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ind the True Meaning of Beauty - Biennale Internationale Design Saint-Etienne 2015 (2015.05)

Remind the True Meaning of Beauty

Biennale Internationale Design Saint-Étienne 2015

현지취재 마은재
촬영협조 (주)니콘이미징코리아

매회 참신하고 열정적인 디자인의 미래를 제시하는 Biennale Internationale Design Saint-Étienne이 한국 고유의 디자인과 함께 아름다움이 지닌 본래의 의미로 회귀하는 긴 여정을 떠났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디자인 축제 Biennale Internationale Design Saint-Étienne 2015가 지난 3월 12일부터 4월 12일까지 프랑스 Saint-Étienne(이하 생테티엔)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주제는 ‘THE EXPERIENCES OF BEAUTY’ 로, 디자인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인 ‘아름다움’ 에 관한 경험을 주제로 26명의 큐레이터와 45개국의 아티스트가 55개의 전시를 펼쳤다.

구체적인 수치를 들여다보면, 지난 2013년에 열린 제8회 당시 약 140,000명이 방문했던 것보다 50% 증가된 208,000여 명이 비엔날레를 찾아 방문객수의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그 중 내국인 방문객이 98%를 점유했으며, 해외에서는 3,000여 명이 방문했는데 그 중 한국 방문객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아울러 약 6,200명에 이르는 전문 관람객 중 11%는 해외에서 방문한 것으로, 유럽이 50%, 아시아가 28%를 차지하는 등 35개국에서 비엔날레의 문을 두드렸다.

한편 유네스코 창의 도시의 회원인 생테티엔이 주최하는 만큼, 비엔날레는 매회 회원 도시 중 하나를 GUEST OF HONOR로 선정해 비엔날레가 추구하는 다양성의 가치를 강조하는데, 올해는 ‘서울’ 이 그 자리를 꿰차며 한국관과 특별 전시를 비롯해 한국 디자인 제품을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 한식을 판매하는 푸드 트럭 등으로 채워졌다. 이에 비엔날레 주최 측은 본지를 포함한 한국의 주요 매체를 직접 초청해 열정 가득한 디자인의 현장과 그 안에 녹아든 서울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What is Biennale Internationale Design Saint-Étienne


1998년 시작된 Biennale Internationale Design Saint-Étienne이 열리는 Saint-Étienne은 프랑스 중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로, 공업으로 유명했던 곳을 디자인 예술 도시로 개발하고자 공업 인프라를 토대로 Le Corbusier와 Norman Foster 등 저명한 건축가의 건물을 세우고, 디자인 교육기관을 확충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10년 유네스코 디자인 도시로 지정되었다. 아울러 기존의 디자인 비엔날레의 경우 유럽과 북미 위주로 진행되거나 소규모의 지역적 한계를 체감하던 것과 달리, Biennale Internationale Design Saint-Étienne은 디자인의 다양성을 중요시하며 건축·설치미술 등 넓은 범위의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으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이러한 진보적인 움직임은 비엔날레의 성격에도 녹아들어 있는데, 이번 큐레이팅 진행을 맡은 Benjamin Loyauté는 널리 알려진 디자이너뿐 아니라 신인 디자이너를 포함한 26명의 큐레이터를 소집해 보다 신선한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이번 비엔날레에 쓰인 로고와 서체 또한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학생들의 작업물을 채택하는 등 신진 디자이너의 발굴에 힘쓰고 있어 그 의미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주제인 ‘THE EXPERIENCES OF BEAUTY’ 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어떤 의도와 목적을 지니는지, 관습에 의해 고정된 형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다. 이에 디자이너들은 아름다움의 본질과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 이면에 숨겨져 미처 깨닫지 못한 아름다움 등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전했다. 이에 비엔날레는 무기 공장으로 쓰이던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Cité du design을 주전시장으로 삼고, MUSÉE D’ ART ET D’ INDUSTRIE DE SAINT-ÉTIENNE 및 MUSÉE D’ ART MODERNE ET CONTEMPORAIN DE SAINT-ÉTIENNE MÉTROPOLE 그리고 야외 오픈 갤러리를 포함한 도시 전역에서 아름다움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번 기사에서는 GUEST OF HONOR로 초대된 한국의 전시관을 비롯해 비엔날레를 채운 수많은 전시 중에서 신진 디자이너만의 남다른 시선으로 완성된 전시와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에 대해 던진 본질적인 질문 등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다각적인 시선을 살펴보며 미래의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망해보자.





GUEST OF HONOR : SEOUL


유네스코 창의 도시 회원국인 생테티엔은 매 회마다 다른 회원 도시를 GUEST OF HONOR로 선정해 도시를 대표하는 작가를 초청한 특별 전시관을 마련하고 그 도시를 테마로 옷을 입힌다. 이에 GUEST OF HONOR의 자격이 주어진 서울을 위해 국민대학교 테크노동양디자인전문대학원의 최경란 교수를 큐레이터로 초대하여 전통 장인의 손길이 깃든 디자인을 선보이는 ‘VITALITY 2014 : BEYOND CRAFT & DESIGN’ 전시를 진행했다. 또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설치 미술의 대가 이불(LEE BUL)의 단독전과 한국의 신인 디자이너인 송승용의 ‘Wheeljek’ 과 박혜연의 ‘In-Betweening Clock’ 을 살펴볼 수 있어 한국의 신구 예술계가 표현하는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VITALITY 2014 : BEYOND CRAFT & DESIGN

CURATORSHIP – 최경란


급변하는 사회 흐름 속에서 재조명되고 있는 Craftmanship은 일회성이 다분한 현대의 속성을 보완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에 큐레이팅을 맡은 최경란 교수는 한국의 장인정신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새롭게 풀어내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으며, 400㎡에 이르는 전시장에서 30명의 장인과 디자이너가 협업한 1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에 조각보 장인 강금성과 산업 디자이너 Alessandro Mendini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주목 받은 ‘Poltrona di Proust Korea’ , 목공예가 양병용과 해체주의 건축가 Daniel Lineskind가 작업한 ‘소반’, 전통 목조 가구 장인 양석중, 도예가 정용현, 건축가 승효상 등이 참여한 작품은 비엔날레에 방문한 각국의 방문객에게 전통의 가능성과 잊혀지지 않는 감동을 선사했다.


INTERVIEW with 최경란 교수

비엔날레에 참가하게 된 계기와 주제 선정에 대해. 비엔날레의 디렉터와 주한 프랑스 문화원에서 의뢰 받았다. 전시는 전통 공예의 현대화를 위한 교육인 CXD(Craft by Design)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통 공예인과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채웠는데, 전통 기법과 현대 제작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창출된 우리 고유의 미를 경험하도록 기획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루고자 한 목표가 있다면. 우리의 과제는 한국의 장인정신을 토대로 현대적 미적 가치를 품은 디자인을 재탄생시키는 것이었다. 또한 이러한 결과물을 일상생활에 끌어들여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변화시키려는 이상을 실현하고자 한다.

한국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우리만이 지닌 뛰어난 예술 요소를 현대 생활에서 요구되는 양식과 융합함으로써 한국 디자인의 잠재된 가능성이 널리 펼쳐지길 기대한다. 다만, 이러한 시도는 디자인계의 자발적인 노력과 관련 기관의 투자 및 지원의 보장이 동반되어야 한다.






LEE BUL

서울이 GUEST OF HONOR로서 선보이는 또 다른 전시인 LEE BUL은 MUSÉE D’ ART MODERNE ET CONTEMPORAIN DE SAINT ÉTIENNE MÉTROPOLE에서 진행되었다. 현 시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백남준, 서도호, 그리고 설치미술 작가인 이불을 꼽을 수 있는데, 세계 여러 매체에서도 기대를 내비친 특별전은 시작 전부터 방문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불은 어린 시절부터 불합리와 사회 체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이를 행위 예술 및 설치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가로, 그녀만의 과감한 예술 언어를 구축해 미국, 영국, 일본, 호주 등 세계 각지에서 개인전을 펼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건축적 요소가 강조된 작품이 주로 전시되었는데, 거울 소재의 바닥 위에 설치된 ‘After Bruno Taut’ 와 ‘Via Negativa’ 등 시공을 초월한 공간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이를 통해 다시 깨닫는 존재의 의미와 희망 등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그녀의 작업 프로세스를 살펴볼 수 있는 아카이브와 습작을 함께 전시해 더욱 깊이 있는 전시로 완성되었다.






GLASS IS TOMORROW

CURATORSHIP – Lise Coirier, Pro Materia


생테티엔의 구시가지에 위치한 Mus ée de la Mine (광산 박물관)에서 진행된 ‘GLASS IS TOMORROW’ 는 6가지 테마 아래 100가지에 이르는 유리 작품이 채굴 공장이었던 전시장을 영롱한 빛으로 수놓고 있다. 이는 이윤 추구를 위해 존재하던 공간에 세속적인 욕심에서 벗어나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LUMINARIES

CURATORSHIP – Studio Glithero


Mus ée de la Mine 의 전시장에 설치된 ‘LUMINARIES’ 는 단순한 원, 또는 삼각형을 띄는 조명 스틱과 투명한 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얼핏 보면 작품의 의미를 알아챌 수 없지만, 작품 앞을 지나가는 순간 투명판 표면 위로 그려지는 기하학적인 빛에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전시의 큐레이터인 Studio Glithero는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듯, 유형적인 것에 치중하며 물질주의와 소비주의에 젖어든 현대 사회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BEAUTY AS UNFINISHED BUSINESS

CURATORSHIP – Kim Colin, Sam Hecht


HermanMiller, MUJI 등 유명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디자인을 진행하는 산업 디자이너인 Sam Hecht와 그의 파트너인 Kim Colin이 Cité du design의 메인 홀에서 디자인의 내면을 통찰하고자 기획한 ‘BEAUTY AS UNFINISHED BUSINESS’ 를 선보여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면대와 수전처럼 콘크리트 벽 속에 자리 잡아 디자인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쉽게 지나쳤지만, 새하얀 전시대 위에 단조롭게 놓인 제품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그 형태가 완성되기까지 깃든 고찰과 과정을 통해 완성된 디자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TU NAIS, TUNING, TU MEURS

CURATORSHIP – Marc Monjou, Rodolphe Dogniaux

MUSÉE D’ ART ET D’ INDUSTRIE DE SAINT-ÉTIENNE에서 진행된 ‘TU NAIS, TUNING, TU MEURS’ 전시는 프랑스어로 ‘태어나다, 튜닝하다, 죽다’ 라는 뜻으로, 삶이란 나 자신을 튜닝해나가는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미 완성되어 정해진 것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일컫는 튜닝을 가구, 자동차 엔진, 보닛 등에 적용함으로써 기존의 디자인으로부터 새롭게 파생되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L’ESSENCE DU BEAU

CURATORSHIP – Sam Baron


프랑스 생테티엔 출신의 디자이너 Sam Baron은 Saint Étienne Higher School of Art and Design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전시는 때묻지 않은 시선으로 이면을 들여다보는 젊은 세대 특유의 과감함으로 무장되었으며, 기성 디자이너가 포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본질에 접근한 작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얇디얇은 스킨 톤의 원단으로 제작되어 속살이 모두 내비치는 작품은 몸을 덮고 있는 옷을 부정하며 피부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피력하며 기성화된 아름다움에 대한 방향성을 제고한다.



EXPERIENCE BEAUTY THROUGH SOUND THE ACOUSTIC PAVILION

CURATORSHIP – Yuri Suzuki


생테티엔에서 그리 멀지 않은 Firminy에 위치한 Saint-Pierre 교회는 Le Corbusier(르 꼬르뷔지에)의 3대 교회 건축물 중 하나로, 예배당의 특성을 살리고자 음파의 진동을 간섭함으로써 소리가 내부 전체에 울리도록 설계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이에 일본의 음악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인 Yuri Suzuki는 Saint-Pierre 교회의 울림에서 착안해, 방문자가 직접 길고 짧은 ABS 소재의 파이프를 이리저리 조립하고 양 끝에 나팔을 연결해 소리를 울려보는 인터랙티브 전시를 선보였다. 이는 한쪽 끝에서 보낸 소리가 파이프 내부 공간에 의해 왜곡되는 것으로 공간이 제공하는 미적 요소는 시각적인 것뿐 아니라 청각적인 부분까지 창출해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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