈바꿈한 공간, 해체주의적 디자인과 비선형 레이아웃이 특징인 공간, 예술과 패션 그리고 문화가 만나는 공간 등 각각의 매장은 독특한 콘셉트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쇼핑 경험에 새로운 차원을 더한다. 정형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매장들은 2025년 패션 트렌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존중하는 맞춤형 서비스,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적인 쇼핑 경험,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윤리적 소비 문화까지, 현대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변화하는 의류 매장 디자인은 옷을 고르는 일이 단순히 스타일의 선택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중요한 행위임을 깨닫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감성을 깨우는 소매의 혁신
Lab I
에디터 이석현
랩 아이(Lab l)는 아틀리에 프로토티피(Atelier Prototipi)가 선보인 혁신적인 공간 접근법과 상호작용적 디자인으로 소매 경험을 재정의하는 가상의 프로젝트다.
Design Concept / Ateler Prototipi
Architects / Eugene Cherkas, Aleksei Klimov
3D implementation / Atelier Prototipi
Area / 50㎡
랩 아이는 작은 공간을 현대적인 매장으로 변모시키는 가능성을 탐구한 혁신적인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는 제한된 면적을 극복하고 제품 판매 과정을 단순화하여 고객들에게 직접적으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소매 경험을 창출한다. 단 50㎡에 불과한 매장은 보라색과 검은색으로 가득 차 있으며, 제한된 공간을 최적화해 구매자와 제품 간의 더욱 밀접하고 직접적인 교류를 촉진한다. 프로젝트는 현대 소매업의 여러 도전 과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디자이너는 전통적인 매장 레이아웃을 재고하고 모든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며, 판매 과정을 단순화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온라인 등록과 구매는 테이블에 내장된 대화형 스크린을 통해 이뤄지며, 지능형 제어 시스템이 컨설턴트, 판매 직원, 관리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많은 고객이 빠르고 효율적인 쇼핑 경험을 선호하는 추세에 맞춰 디자이너는 불필요한 단계를 제거하고 고객이 제품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랩 아이의 외관은 두 개의 넓은 유리창으로 재탄생되었으며, 내부의 보라색 빛이 신비롭게 외부로 뿜어져 나오도록 디자인되었다. 검은색 플라스터는 내부의 빛과 대비되며, 거친 외벽 소재는 튀어나온 금속 파이프에 의해 질감이 상쇄된다. 밝은 보라색에서 그을린 검은색으로 흐르는 공간의 색상은 내부 볼륨을 확장하고 거리와 내부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한다.
실내는 마치 ‘제2의 피부’를 창조하듯 벽과 천장에 추가 윤곽을 형성해 기술 장비와 통신 시설, 환기구 등을 재배치했다. 밝은 보라색에서 검은 플라스터로 전환되는 내부 팔레트가 공간을 가득 채워 미래적인 공간감을 높이고 전시된 제품들을 돋보이게 한다. 벽과는 대조적으로 바닥은 역동적이고 대비되는 패턴을 포함하는 예술적 평면으로 디자인되었다. 상호작용적인 평면을 갖춘 일체형 콘솔과 곡선의 호박색 유리로 만든 나선형 탈의실은 구매자의 접촉 영역을 구성한다. 천장에 매달린 거울 표면의 공은 환기 시스템을 숨기는 동시에 공간에 무중력 효과를 준다. 랩 아이 프로젝트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검은색 폴리우레탄 복합 폼 푸프(Foam Pouffe)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처리와 재활용 문제를 다루는 조각적 오브제로 제작되었다. 기이한 형태의 오브제는 공간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다. 푸프와 발 받침은 한 곳에서만 기능을 수행하지 않고 필요한 곳으로 자주 이동된다. 인피니토(INFINITO) 조명은 조명기구를 해체해 단지 흔적, 선, 그리고 결국에는 빛만을 남겼다.
인테리어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른 가변성과 변형 가능성으로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관심사에 대응한다. 랩 아이는 모든 인테리어 요소를 단시간에 변형할 수 있는 설치 원칙이 적용되어 단시간에 인테리어를 변경할 수 있다. 이 혁신적인 디자인 접근법은 현대 소비자의 요구와 빠르게 변화하는 소매 매장 환경에 대한 디자이너의 깊은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 랩 아이의 콘셉트는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과 제품 간의 직접적이고 개인화된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지능형 환경을 창출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의도를 보여준다. 공간의 유동적인 색상 구성, 변형 가능한 구조, 그리고 첨단 기술의 통합은 전통적인 소매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 지향적이고 적응력 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비전을 명확히 드러낸다. 특히, 제한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풍부한 시각적, 기능적 요소를 통합한 점은 현대 도시 환경에서의 공간 활용에 대한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전쟁과 희망
One by one flagship
에디터 장영남
잠시나마 즐거움에 빠질 수 있도록 설계한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원 바이 원 플래그십 쇼룸은 쇼핑 경험에 새로운 시각을 더한다. 전쟁 속에서 고객들에게 위로를 주고자 한 이곳의 디자인 의도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Design / Victoria Karieva
Location / 키예프, 우크라이나
Site area / 200㎡
Photograph / Dmytro Dychek, Pavlo Lutov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람들에게 ‘기쁨’과 ‘휴식’을 제공하고자 특별히 설계된 플래그십 쇼룸이 키예프에 문을 열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은 유명 건축 및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비트윈 더 월스(Between the Walls)가 진행한 원 바이 원 플래그십(One by one flagship)이다.
원 바이 원은 자신감과 젊음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모던 컬렉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쇼룸은 원 바이 원 브랜드 정체성에 재미있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더해 일반적인 상품 판매 공간을 넘은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고객들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로 개장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원 바이 원 플래그십 디자인은 현재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이 느끼는, 무거운 감정과 정반대되는 밝고 경쾌한 감정을 전하려는 인간적 배려에서 출발했다. 전쟁과 불확실성이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가운데, 디자이너들은 일상의 피로를 덜어내고 잠시나마 경쾌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수석 디자이너 빅토리아 카리에바(Victoria Karieva)는 “이 프로젝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상반된 감정들에 대한 개인적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랙티브 풀(Interactive Pool)이라는 콘셉트와 유쾌한 디자인 요소를 통해 사람들이 기쁨과 편안함,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탈출구를 제공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디자인의 중심은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강조한 모던하고 미니멀한 인테리어에 있다. 쇼룸의 흰색 벽과 타일 바닥은 의류를 도드라지게 하는 단정한 배경 역할을 하며, 곳곳에 배치된 독특한 디자인 요소와 설치물은 의류 진열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공간에 신선한 매력을 더한다. 쇼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는 하늘색 공으로 가득 찬 인터랙티브 원형 풀이다. 원형 풀은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호기심을 자아내도록 설계되었다. 고객에게 예상치 못한 재미를 안겨주는 원형 풀은 여름날의 편안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선사하는데, 이에 고객들은 키예프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편안한 세계로 온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쇼룸의 모든 부분은 기능성에도 염두를 두고 설계되었다. 세심하게 배치된 조명 패널 덕분에 공간은 눈부심 없는 부드럽고 은은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아늑한 좌석 공간은 대기실 역할뿐만 아니라 고객이 포토존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쇼룸의 온라인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도 기여한다. 피팅룸은 흰색 타일, 둥근 메탈 스툴, 완벽하게 배치된 거울 등으로 세련되고 모던한 느낌을 강조했다. 피팅룸 또한 사진 촬영에 적합한 공간으로 꾸며 쇼룸의 잠재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원 바이 원 플래그십 쇼룸은 현대적인 디자인과 대담한 인터랙티브 요소를 통해 기존 쇼핑 공간을 새롭게 정의한다. 전쟁으로 인한 불안과 피로 속에서 고객들에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다가서며,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인도 여권신장의 일면
NEZO
에디터 장영남
네조는 인도 전역의 디자이너를 하나로 묶은 신진 의류 브랜드로,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쇼룸은 브랜드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미래지향적인 공간 창조가 특징이다.
Architect / Sanjay Puri Architects
Lead Architect / Ayesha Puri Kanoria
Location / 뭄바이, 인도
Carpet Area / 167.23㎡
Photograph / Pankaj Anand
네조(NEZO) 브랜드 창립자는 인도 시장에 서구 스타일의 의류 매장이 부족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인도 전역의 디자이너들을 하나로 모아 그들의 재능을 선보일 수 있는 신진 브랜드를 출범시키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인도 디자이너들이 패션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라 믿으며, 그 비전을 담은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약 167.23㎡ 규모의 이 쇼룸은 인도 뭄바이 반드라에 자리 잡고 있다.
그녀의 목표는 매장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브랜드의 대담함과 생동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네조의 슬로건 ‘당신의 자신감을 입으세요(Wear Your Power)’는 모던하고 세련된 실루엣을 통해 여성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다는 브랜드 철학을 반영한다. 산제이 푸리 아키텍츠(Sanjay Puri Architects)는 브랜드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미래지향적인 공간 창조에 주력했다.
산제이 푸리 아키텍츠는 소비자가 모든 컬렉션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레이아웃을 설계했다. 쇼룸에 들어서면 왼쪽 벽면을 따라 배치된 매끈한 질감의 크롬 스틸 리셉션 공간이 손님을 맞이한다. 중앙에는 고객들이 편히 앉아 의상을 살펴볼 수 있는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의류 진열대는 매장 주변에 전략적으로 배치되어 중앙의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매장 곳곳에는
액세서리 진열을 위한 매력적인 아일랜드 공간이 구성되어 자연스러운 탐색을 유도한다. 매장 기둥은 공간의 유동성을 방해하지 않도록 기능적으로 활용했는데, 두 개의 대형 기둥 뒤편은 피팅룸으로 사용되고, 다른 면은 액세서리 선반으로 설계되었다. 그 옆 기둥은 다채로운 실뭉치를 배치한 설치미술작품으로 꾸며 화보 촬영 시 독창적인 배경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매장의 미래지향적인 비전은 크롬 반사 강철, 둥글게 주조된 맞춤형 옷걸이, 그리고 두 가지 색상의 타일로 만든 독특한 진열대 등을 주요 요소로 쓰며 강조했다. 곡선미를 살린 푸른 조형물은 파란색 줄눈의 타일 진열대와 조화를 이룬다. 바닥도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 파란색 안료를 섞은 콘크리트로 마무리했다. 반면 벽은 광택이 나는 옷걸이와 대비되도록 그리스풍의 화이트 워시 질감을 적용했다. 천장에는 유체의 움직임을 모방한 LED 로프를 연속적으로 배치해 조각 효과를 더했고, 카펫은 유기적 형태를 선택해 직선형 진열대의 베이스 역할을 하도록 했다. 매장은 전체적으로 유기적 형태와 기하학적 형태의 혁신적인 조화를 통한 신선함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손잡이부터 마네킹 디테일까지, 매장의 전체적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세부적인 요소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디자인했다. 결과적으로, 매장 디자인은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성공적인 프로젝트였으며, 브랜드의 미래지향적인 이념을 충실히 반영한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거실의 조각들
The OSC boutique
에디터 이은희
중국 베이징의 OSC 부티크(The OSC boutique)는 ‘거실’을 모티브로 한 리모델링을 통해 일상적인 공간을 예술적이고 신비로운 공간으로 재구성하여 방문자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Design / Xframe Studio
Location / 베이징, 중국
Area / 430㎡
Photograph / Yuuuun Studio
중국 베이징에 있는 허베이성 슝안신구의 거리에 자리한 OSC 부티크(The OSC boutique)가 최근 리모델링됐다. 디자인 콘셉트는 ‘거실’이라는 단어에서 착안, 일상 생활의 이야기를 그대로 간직한 공간인 거실을 다양한 조각과 순간으로 분해해 선형 방식으로 재구성된 공간을 완성했다. 공간에 타원형 프레임을 여러 개 적용해 공간에 기존보다 복합적인 내러티브를 담은 것이다. 또한 친숙한 삶의 이미지를 그대로 담아내되 추상화된 입체파 예술 방식으로 콜라주돼 신비로운 감각까지 함께 전한다. 브랜드 컨설팅과 로고 디자인에서 시작해 패키징, VI 브랜딩, 공간 디자인, 맞춤형 가구 제작까지 섬세하게 디자인해 방문자에게 OSC 부티크만의 이미지를 더욱 깊이 있게 전한다. 구조적으로는 이전의 공간은 물리적으로 앞 홀과 뒤 홀이 나뉘어 있어 자연스럽게 고객을 안쪽으로 안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고자 길이와 두께가 다른 벽을 여러 개 사용해 이전의 레이아웃을 해체하고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뒤쪽의 홀로 이끄는 새로운 레이아웃을 만들어 방문자의 편의를 돕고 있다.
OSC 부티크는 총 2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물 1층 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1층 내부는 바닥과 천장, 벽을 모두 밝은 모노 톤으로 마감해 현대적인 바탕을 만든 뒤 벽 일부와 기둥 등을 목재로 마감해 따뜻하면서도 클래식한 기운을 불어넣었다. 천장에는 벽과 이어지는 커다란 타원형 조형을 만들어 공간 중앙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했다. 타원형 조형 안쪽과 바깥쪽에는 바리솔을 설치해 화려한 조명 없이 간결하게 디자인했다. 공간 곳곳에는 서로 다른 형태의 기둥이 있는데 불규칙적인 디스플레이 방식으로 비일상적인 감각을 선사하며 의류 디스플레이 공간으로도 사용돼 다채로운 볼 거리를 더한다. 1층과 2층 사이 공간에는 예술 설치물을 만들고, 차분한 톤과 자연광을 활용해 마치 영화 속에서 장면이 변하는 것과 같이 연출했다. 2층은 옷장으로 설계되었으며, 직사각형 공간에서 잘라낸 타원형 공극과 그 사이에 작은 진열장을 디자인했다. 2층은 개인 주택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사용해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조성되었다.
해체주의적 쇼핑 공간
Departamento
에디터 이은희
데파르타멘토(Departmento)는 해체주의적 디자인과 비선형 레이아웃으로 독특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로스앤젤레스 매장을 새롭게 오픈했다.
Design / 22RE
Location / 로스앤젤레스, 미국
Photograph / Erik Stackpole Undehn
고급 남성복 멀티브랜드 데파르타멘토(Departmento)가 로스앤젤레스에 새 매장을 열었다. 매장 내부를 해체주의적 관점에 맞춰 디자인해 독특하고 과감한 레이아웃이 특징이다. 도서관이나 슈퍼마켓을 연상시키는 격자형 평면도를 바탕으로 공간을 별도의 구역으로 분리, 비선형적 레이아웃을 적용해 방문자들이 쇼핑하며 공간에서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했다. 방문자들은 예상치 못한 레이아웃 공간을 탐험하는 동안 벽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거울을 통해 다양한 소품과 컬렉션을 엿보며 브랜드 제품에 오랜 시간 노출된다. 또한 제품 디스플레이 공간 외에도 휴식 영역을 만들어 편히 쉴 수 있도록 했다. 블랙을 기본 컬러로 활용하되 톤 온 톤으로 회색을 활용해 변화를 줬으며 금속재를 사용해 해체주의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채도 높은 레드 컬러를 포인트로 적용해 강렬한 대비로 공간의 특별함을 더했다.
입구에서부터 거울로 된 벽이 나타나 신비로운 느낌의 매장이 방문자를 맞이한다. 바닥은 콘크리트 질감으로 마감했으며 금속 격자 구조로 마감해 인더스트리얼하면서도 미래적인 느낌을 함께 전한다. 곡선으로 만든 금속 가벽 등 다채로운 재료로 공간 레이아웃이 나뉘어 있으며 가벽에는 옷걸이를 설치해 브랜드 제품을 걸었다. 조명은 화려한 장식 없이 격자 천장 안쪽에 설치했는데 빛이 주변의 금속재에 반사돼 은은하게 공간을 비춘다. 공간 곳곳에 간헐적으로 채도가 있는 가구를 배치해 심심하지 않게 포인트를 줬다. 탈의실은 마치 미래형 엘리베이 터처럼 공간 한가운데에 원기둥 모양 공간을 만든 뒤 색은 밖과 내부를 모두 채도 높은 레드 컬러로 마감해 강렬한 인상을 줬다. 매장 내에는 일본의 의류 브랜드 타이가 타카하시(Taiga Takahashi)와 협업해 독특한 공간을 하나 만들었다. 료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공간으로 칸살 목제 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갈 수 있으며 전통적인 일본 여관을 연상시킨다. 300년 된 일본 료칸에서 재활용한 스기 나무와 일본에서 가져온 다다미 매트 바닥이 있는 선반이 특징이며 내부를 화이트 컬러로 마감해 다른 공간과 완전히 대비되는 미감을 빚었다.
책장에서 만나는 패션
Nude Library
에디터 이은희
Design / El Departmento
Location / 바르셀로나, 스페인
Area / 100㎡
Photograph / Miguel Fernández-Galiano
바르셀로나의 융성한 상업 거리에 자리한 쇼핑몰 라 로카 빌리지(La Roca Village) 1층에 의류브랜드 누드 프로젝트(Nude Project)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누드 라이브러리(Nude Library)가 문을 열었다. 누드 프로젝트는 ‘예술가에 의해, 예술가를 위해(By Artists, For Artists)’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됐다. 다자인을 맡은 엘 데파르타멘토(El Departmento)는 중앙 광장과 산책로, 극장, 다양한 상업 공간으로 가득 찬 거리에 필요한 공간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문화적 랜드마크로서의 서점’을 모티브로 디자인을 펼쳤다. 제품 디스플레이와 도서관 기능을 결합, 패션과 문화가 대화하는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판매만을 진행하는 전통적인 소매 공간이 아닌 상업 공간이면서 사람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차점이 되는 공간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한 것이다. 내부에는 6m 높이의 나무 책장과 DJ부스 등을 마련해 창의적이고 문화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화사한 노란색 외관의 건물 1층 출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바로 누드 라이브러리가 나타난다. 내부는 6m 높이의 3개 벽면을 모두 나무 책장으로 설계한 뒤 곳곳에 책과 의류, 스피커 등을 설치해 문학과 음악이 함께하는 창의적인 첫인상을 전한다. 중앙에는 푸른색 2단 진열대가 놓였는데 높은 층에는 식물을 심어 화분으로 활용하고 낮은 층에는 의류를 진열해 마치 서점에서 책을 읽을 때 머무는 소파와도 같은 느낌을 전한다. 공간 안쪽으로 들어가면 탈의실이 나타나며 탈의실과 나무 책장 사이에는 카운터처럼 생긴 DJ 부스를 만들었다. ‘NUDE PROJECT’ 로고로 만든 조명이 설치돼 공간을 밝게 비추는 DJ 부스는 브랜드와 예술 및 음악을 연결하는 공간이다. 탈의실은 누드 프로젝트의 상징적인 연한 파란색을 사용해 둥근 형태감과 부드러운 질감을 주로 사용해 서점의 목재 색감과 대비되며 좀 더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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